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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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최소한 스승의 날에는 생각나는 선생님이 한 분씩은 계시다는데... 난 없다. 아니, 솔직히 몇 분은 생각이 나기도 하지만 그 기억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부모와도 같은 존재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어른이고 "교육"을 해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란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클라라 선생님은 어떨까? 

오스트리아에선 초등학교가 4년, 중등학교가 9년으로 총 13학년제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초등학교 4년 내내 같은 선생님이 담임을 맡는다고 한다. 클라라 선생님은 율리우스와 엘레나, 크산디, 카차 등 4학년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이시다. 졸업을 몇 달 앞둔 시점에 클라라 선생님은 병에 걸리신다. 그리고 그 병은 결코 이겨낼 수 없는 병이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발동해서 책의 마지막 장이 어떻게 끝나는지 미리 알고 싶어 했다. 아니, 꼭 알아야겠다고 외쳐댔다. 하지만 선생님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실제 삶도 이와 똑같다고 말했다. 아무도 자신의 마지막 장이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는 거라고. "...42p

"죽음"이라는 단어를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그냥 아는 어른의 죽음이 아닌, 자신들을 끔찍이도 사랑해주시고, 많은 깨우침을 주시던 가장 사랑하는 아이들만의 선생님의 죽음이다. 아이들은 감히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수도 없고, 생각하기도 싫어하며 마냥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고.

클라라 선생님은 진정한 교사이다. 자신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헛된 희망을 부추기지 않는다. 다른 어른들이 "죽음"을 아이들에게서 떼어놓고 숨기려고만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신의 기적을 빌어주는 아이들에게 그 기적을 양보하겠다는 클라라 선생님의 행동은 아이들에게 또다른 세계를 선물한다. 바로 세계를 바로 볼 수 있는 힘... 세상엔 나쁜 일도 많고 불행한 일도 너무나 많다는 사실...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은 아이들이 클라라 선생님께 드릴 깜짝 비밀 선물에 대한 이야기지만, 안으로 더 들어가보면 율리우스를 통한 아이들의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자신도 몰랐던 누나 율리아의 존재와 그 존재를 받아들이고 누나를 위한 의식을 치룸으로써 율리우스는 정말로 진지하게 "죽음"이라는 것에 한발짝 다가가게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선생님의 깜짝 선물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어른들 입장에선 너무나 끔찍하고 말도 안 되는 선물일지라도 아이들에겐 이 선물이야말로 선생님에게 딱! 맞는 선물이다. 선생님께서 가시는 길에 홀로 외롭지 않게... 선생님의 사랑을 받았던 마음과 자신들이 얼마나 선생님을 사랑하는지를 알려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인 셈이다. 

이 깜짝 비밀 선물을 준비하며... 선생님께 선물하며 아이들은 "죽음"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준비를 했을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사랑받았던 클라라 선생님은 아주 행복한 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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