바이러스 과학 수업
수잔 섀들리히 지음, 카타리나 J. 하이네스 그림, 전은경 옮김, 서울아동병원 의학연구소 / 비룡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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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개월을 넘기는 것 같다. 코로나 19 이야기다. 처음엔 중국에서만 있는 일이겠지(당시 우리 남편이 중국에서 막 귀국한 참이었다.), 우린 괜찮겠지~ 하다 어느새 모든 일을 중단하고 집 안에서 꼼짝 안하고 있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어린 7살 아이부터 우리까지 그저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아이는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데 익숙해졌고 어디 나가려고 하거나 집에서 누가 사래에 걸려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마스크부터 찾아 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도대체 코로나라는 게 뭔데, 하고 3월 모두가 집에서 칩거했을 때 아이가 물었다. 매일 뉴스만 보고 있으니 너무나 싫은 뉴스를 뚫고 자신의 생활을 바꿔버린 주범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 거다. 나라고 많이 알 턱이 있나. 그저 새로운 바이러스라고만 설명하고 잘 씻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줄 밖에. 


<바이러스 과학 수업>은 그런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도대체 바이러스라는 것이 무엇인지, 세균은 또 뭔지, 이런 것들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무엇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뒷쪽엔 아이들이 직접 묻고 의사 선생님이 답한 부록도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건강하려면 잘 씻어야 한다고 백날 말해도 아이들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가며 씻지 않거나 물로만 쓱 묻히고 나오기도 한다. 도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닦아야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속에는 세상 어디에나 있고 너무나 작아서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이렇게 눈으로 보여준다. 




책 속 설명이 아주 체계적이다. 그저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 아닌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우리 몸의 세포에서부터 세포와 세균의 번식이 어떻게 다른지, 세균이 그저 나쁘기만 한 건 아니라고 설명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해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어떤 식으로 우리 몸에 들어와 어떻게 뚫고 병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설명이 뛰어나다. 우리 몸의 자체 방어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기 때문에 더욱 면역력을 키우고 몸을 깨끗이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을 읽고 두렵지만 예방주사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독감주사를 맞으러 가겠다고 결심까지 굳혔는데 그 전날 어른들의 실수로 접종이 미뤄져 너무 안타깝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 부디 이번 추석 연휴엔 각자의 건강을 위해 많은 이들이 스스로 신경쓰고 주의하면 좋겠다. 이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신나게 수다 떨며 놀 때가 되었다.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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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카타부라! 엄마가 마녀가 됐어! 읽기의 즐거움 36
최수정 지음, 이경석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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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둘째는 늦둥이다. 이 아이는 자신이 늦게 태어난 걸 아주 잘 알고 있고 마치 그 시간 동안을 모두 메우려는 듯 애정을 끝도 없이 갈구한다. 3, 4살까지는 아기라고 생각해 왠만하면 다 받아주고 애정 표현도 잘 해주고 스킨십도 넘치도록 해줬는데 5, 6살이 되고 이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라고 생각하니 원래 내 성격대로 점점 줄어들었나 보다. 그대신 늘어난 건 어린이에게 알맞는 생활습관과 초등 생활을 앞두고 익혀야 하는 것들을 위한 잔소리이다. 성실이나 노력보다는 꾀와 잔머리를 마구 굴리는 이놈과는, 그래서 자꾸 어긋나고 부딪히고 그런다. 그래서 이 어린이는 가끔 "엄마, 미워!"를 외친다. 


<코타카타부라! 엄마가 마녀가 됐어!>는 아마도 그런 아이들의 마음에서 출발한 것 같다. 마녀처럼 나를 괴롭히는 엄마, 차라리 마녀나 되어버려라! 하고 말이다. 




잠깐 TV보며 깔깔거리고 쉬고 싶은데 엄마는 학원 숙제를 다 했냐고 묻는다. 잠깐만 쉬고 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말하니 하기 싫고 퉁퉁거리는 말대답만 나갈 뿐이다. 


"하기 싫다고! 나도 내 마음대로 할 거야!"...8p


엄마가 맞춰주려고 해도 자꾸만 짜증만 나던 니누는 방으로 들어와 창문 밖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난다. 심지어 잠깐 방으로 들어온 이 고양이는 평범한 고양이가 아니다. 목 부분 지퍼를 열더니 고양이 옷을 벗고 강아지가 나타나지를 않나, 그 강아지 짱아가 말을 하지를 않나. 신기한 이 강아지에게 옷도 말려주고 간식도 주었더니 소원권을 이야기하고 사라진다. 니누는 자기도 모르게 또 엄마와 대화를 나누다 짱아가 말했던 소원권을 사용하고 만다. 


"엄마는 심술쟁이 마녀야! 심술만 가득해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마녀!"...30p


니누는 마녀로 변해버린 엄마를 구할 수 있을까? 




니누에겐 사실 아픈 이야기가 있다.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셔서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던 것. 어쩌면 엄마에게 괜히 툴툴거렸던 이유가 매정하게 아빠를 내쫓은 엄마에 대한 반항일 수도 있고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겠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할테니 이야기해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어른들은 생각하지만 사실 아이들의 마음도 배려해서 어느 정도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을까. 


"니누야, 어떤 일도 이유 없이 일어나지는 않는단다.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름의 이유가 있어. 이전에 일어난 일들도, 이후에 일어날 일들도 모두 그렇단다. 마음의 눈으로 보렴. 그럼 모든 게 이해될 거야."...52p


니누의 입장에서 설명해주시는 모니아줌마의 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거의 20여년 간 아이들 키우고 있지만 육아는 정말 쉽지 않다. 큰아이를 키울 때 잘못 했던 것들을 둘째를 키우면서 메워질 줄 알았는데 이런, 아이마다 다를 뿐 아니라 그만큼 나이 먹은 엄마의 체력으로는 쉽지가 않다. 첫째도 방임이었는데, 둘째도 방임중이다. 심지어 자꾸만 애정을 갈구하며 달려드는 둘째를 때론 자꾸 밀어내곤 한다. 해야만 하는 일을 알려주는 사람은 엄마가 아닌 것 같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일상 생활을 하다보면 어느새 또 잊는다. 


<코타카타부라! 엄마가 마녀가 됐어!>는 아이에게는 후련함, 즐거움을, 부모에게는 반성의 기회를 주는 책인 것 같다. 여러 사건을 겪으며 엄마가 진정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니누처럼 내가 아이를 항상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해주려 노력해야겠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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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1천 권의 힘 - 영어 실력부터 공부 자신감까지 한 번에 끌어올리는
강은미 지음 / 유노라이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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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에는 영어를 그다지 못했던 것 같지 않은데, 지금도 영어라면 난, 치를 떤다. 큰 아이를 키울 때에는 잠수네 영어가 유행이었어서 어떻게든 나보다 낫게 해주고 싶어 영어 환경에 놓이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놀이를 할 때에도 영어 동요를 틀어주고 왠만한 애니메이션(대부분 뽀로로)은 영어 버전으로 보여주며 말이다. 다행히 아주 어릴 때부터 모국어는 잘 되어있던 아이라 책 속 다른 아이들처럼 잘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귀가 아주 예민했던 아이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영어 버전 애니메이션은 거부했다. 하나하나 의미가 중요했던가 보다. 다른 애들은 잘 몰라도 잘만 보던데 그림이나 영상과 말이 다르면 곧바로 거부. 이제는 고등학생 2학년인 이 아이는 지금의 한국 환경에서 처음 영어를 영어책과 흘려듣기만 시켰던 엄마를 사실 원망한다. 빡세게 문법 공부부터 해야했다며 말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둘째는 첫째의 실패가 때문이 아닌, 순전히 늙고 기운 없고 바쁜 엄마를 둔 덕분에 7살인 지금도 어떤 영어 공부도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언니가 언제까지 저대로 둘 거냐며 재촉하는 바람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 엄마는 이제서야 이런 책, 저런 책을 읽어보고 있다. 옆에선 언니가 빡 센 영어 학원을 알아보라 난리치지만 난 아직도 책으로 하는 영어 공부를 놓고 싶지 않다. 


<영어책 1천 권의 힘>은 "초등 영어 공부는 영어책 읽기가 전부다!"가 부제이다. 말 그대로 '영알못'에 맨날 공부에 숙제만 하는 듯 보이는 언니를 보며 "공부가, 영어가 제일 싫어요~!"를 외치는 둘째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솔깃한 책이다. 정말 영어책 1천 권만 읽히면 영어 영재가 되려나? 하면서~


이 책은 지금은 영어 독서 학원을 운영하는 저자가 아이들이 어릴 때의 유학 경험을 되살려 지금의 학원 경험과 함께 아이들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적은 책이다. 사실 한 권을 다 읽어봤자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하나다. 최대한 초등 저학년, 가능하면 1학년 때 영어책 1천 권을 읽혀라!!!라는 것. 그럼 아이들은 어떤 강요나 압박 없이 영어 자체를 즐기게 되며 영어가 공부가 아닌 언어로 받아들이고 자발 독서를 통해 스스로 더 높은 차원의 책을 읽으며 자신의 꿈으로 연결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여기서 "영어책 읽기"는 단순히 엄마가 아이에게 읽어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1천 권 속에는 그런 책도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2-3권은 아이가 정독해야 하고 그 정독은 CD와 함께 따라 읽기, 함께 읽기, 따라 쓰기 등이 포함된다. 


"다량의 인풋을 통해 실제적인 아웃풋까지도 가능해야 한다. 그래서 다독을 권장하되, '의미 있는 다독'과 '아웃풋을 고려한 다독'이 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을 구성했다. "...281p


"지나칠 정도의 관심은 나쁘지만 무관심이나 방관은 더 큰 문제다. 가정에서 엄마가 먼저 영어를 가까이하고, 영어 공부에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168p


역시... 이 부분이 문제다. 남의 아이에게는 친절하게 참고 참고 잘 참고 잘 가르치면서 내 아이에게는 참을성이 훅! 날아가 소리부터 지르게 되는 이 엄마가 또다시 힘과 열정을 꺼내어 아이에게 힘을 쏟기란 왜이리 힘든 건지. 그래서 다들 학원에 보낸다는데, 나 또한 이분이 하시는 학원이 근처에 없나... 검색부터 하게 되더라는. ㅠㅠ


내가 유일하게 해 주는 것은 잠자리 동화 읽기 시간이다. 자기 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잠들기 전에 잠깐 대화를 나누는 것. 이 시간에 우선 영어책 몇 권을 넣어보려고 한다. 가장 좋은 적기로 초등 1학년을 꼽았으니 아직 늦지 않았다 생각하고 지금부터 읽어주는 것부터 해보련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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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 비룡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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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집트 거리의 어느 집에 몸 대부분이 도자기로 된 토끼가 살고 있었어요."...13p


토끼는 몸 대부분이 도자기로 만들어졌지만 각 관절은 철사로 이어져 쉽게 구부리고 움직일 수 있었다. 귀는 진짜 토끼털로 만들어졌는데 구부러지는 철사가 들어 있어 기분을 나타낼 수 있었고 꼬리도 진짜 토끼털로 만들어져 아주 예뻤다. 이 토끼의 이름은 '에드워드 툴레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름을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잊고 있었더라도 어디선가 들어봤다는 생각이 들거나. 맞다. 한 드라마에 나오면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던 책이다. 나 또한 그때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동화책이라 우리집 식구 누구라도 읽겠다 싶어 바로 구비했던 책이다. 어쩌다 보니 오랜 시간 책장에 꽂힌 채로 잊혔다가 이제야 (종이색이 누렇게 변한 후에야) 그 진가를 보여주게 되었다. 


어쩜 이런 책이 있을까. 읽은 후로 계속 가슴이 울렁거린다. 조금 큰 판형에 200페이지의 책이지만 정말 금방 읽어버렸다. 손을 놓을 수도 없었고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아렸다. 이대로 끝나버릴까 조바심도 내면서. 


에드워드 툴레인은 자신을 애지중지하는 애빌린의 사랑을 받으며 자신은 다른 "인형"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가식적으로 자신을 대하는 어른들을 무시했고 자신을 제대로 대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면서. 어느 날, 에드워드를 만들어 애빌린에게 선물한 펠리그리나 할머니에게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공주 이야기를 들은 후 에드워드는 애빌린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 배에서 아이들의 장난에 바다에 가라앉게 된다. 애빌린과 헤어짐을 슬퍼하기보단 자신의 회중시계가 없어졌음을, 모자가 날아가버림을 더 슬퍼하면서. 이제 에드워드의 여행이 시작된다. 


그대로 바다에 빠져 끝나버릴 것 같은 에드워드는 한 어부 부부에게로, 그 딸에 의해 쓰레기장으로, 한 개에 의해 구해져 방랑자와 여행을 하기도 하고 허수아비를 하다가 자신을 너무나 사랑해주는 사라 루스를 만나 진정한 행복을, 하지만 루스의 죽음으로 너무나 아픈 이별을 겪기도 하며 점점 성장해 나아간다. 


"에드워드 역시 그 질문의 답을 알고 있었어요. 그건 바로 에드워드가 애빌린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87p


사랑받을 줄만 알았던 에드워드는, 자신은 고귀하고 함부로 대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던 에드워드는, 더러워지고 버림받고 다시 소중히 여겨지고 진정한 친구가 되고 사랑을 받으며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랑을 잃게 되면 더없는 고통으로 인해 모든 것이 절망으로, 더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어지지가 않는다. 


"넌 날 실망시키는구나. 날 아주 실망시켜. 네가 사랑하거나 사랑받을 생각이 전혀 없으면 어떤 여행도 무의미해."...189p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는 <생쥐 기사 데스페로>의 작가이기도 하다. 주저없이 사랑하고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렇게나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냈다. 더이상 말이 필요없다. 자주 꺼내 읽고 더없이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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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가게 3 -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 십 년 가게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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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책은 시리즈물이 많다. 서정적이고 감수성 풍부하거나 교훈이 가득한 단행본보다는 판타지나 미스터리, 탐정물로 구성된 시리즈물이 계속 나온다. 아무래도 영상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에게는 묘사가 가득하거나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하는 책보다는 흥미진진하고 바로 이해 가능한 책들이 인기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는데 하루종일 책만 읽었던 언니와는 너무 다른 둘째를 키우다보니 슬슬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도대체 어떤 책을 읽혀야 할까. 

 

눈에 띄게 예쁜 일러스트를 자랑하는 몇몇 시리즈들이 보였다. 그 중 많은 인기를 차지하는 시리즈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이었는데 제목에서부터 표지까지 일본색이 많이 묻어나서 아직 어린 아이에게는 접하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작가의 <십 년 가게>는 여전히 예쁜 일러스트 표지를 자랑하지만 조금 다르지 않을까...하는 호기심에 직접 읽어보았다. 

 

<십 년 가게>는 버릴 수 없거나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물고, 잠시 떼어놓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십 년 동안 맡길 수 있는 마법의 가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작 동화 형식이라 굳이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한 권 안에서는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어도 각 권이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 어느 권이라도 읽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권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에는 총 6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 읽으면서 떠오른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었다. 커다란 설정 속에 각각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각각의 독립된 이야기 자체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정말 오랫만에 동화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만큼 등장인물의 감정 묘사나 상황 설정이 뛰어나다. 판타지인데도 현실 속의 각 인물들의 설정이 뛰어나다 보니 그저 판타지의 즐거움에서 멈추지 않고 진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각 장마다 욕심, 사랑, 질투, 애정 등 다양한 감정이 대두된다. 사실 이 시리즈의 권장 연령이 3-4학년인데 3-4학년에겐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그저 줄거리로 받아들인다면 재미로 읽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깊은 인간들의 감정에 공감해야 하고 다소 열린 결말까지도 상상하고 유추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색은 덜하지만 뒷골목 어둠의 세계 이야기나 물건을 맡기는 대신 수명 1년을 지불해야 하는 설정 등도 3-4학년들에겐 다소 부담스럽다. 

 

나는 책을 재미(이 재미엔 폭력성이나 편견, 잔인성 등도 포함될테니)로만 읽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아이들의 정서나 의식에 영향을 끼칠테고 자신도, 부모도 모르는 새 그것들이 아이의 고정관념으로 자리잡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별점을 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 차라리 이 시리즈가 소설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기에 어른인 나로서는 별 10점도 주고 싶지만 권장연령 3-4학년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이 줄 수가 없다. 때문에 별 넷!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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