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가 뭐예요? - 지구 생명체 탄생의 기원과 비밀 초등 자연과학을 탐하다
앤 루니 지음, 냇 휴스 그림, 정미진 옮김 / 빅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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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을 이리저리 들여다보다 처음 떴을 때부터 눈에 확! 박혔다. 평소 이런 쪽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은 그림책도 아니고 줄글책도 아니다. 인포그래픽 같은 형식으로 페이지 전체가 기본적으로 그림으로 가득 차 있고 각 섹션별로 설명이 적혀있다. 단순히 진화가 무엇인지만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생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진화가 이루어지는지, 지금 우리가 아는 동물, 특히 인류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된다.




중간 중간 박스 안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7페이지의 "과학적인 접근 방식"은 종교와 과학의 접근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한다. 어느 하나를 부정하지 않고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하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진화가 그저 어떤 변화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된 개체가 살아남고 그 개체의 번식에 의해 조금씩 바뀌는 과정이라든가 유전자를 설명하며 어쩌다 일어난 돌연변이의 개체 수 증가에 따라 달라지는 진화 등 다양한 방식을 모두 알려준다. 


몇 년 전부터 교과서가 스토리텔링 식으로 바뀌었다. 물리나 화학, 지구과학이나 생물로 나누지 않고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서 역사적으로 조금씩 발전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거기에 맞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아직은 과도기라서 합쳐진 이 과정을 굳이 다시 나눠서 가르치거나 하는 어색함이 있기도 하지만 조만간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과학을 받아들일 것이다. 




<진화가 뭐예요?>도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생명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나누어진 계기와 분화가 아주 잘 설명된다. 그림으로 먼저 이해하고 글을 읽으면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 장 한 장 읽다 보니 왜 포유류가 바다에도 존재하는지 양서류는 왜 알을 낳는지 인류의 조상이 원숭이는 아니지만 유래는 아주 오래 전의 원숭이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게 된다. 




책 뒷부분의 자연스럽지 않은 진화를 다루고 있는 부분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인류가 우리 마음대로 어떤 생물을 번식시킬지 선택함으로써 이들이 얼마나 달라지게 됐는지부터 유전자 조작에 이르기까지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도 잘 설명한다. 그럼으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대강은 알았지만 자세히는 몰랐던 진화에 대한 모든 것이 이 책 한 권에 담겨있다. 사실 나조차도 대강만 알고 넘어가서 궁금은 했지만 알아보려 하지 않았던 부분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어볼 것을 권하지만 백과사전 같은 책이라 궁금하고 알고 싶은 부분만 찾아서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진화 #인류 #생명의기원 #생명의탄생 #유전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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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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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가깝다니, 믿기지 않는다. 자전적 소설이라 물론 이 소설 전체가 진실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 소설의 배경은 사실일 것임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이 세상 어딘가에선 분명 엘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니 이 성장 소설은 나를 비롯한 많은 어른들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미래를 꿈꾸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희망을 줄 것이다. 


엘리에겐 말하지 않는 형이 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자신이 말을 하면 많은 사람이 다치고 많은 것들이 복잡해질 것이라면서. 엄마는 마약중독자였고 아빠가 아닌 엄마의 동거인 라일 아저씨는 마약상이다. 게다가 자신들의 베이비시터는 '보고 로드의 후디니'라고 불리는 택시 기사 살인범, 슬림 할리데이이다. 또한 이들 형제들에게는 형이 말을 하지 않게 되었던 6살 때의 기억(친아버지와 관계 있는)의 트라우마도 함께 한다. 


보통 아이가 자랄 땐, 환경이 무척 중요하다고 한다. 주양육자의 끊임없는 관심이 있어야 하고 세심한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고.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보여주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엘리 형제에겐 그런 환경은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이들에겐 사랑이 있었다. 항상 곁에서 보살펴주지 못하고 엉망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가족"이라는 모습으로 서로가 서로를 지켜준다. 또한 슬림 할아버지도 아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랑해준다. 그런 것들이 모여 엘리와 오거스트는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할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에요?"...(중략)

"난 좋은 사람이야.  .... 하지만 나쁜 사람이기도 하지. 누구나 다 그래, 꼬마야. 우리 안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도 다 조금씩 있거든."...223p

"그저 선택의 문제라고, 그때 말해줬어야 하는데. 네 과거도, 엄마도, 아빠도, 네 출신도 상환없어. 그저 선택일 뿐이야."...351p


엘리의 고통이 그저 환경에서 그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들에겐 좋은 곳으로 가고 싶은 열망이 있었고 그런 열망은 다른 나쁜 일과 얽혀 비극으로 치닫는다. 거기. 그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차근차근 극복해가는 엘리와 가족의 모습은 정말로 감동적이다. 


문장이 무척 시적이다. 상징으로 가득한 문장들은 600페이지가 넘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하나로 귀결된다. 그 또한 아름답다. 이제 막 시작하는 엘리의 또다른 시작을 위해, 이제는 어엿한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가 된 작가를 위해 진심으로 행복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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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허공에 담아두자. 라일 오를리크가 머물 수 있는 곳은그곳일지도 모르니까. 허공에. 내 머릿속에. 내 가슴에. 내 분노에, 내 복수심에. 내 증오에. 곧 다가올 나의 시간에. 나의 우주에.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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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야?"
다들 내 인생의 남자 어른들을 좋은 사람이냐 아니냐로 평가하려고 한다. 나는 세세한 일들로 그들을 평가한다. 추억들로,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른 횟수로.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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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우주를 삼키다.
세세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 표정을 읽는 방법, 비언어적인 단서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뽑아내는 방법, 바로 눈앞에 있는 말 없는 모든 것에서, 말없이 내게 이런저런 것을알려주는 모든 것에서 감정 표현과 대화와 이야기를 캐내는방법을 가르쳐준 사람은 형이었다. 항상 귀 기울일 필요는 없다는 걸, 그냥 보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걸 가르쳐준 사람도 형이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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