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인형의 집>을 리뷰해주세요.
꿈꾸는 인형의 집 푸른숲 작은 나무 14
김향이 지음, 한호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7살짜리 딸이 있는 우리집에는 인형이 정말 많습니다. 외갓집에서도 첫 손녀인데다 친가에서도 정신 없는 남자아이들 속 홍일점이라 유독 인형을 많이 선물받았죠. 처음엔 저도 좋아하는 인형들이 많아 함께 잘 가지고 놀았습니다. 아이가 자라고, 인형은 점점 많아지고... 함께 놀아주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되었다며 이제 딸에게서 독립하려는 저는, 인형이 귀찮아지기 시작했죠. 인형이 짐이 되기 시작했다고 느끼는 저와는 달리, 딸아이는 인형 하나 하나마다 이름을 지어주고 잊지않고 불러주고, 데리고 다닙니다. 

<<꿈꾸는 인형의 집>>을 읽고 나니, 가슴이 찡~ 하고 울려옵니다. 아이 인형 정리한답시고 이리 쑤셔넣고, 저리 던지고 했던 제가 다 무안해지고 부끄러워지더군요. 

인형을 수선해주고, 전시하는 인형할머니네 집에 한 벌거숭이 인형이 배달되어 옵니다. 먼저 이 집에 와 있던 다른 인형들은 벌거숭이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벌거숭이는 인사도 하지 않고 다른 인형들에게 무십합니다. 하지만 밤 12시가 되면 벌어지는 이곳 인형들의 지난 이야기에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죠. 인형할머니의 치료를 받고 예쁜 원피스까지 입고 어여쁜 셜리 템플로 되살아난 벌거숭이는, 이쁜이나 꼬마 존, 릴리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게 됩니다.

  

어렸을 때는 저도 인형과 분명 교류했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형에게 나름의 집도 만들어주고, 바느질은 못했지만 옷도 둘둘 말아서 입혀주곤 했죠.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말을 건네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아이가 인형과 놀자고 청해도 그냥 건성으로만 대답할 뿐입니다. 잠잘 때는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의 인형, 샛별이도 그러니까 비염이 생긴거라고 타박하는, 참으로 무미건조한 엄마가 되고 말았죠. 

<<꿈꾸는 인형의 집>>은 어린 시절의 저를 추억하게 합니다. 인형을 애지중지하는 아이를 이해하게도 하고요. 이 책의 작가 김향이 선생님을 따라 저도 인형을 만들고, 고치고, 옷도 만들어 입혀주고 싶게도 만듭니다. 그래서 맨 뒷장의 인형 본을 보았을 때 정말 어찌나 감탄을 했던지요!^^

1960년대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이쁜이의 이야기나 한국 입양아의 동생 역할을 했던 꼬마 존의 이야기, 흑인 노예 주릴리의 자유를 향한 탈출을 함께 했던 릴리의 이야기가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셜리 또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용기를 갖게 되죠.

"나 혼자만 상처받고 아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나는 단 한 번도 남을 이해하거나 위로해 본 적이 없어. 나밖에 모르고 내가 최고인 줄만 알았으니까. 릴리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 이제부터는 나도 꼬마 존처럼, 선녀 인형처럼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셜리가 될 거야."...106p

 
 

동화책 이야기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향이 선생님이 꿈꾸는 동화 나라 인형의 집>을 읽고 책 속의 실제 주인공들을 만나는 감동은 또 얼마나 크던지요! 책 속의 이야기가 정말, 실제로 있을법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자 정말 그 인형들이 살아 숨쉬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더욱 그렇게 느껴지겠지요. 자신의 인형을 더욱 소중히 할테구요. 우리 아이에게 최고의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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