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가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판으로 나왔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이 책을 몰랐기에 그냥 많은 사람들이 봐서 많이 팔린 책인가 보다...하는 생각뿐이었는데, 책장을 들추고 읽어나가면서 왜 리커버 양장판인지 이해가 되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위로가 되었을 어떤 이들은 이 책을 오래오래 보관해두고 싶었을 테니. 


고양이라는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도 그렇고, 강아지처럼 곁을 잘 주지 않는 점도 그렇고... 하지만 어찌 보면 바로 그런 점이 매력일 수도.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고양이는 좌충우돌 어찌할 바 모르는 우리에게 현명한 지혜를 알려주고 위로나 충고를 아낌없이 해 주는 화자로 등장한다. 부제도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이니. 


난 솔직히 이렇게 많은 그림과 함께 위로를 전하려는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어나가며 나나 딸이나 남편이나...등등 위로를 전해주고 충고를 전해줄 인물들이 떠오르는 거다. 책은 읽는 사람의 주관적인 경험에 많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나에겐 이 페이지가! 

최근 여러 사건이나 일들로 몹시 힘들었다...힘들었던 듯하다. 원래 나는 어떤 힘든 일에 의연하게 대처한다...ㅎㅎㅎ 내 스트레스 방법은 많이 먹고 푹~ 자면 됐다. 그러면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런데 최근엔 그게 잘 안 됐다. 잠은 안 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계속해서 떠오르고... 많은 생각을 거쳐 결국 일은 잘 해결되었지만 나는 방광염을 2주째 앓고 있다는~.


그런데 나보고 푹~ 쉬란다. 낮잠 잔다고 게으른 게 아니라면서.(깜놀.... 난 낮잠을 자지 않는다. 게을러 보일까봐.ㅋㅋㅋ) 이 페이지에 왠지 당위성을 얻은 듯 편안해지는 거다. 




우리 큰 딸에게는 이 페이지를 읽어줬다. 

평소 자신이 원하는 걸 말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왔다는(난 항상 이 애에게 뭘 원하냐고 물어왔는데도!) 큰 아이는 사춘기를 지나며 조금씩 자기 의견을 말하기 시작한다. 때론 과할 때도 있는데 이 또한 잘 극복하려니~ 한다. 그래도 뭐 먹을 거냐 물으면 저렇게 대답한다. "아무거나" "상관없어".... 사실 원하는 게 있다. 의중을 잘 파악해서 만들거나 시켜줘야 한다. 애 키우는 건 정말 힘들다. 거의 다 키웠는데도.ㅠㅠ




가족을 위한 이 페이지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되새기게 된다. 

평소 TV를 켜놓고 밥을 먹는 우리는 가끔 대화를 하기는 하지만 밥을 먹으며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일상적인 대화만으로도 어디냐~ 하고 지내왔던 건 아닌지 되돌아본다. 


신기하게도 최근 읽었던 책들과 연관되는 주제이다. 자기 자신의 깊은 목소리를 잘 듣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하라는 것. 남들 눈치 볼 것도 없고 안될 거라고 미리 포기할 필요도 없다. 안되면 또 하면 되는 거니까. 이렇게 연달아 같은 주제의 책 3,4권을 읽고 나니 내게 필요한 것이 이건가 싶다. 가끔 힘이 필요할 때 곁에 두고 펼쳐 읽어야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사랑한다면거리를두는게좋아 #제이미셸먼 #고양이행복법 #위안 #위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파울로 코엘료 영혼 3부작의 두 번째 책,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었다. 먼저 읽었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보다는 읽기가 훨씬 수월했다. 읽다 보니 두 작품의 주제는 결국 같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어찌 보면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가 쓰는 모든 작품의 주제도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다. 


수녀원이 운영하는 집에 세들어 사는 베로니카는 아주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도서관 사서로서 일에 충실하고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고 친구들과 즐기기는 하지만 일정 시간이 되면 문이 잠기는 집으로 돌아온다(그녀가 이 집을 선택한 이유이다). 어떤 일에도 깊이 빠지지 않는 것, 그것이 그녀가 내세운 삶의 가치관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날, 죽기로 결심한다. 남자 친구들에게 부탁해 얻은 수면제 4통을 하나씩 넘기며 자신의 죽음을 차분히 기다린다. 


이 책에선 그녀가 왜 죽기를 결심했는지보다는 죽기로 결심했지만 살아났고 심장이 망가진 덕분에 기껏해야 2주 분의 삶을 더 살게 된 그 후의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25살의 그녀가 더이상 삶을 살아봤자 지금까지와 똑같을 거라고, 그러니 더 살아봐야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앞의 삶과 죽고 싶었지만 살아났고 하지만 다시 2주 후면 죽는 운명을 알게 됐을 때의 나중 삶은 극명하게 갈린다. 게다가 그녀가 있는 병원은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빌레트라는 정신병원이다. 그녀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미친 사람이니 저런다고 용인되고 용납되는 장소라는 말이다. 


"그녀는 결코 냉정을 잃고 허둥댄 적이 없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차가운 표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걸 그녀는 일찌감치 터득한 터였다. 그런데 그 미친 사람들이 부끄러움, 두려움, 분노, 살의를 일깨웠다."...66p


내가 앞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읽을 때보다 이 책이 더 잘 이해가 되었던 이유는 바로 더 높은 공감도 때문일 것이다. 난 우리집 장녀로 태어났고 나름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타고난 성격 탓도 있겠지만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특히 어른들)의 요구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내가 변하기 시작한 건 대학에 나가 이래봤자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하게 됨과 나와 정반대인 남편을 만나 용기백배해졌고 아이를 낳고 "아줌마"라는 타이틀을 달았기 때문이다. 이젠 억울하거나 화가 나도 그냥 받아들이고 수긍하지 않는다. 


베로니카도 변한다. 처음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얼른 다시 죽고 싶었다. 하지만 주변 미친이들의 거침없는 행동에, 남은 2주 간의 생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베로니카는 변화하기 시작하고 이런 변화는 주변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결국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또한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처럼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좀더 분명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남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만큼 살아내라는 이야기. 파울로 코엘료 본인이 직접 책 속에 등장하기도 하고 뒤쪽 반전도 그렇고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저널리스트 : 어니스트 헤밍웨이 더 저널리스트 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영진 엮고 옮김 / 한빛비즈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이런 시리즈의 책이 있는 줄 몰랐다. 기획 자체가 너무 좋다. 


작품을 집필하기 이전, 작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으면 그들의 작품 속 의도를 좀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서 시작된 <더 저널리스트>는 특히 저널리스트였던 어니스트 헤밍웨이, 조지 오웰, 칼 마르크스의 저널리스트 당시 썼던 기사들을 모은 시리즈이다. 


한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는 당연히 작가의 생애가 중요하다. 더불어 그들의 생각을 좀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인터뷰나 글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저널리스트인 작가들의 기사는 이들의 가치관이나 주장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처음 만난 <더 저널리스트>는 어니스트 헤밍웨이편이다. 아직 그의 모든 작품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정이 가는 소설 <노인과 바다>만으로도 내겐 친숙한 작가이다. 


"헤밍웨이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의 글쓰기 지론은 '아는 것만 써야 한다.'였다. 직접 보고 겪지 않은 것을 쓰면 언젠가 바닥이 드러난다고 믿었다."...5p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기사를 쓴 듯 보이는데 그 많은 기사문 중 소실된 것을 제외하고 헤밍웨이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다룬 주제, 국제 정세와 전쟁에 밝았던 헤밍웨이가 드러나는 기사들, 작가 헤망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와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기사를 우선시 선택하여 이 책을 구성했다고 한다. 


책은 크게 5부로 신참 기자일 때의 헤밍웨이의 기사, 인간에 대한 기사, 전쟁 상황을 그대로 묘사한 기사들, 스페인 내전과 전쟁 자체를 부정하는 기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앞부분 1부와 2부의 글들을 읽다 보면 헤밍웨이의 상상력과 번득임을 느낄 수 있다. 고작 20살 정도에 쓰여진 기사들조차도 혀를 내두를 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도나 날카로움이 돋보인다. 작가는 타고나는구나..를 다시 깨닫는 순간이다.


3부부터 이어지는 기사들은 헤밍웨이가 얼마나 국제 정세에 밝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거침이 없다. 진실을 위해선 목숨이라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당대의 권력을 대놓고 비판하고 유럽인들을 끊임없이 일깨워주려는 듯 좀더 강한 어조로 주장하기 시작한다. 


맨 마지막 클로징 기사(정확하게는 에스콰이어지의 "작가가 되고 싶다고 찾아온 청년에게"라는 글)는 훨씬 더 헤밍웨이라는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가장 좋은 글이었고 감동적이기도 했다. 관련 책을 찾아보기도 했고 읽을 리스트가 늘어났다. 


다음 편은 조금 텀을 둔 후에(왠지 조지 오웰은 어려울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이~... 카를 마르크스느 별 관심이 없고) 시도해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1-02-20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지오웰 기사 쓸때 쉽게 말하기로 유명했어요^^ 저도 이 책 과 두권 같이 구입했는데 잘했네요ㅋㅋㅋ

ilovebooks 2021-02-20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요? 헤밍웨이 기사는 정말 재밌더라고요. 조만간 또 조지 오웰 편을 읽어야겠네요~^^
 
듣고 있니? 에프 그래픽 컬렉션
틸리 월든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한 여자아이가 도로를 걷고 있다. 여행을 떠나려는 듯 처음엔 버스를 기다리지만 선뜻 타지 못한다. 이어 차가 쌩쌩 지나다니는 위험한 도로를 위태롭게 걷는다. 반면 다른 차도에는 트레일러가 달린 작은 차에 한 여성이 지도를 보며 운전을 하고 있다. 차가 달리다가 서고 하는 통에 물도 쏟고 사방에서 클랙션이 울리니 뭘 어찌 해야할지 몰라 점점 화가 난다. 두 사람은 간이 매점에서 만난다. 여자아이는 전화기를 찾으러, 여성은 화장실을 찾기 위해. 하지만 두 사람은 같은 동네에 아는 사이였고 여성, 루와 여자아이 비는 당분간 여정을 함께 하기로 한다. 


처음에 둘은 계속 삐걱거렸다. 둘 모두 사연이 가득한 듯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들의 감정만 앞세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 서로를 잘 알지 못하고 그러니 자신들의 비밀을 숨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둘은 여행을 계속 이어간다. 그리고 잠시 멈춘 상점 앞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이들과 함께 하게 되며 이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둘의 사연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앞부분은 도대체 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미스테리처럼 펼쳐진다. 그러다 그런 것쯤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앞으로 둘의 관계가 더 궁금해질 즈음에 고양이가 등장하고 으스스한 도로, 어두운 밤, 이상한 사람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공포심을 부추긴다. 




고양이 목에 메달린 주소를 찾아가는 이들의 여행길은 순탄치가 않다. 주변엔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커녕 뭔가 이상한 느낌의 사람들이 가득하고 알 수 없는 주소에 황무지 같은 길만 계속 펼쳐지기 때문이다. 날씨도 마찬가지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가 하면 낮엔 해가 쨍쨍 나는가 하면 갑자기 눈이 펑펑 내려 오도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렇게 극으로 치닫는 상황이 그들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해 준다. 어쩌면 이런 이상한 도로와 이상한 사람들, 이상한 상황은 루와 비의 마음 속 어지러움과 불안, 슬픔 등을 표현한 것은 아닐지. 두 사람의 아픔이 담긴 기억을 공유할 때, 수상한 고양이의 주소를 찾아갈 때, 루의 고모할머니댁의 지표에 사용되는 모든 것이 "나무"이다. 이 나무들로 인해 루와 비는 서로의 아픈 기억을 나누고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무는 또한 자기 마음 속 지표로 아무리 어지럽고 불안하더라도 잃지 않는 자기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 너무나 큰, 상실과 고통을 겪었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는 힘.



루가 비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 비. 듣고 있니? 네 잘못은 하나도 없어."...(204p)라고 말해줄 때,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던 비는 처음으로 위안을 받는다. 또한 고양이 주인이 "하지만 여기선, 모두 듣고 있어요. 길도, 구름도, 나무도... 당신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어요."...(256p)라고 말했을 때, 비는 비로서 자기 마음 안의 견고한 나무를 발견한다. 두 사람이 다시 설 수 있는 계기와 뿌리가 되는 것이다. 


때론 커다란 실망과 절망, 슬픔, 고통, 상실을 겪을 때가 있다. 그런 감정에 휘둘리면 더욱 어찌할 줄 모르게 된다. 아무 일이 없었던 척 살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루와 비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상황을 바꿔보려 했다. 비록 여러 방황을 했지만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며 책은 끝이 난다. 상처입은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조금은 어둡고, 그렇지만 새로운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틸리월든 #에프출판사 #그래픽노블 #상처 #치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