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측 증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서평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 <<변호 측 증인>>을 읽기 전인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뭐랄까. 참 세월의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이름만 아니라면 국적도 잘 구별되지 않는다. 그만큼 세련된 소설이라고 할까. 언제 어느 때에 읽어도 최근 소설이라고 믿을 만한 그런 소설이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나니 이젠 그렇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트릭에 약간의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음....! 또 속았다는 사실이다. 일명 서술 트릭. 작가는 그저 상황을 보여줄 뿐이지만 책을 읽는 독자가 나름의 배경을 설정하고 판단하는 데에 있어 오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 나름대로 해석하여 나중에 그 진실을 알았을 때 큰 반전을 가져오게 하는 트릭이다.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허탈함이란! 하지만 그 감정은 작가를 향한 것이 아닌 스스로에게 받는 느낌이다.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은 스트리퍼가 한 남성의 구애를 받고 결혼을 한다. 그 새신랑은 유수 그룹의 후계자이지만 난봉꾼으로 집안에서도 내놓은 사람이다. 이들의 순수한 사랑이 비록 가족들에게 허락받지 못한 것이지만 새신랑과 신부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그 결혼에 가장 반대했던 신랑의 아버지 류노스케가 죽음을 당한다. 모든 가족과 그 가족의 오랜 고용인들이 함께 모인 밤에.

 

"바야흐로 '누구라면 범행이 가능했나?'는 그녀에게 문제가 되지 못했다.

'범인은 누구인가?'

이 문제만이 존재했다."...211p

 

철창을 사이에 두고 애틋한 감정을 나누는 남편과 아내. 남편은 사형 구형을 완전히 받아들였지만 아내는 아직 포기할 수 없다. 자신에게 새로운 삶을 준 남편이 그런 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그러므로 그녀는 진범을 찾고 싶다.

 

"난 희망을 잃지 않기로 결심했던 거야. 세상 모든 사람한테 버림을 받아도 나만은, 나 혼자만은."...266p

 

결국은 그들의 사랑이 완전하지는 못했다는 사실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 남들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도 마땅한 사람은 없으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증명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가장 연약하며 섬세한 그녀가 가장 마지막까지 꿋꿋하게 남아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