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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어진 현자 지셴린이 들려주는 단비 같은 인생의 진리
지셴린 지음, 이선아 옮김 / 멜론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중국의 스승이라 일컬어진다는 지셴린. 문화대혁명을 겪으며 우붕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곧은 심지로 많은 업적을 남기며 중국 지도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고 한다. '10년의 재난' 이후의 삶은 덤이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초월한 듯 살아온 지셴린은 2009년 98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인생>>은 90년대 후반부터 21세기 초에 걸쳐 쓴 그의 글들을 모은 책이다. 90을 바라보는 나이에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내게 그 나이는 아직도 까마득히 멀어 보이고, 주위에 아무도 그 나이까지 산 사람이 없어 도저히 상상불가능이다. 그래서 이 책은 무척이나 특별하다. 한 세기를 이미 거쳐 온 인생 선배로서, 독서량이 상당하고 식견이 넓으며 자신만의 생각이 투철하게 세워진 이 할아버지의 글은, 그러나 나이 든 사람으로서의 아집이나 고정된 사고가 없다. 때문에 아무리 "인생"에 대해 논하더라도 '이렇게 하라~'는 충고가 아닌 그저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글이 쉽고 동조할 수 있다.

대관절 "인생"이란 무엇일까. 또 우리는 이 세상에 나와 어떻게 살다 죽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좋은 삶이란, 인생이란, 죽음이란...도대체 어떤 것일까. 조금만 깊게 생각해도 머리가 핑핑 돌고 아파오는데, 지셴린의 글은 물흐르듯 쉬워서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고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고 바라게 된다.(한 가지 단점이라면... 글들이 조금 반복된다는 점이겠다.ㅋ)

"인생에 정말로 의미와 가치가 있다면 인간 사회가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28p
"사람의 수명을 사람이 정할 수 없으니 그저 생명이 지닌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면 된다. 한평생 모든 사람과 사물을 자신처럼 사랑하면서 즐겁고 유쾌하게, 평화롭고 아름답게 살면 된다."...155p

죽을만큼 힘든 시기를 지나왔는데도 지셴린은 전혀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삶은 즐겁고 유쾌하고, 살만 한 것이라고 한 순간도 헛되이 보낼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초연함이다. 

"커다란 격랑 속에서도 기뻐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자네.
해야 할 일을 다했으니 더는 걱정하지 마시게."...214p

책 속에서 무척이나 자주 언급되는 이 글은, 도연명 시의 한 구절이며 지셴린의 좌우명이라고 한다. 내게 있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오래 살 지는 알 수가 없으니, 그가 한 말처럼 매 순간을 즐겁고 유쾌하게 평화롭고 아름답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렇게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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