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5주

연말이 되면 어디나 호황을 누린다. 그리고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호황을 누리는 것이 아마도 공연계가 아닐까? 물론 질적으로 양적으로 다양한 공연들이 줄을 이어 기다리는 서울&수도권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지방엔 공연이 전혀 없다는 이야긴 아니지만 여전히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특히 대작 뮤지컬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래서 일까? 매년 한 두 편 정도가 개봉되는 이런 뮤지컬 영화들은 그 시기가 언제이든 매우 반가운 장르이다. 화려한 춤과 노래, 그리고 연기가 함께 어울리는 종합예술이라 불리우는 뮤지컬, 거기에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작품인만큼 더욱 화려하고 아름다운 화면과 캐스팅은 이 뮤지컬 영화들을 더욱 반갑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 주인 바로 이번 주에 뮤지컬 영화 [나인]이 개봉했다.


나인 - 개봉일 09.12.31



천재 영화감독으로 추앙받고 있는 귀도는 9번째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각본에 몰두한다. 이탈리아라는 영화의 제목까지 지어놓고 언론에 신작에 대한 홍보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캐스팅도, 의상도, 분장도 모두 준비되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작 영화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각본은 그의 머릿속에서 창조되지 않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신작에 대한 부담감에 귀도는 압박감을 느끼고, 이 순간을 틈 타 그의 주변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뭇 여성들이 그를 영화가 아닌 사생활로 압박해오기 시작한다. 연기자 출신의 사랑하는 아내 루이사, 귀도의 외도의 내연녀 칼라, 그리고 그에게 늘 영화적 영감을 주는 뮤즈, 클라우디아와 그를 새롭게 유혹해오는 보그지의 기자 스테파니, 어린시절의 추억 속에 첫번째 이성으로 기억되는 사라기나와 그의 인생을 조용히 바라보며 지휘하는 어머니와 현재 그에게 또다른 조언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의상담당 디자이너 릴리까지.. 과거와 현재의 일곱 여성들이 흔드는 그의 삶과 한계에 부딪힌 9번째 신작 사이에서 귀도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아홉번째 영화대신 거짓말만을 창조한다.

올해의 마지막 날, 12월 31일에 참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영화, 나인이 오늘 개봉했다. (어제부터 상영했지만 어제는 전야제였고, 정식개봉일은 오늘로 되어 있음) 화려한 영상과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찾는 극장가에 귀가 즐거운 음악과 화려한 춤, 그리고 매혹적인 스토리까지 갖춘 뮤지컬 영화들은 살짝 언급했듯이 이런 대형 뮤지컬들을 실제로 만나기 힘든 지방민들에게는 언제나 기대되고 설레이는 장르의 영화인데 제한된 무대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뮤지컬을 스크린이라는 비교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무대로 옮겨오면서 더욱 풍성해지고 더욱 아름다워지기에 뮤지컬 영화만의 매력이 좀 더 특별하게 여겨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나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기리에 공연중인 동명의 브로브웨이 뮤지컬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순수창작 뮤지컬 영화들에 비해 흡인력이나 구성, 흥행성등이 어느 정도 보장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한데.. 여기에 이미 시카고라는 뮤지컬 영화로 잘 알려진 감독의 역량까지 보태져 만들어진 나인은 어땟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음악과 풍부한 영상, 그리고 화려한 캐스팅으로 흡인력 최고의 새로운 뮤지컬 영화가 탄생했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주인공인 귀도 주변을 감싸고 있는 많은 여성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모두 누구 한명도 눈길을 거둘 수 없는 매력적인 스타들이 연기했고, 이 엄청난 캐스팅이 재능있는 감독과 아름다운 배우들이라는 설정이 되어 귀도가 왜 카사노바에 가까운 여성편력을 자랑하게 했는지의 이유가 되어 설득력을 가지기도 한다. 나인의 여러 매력중 가장 큰 요소를 꼽으라면 무엇보다 음악과 어울어진 대단한 무대연출력이 아닐까 하는데, 실제 노래를 부른 배우들의 무대들도 감동적이었지만 역시나 무대에서 연출하는 노래부르는 모습이 가장 매력적인 역할은 퍼기가 연기하는 사라기나가 아니었을까? 블랙 아이드 피스의 보컬로 활동해온 그녀가 연기하는 퇴폐적이고 뇌쇄적인 사라기나는 왜 그토록 귀도가 여자에게 집착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열쇠같은 역할이기도 하다. 조연이고.. 단 한곡의 노래를 부를 뿐이지만 그녀가 왜 뮤지션으로 사랑받는가를 부족함없이 보여주는 장면이기도...뮤지컬을 보고 싶지만 주변에서 기회를 얻기 힘들거나 혹은 조금 과하다 싶은 관람료가 부담스럽다면 편안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올해 마지막의 영화 나인을 즐겨보는것도 좋을 듯 하다.

천재감독 귀도 역에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 (사실 이 배우는 조금 생소하다.), 귀도의 아내, 루이자 역에는 바로 얼마전 개봉했던 퍼블릭 에너미에서 조니뎁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바로 그 여인, 마리온 꼬틸라르가, 귀도의 내연녀 칼리 역에는 사하라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던 페넬로페 크루즈, 귀도의 뮤즈이자 유명 여배우인 클라우디아 역에는 여신이라는 별칭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니콜키드만이 출연한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페넬로페 크루즈와 니콜 키드만 모두 톰 크루즈라는 한 남자를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점, 한 남자와 모두 결혼생활을 했던 두 배우가 한 영화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도 굉장히 흥미로운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귀도에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의상디자이너 릴리 역에는 007에서 늘 카리스마 있는 상관의 모습을 부여주던 주디 덴치가 귀도의 기억속에 남은 어머니의 역에는 한때 최고의 여배우였던 소피아로랜아 출연한다. 여기에 퍼기와 케이트 허드슨도 각각 샤라기나와 스테파니라는 여인역으로 출연해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마리온 꼬띨라르 

 
페넬로페 크루즈

 
니콜 키드먼

 


주디 덴치

 
소피아 로렌

 
퍼기

 
케이트 허드슨

드림걸즈 - 개봉일 07.02.22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세명의 여성 디나와 에피, 로렐은 어느날 능력과 야망을 모두 갖춘 매니져 커티스의 눈에 띄게 된다. 이미 잘 알려진 가수 제임스 썬더 얼리의 백보컬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녀들의 매니져로 일하기로 한 커티스, 하지만 노래 뿐 아니라 외모도 강력한 무기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커티스는 팀을 키우기 위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디나를 그 동안 팀의 메인보컬로 함께한 에피의 자리에 세우려한다. 누가 보아도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디나, 그러나 상대적으로 외모는 떨어지지만 힘있고 강력한 보컬로서 팀의 노래를 이끌어가는 에피. 이미 균형을 이루어 오랜시간 활동해온 팀의 구조를 바꾸는 일은 에피의 반발을 불러오고, 에피는 커티스를 사랑하는 자신과 그것마저도 이용하려 하는 커티스의 모습에 좌절하여 팀을 이탈한다.

드림걸즈는 한동안 전 세계를 Listen이라는 단 한곡의 노래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매력적인 작품이다. 노래와 춤의 아름다운 조화이전에 모든 주요출연진이 이미 가수이거나, 앨범을 발매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라는 점에서 어딘지 어설플수도 있는 노래와 춤이라는 배우들에게는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요소들을 미연에 방지한 완벽한 뮤지컬 영화이기도 하다. 주연배우인 제이미폭스는 이미 말이 필요없는 음악전문 배우이자, 가수였고, 디나 역의 비욘세 놀즈는 영화의 설정처럼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외모에, 뛰어난 보컬 실력까지 갖춘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디바였으니 말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보컬 실력이 조금 뒤쳐지는 것으로 설정되었지만 사실 그녀의 보컬은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실력이기도 하다.) 여기에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던 제니퍼 허드슨이 더해지면서 완벽하고도 뛰어난 캐스팅이 마무리된 작품이기도 하다. 외모는 되지만 노래가 떨어지는 디나와, 노래는 되지만 외모가 떨어지는 에피의 모습으로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외모위주의 쇼비지니스 세계에 대한 정확한 지적과 함께 아름다운 노래와 영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던 작품. 원작이 따로 존재하는 뮤지컬 영화는 아니었지만 영화개봉으로 수 많은 사랑을 받고, 후에 뮤지컬로 다시 재탄생된 작품이기도 하다.

냉혹한 쇼비지니스세계의 위에 올라서기 위해 디나와 에피를 이용하는 냉혹한 매니져 커티스 역에는 연기력과 음악성 모두 두말할 나위 없는 명배우 제이미 폭스, 아름다운 외모에 묻혀 자신의 음악을 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디나 역에는 디바 비욘세 놀즈, 파워풀한 가창력을 갖추고도 외모라는 벽에 가로막혀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에피 역에는 제니퍼 허드슨이 열연한다.


제이미폭스


비욘세 놀즈


제니퍼 허드슨


물랑루즈 - 개봉일 01.10.26

물랑루즈라는 이름의 클럼, 그 안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매력적인 여가수 샤틴은 물랑루즈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높은 신분의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키고 더욱 큰 성공을 손에 쥐고자 하는 야심을 가진 여성이다. 그런 샤틴에게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나타난 크리스티앙이라는 이름의 젊고 매력적인 남자는, 세상을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꿈꾸는 젊은이이다. 야심찬 샤틴과 야심보다는 이상을 따르는 청년 크리스티앙, 그들은 서로를 만나는 순간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이미 샤틴의 야심은 그들의 사랑을 지켜낼 수 없을만큼 많은 위험을 주변에 끌어당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좋아하는 뮤지컬 영화를 2편이상 들어보라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가장 먼저 순위에 이름을 올릴 영화가 무엇일까? 아마도 바로 이 영화 물랑루즈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벌써 꽤 오랜 시간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여전히 강렬한 느낌을 남기는 영화이기도 하고, 뮤지컬 영화라는 한동안은 영화관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영화를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붐으로 끌어온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샤틴과 반항적이지만 누구보다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는 크리스티앙의 모습도 훌륭하지만 물랑루즈라는 배경역시 음악과 춤을 자연스럽게 끌어오게 만든 그래서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물랑루즈를 기억하면 강하게 떠오르는 한가지는 아마도 물랑루즈의 주제가인  Lady Mamalade가 아닐까? 크리스티 나 아길래나와 릴 킴, 핑크와 마야라는 걸출한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파워풀하게 부른 한곡의 노래 Lady Mamalade. 그 노래만으로도 물랑루즈의 기억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야심찬 물랑루즈의 가수 샤틴 역에는 나인에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니콜 키드만(10여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아름답다는게 놀랍다.)이 그리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크리스티앙은 천사와 악마, 아일랜드등으로 기억되는 배우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한다.


니콜 키드먼

 
이완 맥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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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5주

늘 이맘때가 되면 바쁘게 드나들게 되는 극장가. 연말과 연시를 모두 극장에서 보낼 수 있다고 해도 부족함 없을 정도로 풍성한 극장가이지만 올해는 특히 그랬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헐리웃 신작 영화들부터 국내 하반기 극장가의 최대 기대작이라고 불리우던 전우치까지 모두 개봉했으니 말이다. 덕분에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2주 동안 극장에서는 무슨 영화를 먼저 보아야 할지 몰라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고, 싱글들도 커플들 못지 않게 친구들과 손 잡고 혼은 혼자라도 풍성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으니 즐거운 연말이 되지 않았을까?

셜록 홈즈 - [개봉일] 09.12.23

 

 

알 수 없는 주술과 불길한 의식을 행하며 5명의 여인들을 죽이는 등, 런던을 공포속에 몰아넣은 악마, 블랙우드 경. 그를 잡아넣기 위한 수사를 돕던 홈즈는 드디어 그 주술의 의식이 행해지던 곳에서 그를 잡아 체포한다. 블랙우드 경에게는 교수형이 처해지고, 그는 교수형이 처해지기 직전까지 감옥에서도 일대의 소란을 일으키며 홈즈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른다. 감옥에서 대면하게 된 블랙우드와 홈즈, 블랙우드는 이제 더 많은 공포가 런던을 뒤덮을 것이며 홈즈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 경고한다. 교수형에 처해진 블랙우드 경. 그러나 블랙우드 경은 석판으로 뒤덮인 무덤을 깨고 걸어나와 부활한 악마라는 명성을 얻고, 런던을 다시 공포로 몰아넣는데..

셜록홈즈는 연말극장가에서 한주 앞서 개봉한 아바타와 함께 가장 기대받는 헐리웃 영화중 한편이었다. 물론 그 동안 많은 감독들과 많은 배우들에 의해 재탄생했던 캐릭터이기도 했고, 셜록홈즈라는 이름만으로도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끼는 매니아가 많은 주인공이기도 하기 때문이지만, 이번 셜록홈즈는 그간의 셜록홈즈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고운 모자와 망토를 입고, 의자에 앉아 머리만 굴리는 두되형 수사탐정의 홈즈를 그렸던 것에 반해 이번 셜록홈즈는 뛰고 달리고, 맞고, 때리는 움직이는 격투가능 셜록홈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제나 총명한 머리로 사건을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 입 딱 벌어지게 만드는 상상불가의 추리력을 제공하는것에만 집중되어 인간적인 빈틈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볼 경황이 없었던 이 역할이 이번에는 기르던 개에게 약물실험하고, 한밤중에 바이올린 켜대고, 파트너가 약혼하며 자신을 떠난다는 사실에 불안해하고 질투를 거듭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이 유치하고 지극히 인간적인, 그래서 더욱 정이가게 되어버린 셜록홈즈의 중심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이름부터 어딘지 모르게 동화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쾌하고 즐거운, 그리고 연기 잘하는 배우가 있다. 아이언맨으로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루고, 트로픽 썬더라는 다소 유치하지만 즐거운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던 이 배우는 사실 유독 조금은 몽환적이고 사람들의 가슴 깊은 곳의 감성 혹은 동화적인 감성들을 자극하는 역할들을 자주 했던 배우이다. 아이언맨에서는 어릴적 한번쯤 상상해보았던 로봇이 되는 영웅의 모습으로, 트로픽 썬더에서는 흑인인척 하는 백인배우로, 최근 작 솔로이스트에는 계층과 인종, 그리고 노숙자와 기자라는 사회적 위치에도 상관하지 않고 그들만의 우정을 쌓아가는 인간미 넘치는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이 영화 셜록홈즈에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앞으로도 역사에 길이남을 캐릭터를 종전과 다르게, 좀 더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캐릭터로 재탄생시키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물론 일부의 사람들은 지나치게 섹시하고 잘 생긴 배우인 주드로가 셜록홈즈를 하면 더 낫지 않았겠냐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주드 로의 매끔한 인상보다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고전적이고 인생 쓴맛 단맛 다본것 같은 얼굴이 탐정 셜록홈즈의 모습에는 훨씬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바. 캐스팅에는 이의가 없다. 스토리상 올 겨울 개봉한 셜록홈즈는 사실 이야기의 1단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후속작의 개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듯 하고, 2단계 3단계등의 앞으로의 이야기에 초석을 제공한 정도라고 할 수 있으니 이번 개봉작을 볼 때 특히 유심히 영화를 보아야 할 듯. 특히 시간여행자의 아내에서 사랑만을 믿는 클레어 역으로 연기했던 레이첼 맥 아담스라든지, 혹은 왓슨의 여인으로 나오는 미묘한 눈빛의 소유자 메리등도 후에 거대한 비밀의 한 가운데 있는 인물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어 보이니 눈여겨 보자.

인간미 넘치고 빈틈 투성이인 명탐정 셜록홈즈역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의 파트너이자 의사인 친구 왓슨 역에는 잘생기고 섹시한 헐리웃 미남배우의 대명사 주드 로가 홈즈의 연인 귀여운 악녀 아이린 역에는 시간여행자의 아내의 주인공 레이첼 맥 아담스가, 마지막으로 런던을 공포에 몰아넣는 블랙우드 경에는 마크 스트롱이 열연한다.




로버트다우니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 아담스


마크 스트롱


솔로이스트 - [개봉일] 09.11.19

뉴욕타임즈의 기자로 일하는 스티브가 어느날 우연히 공원의 베토벤상 아래에서 줄이 2개밖에 남지 않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노숙자를 만나게 된다. 나다니엘이라는 이름의 그 노숙자는 2개의 줄만이 남은 바이올린으로 스티브의 귀를 끄는, 그리고 영화의 표현을 따르자면 도시의 소음을 씻어내는 연주를 하는 사람이지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기도 하다. 신문에 연재할 칼럼의 소재를 찾던 스티브는 그가 스치듯이 말한 줄리어드에 대한 이야기가 진실임을 알게되고, 길에서 연주를 하는 노숙자 나다니엘이 한때는 촉망받던 줄리어드의 천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숙자가 된 한때 천재였던 길잃은 영혼'이라는 주제로 써내려가는 그의 칼럼은 L.A.의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고 그는 이 칼럼으로 명성과 인기를 누리게 된다. 그에게는 먹고 살기 위해 해야만 했던 일이었지만 나다니엘에게는 그토록 원했던 친구를 얻는 일이었다는 아주 간단하고도 어찌보면 평범한 사실을 잊어버린채 말이다.

솔로이스트는 단 한편의 영화이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꽤 다양한 느낌과 의미를 전달한다. 정상인과 정신질환자라는 다수와 소수의 이야기, 백인과 흑인,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이와 노숙자라는 강자와 약자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대를 사랑하려 하는 사람과 사람들간의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솔로이스트의 스티브와 나다니엘에 투영된다. 또한 이 두 사람뿐 아니라 어린시절의 나다니엘과 그에게 일방적인 기대를 걸었던 가족들의 이야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스티브와 메리의 사이, 나다니엘을 이해하기 전에 자신의 기준에만 맞춘 도움을 강요했던 스티브의 서툰 우정들이 모두 하나의 잘 짜여진 그림으로 그려진다. 영화에서는 행복이란 꼭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자칫 소홀하기 쉬운 진실과 함께 가족들간에도, 연인간에도, 친구간에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강요하는 사랑은 결코 상대방도 자신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쌀쌀해지기 시작한 날씨에 어울리는 조금은 황량하지만 그안에서도 평화를 보여주는 영상들과 마음이 따뜻해질 감동을 느끼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솔로이스트는 그래서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를 끌고가는 두 명의 배우, 제이미 폭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사실 연기력이나 인지도 면에서는 두 말 할 나위가 없는 배우들이다. 그간 많은 음악관련 영화들에게 뛰어난 연기력뿐 아니라 본인이 가진 또 다른 재능인 음악인으로서의 모습도 충분히 보여주었던 배우 제이미 폭스(첼로 연주도 본인이 직접했다고 한다)는 이미 수 많은 수상경력이 말햊두듯 뛰어난 배우이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경우 이전의 그 작품들보다 훨씬 정적이고 부드러운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기도 하다. 또 제이미 폭스는 음악이라는 코드로, 그리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딘지 모르게 그에게서 일관적으로 찾을수 있는 세상 어느곳엔가 있다는 희망의 푸른빛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두 배우의 일치점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극히 처참한 현실에서 찾아낸, 너무도 아름다운 동화같은 우정의 이야기. 바로 그 이야기가 솔로이스트이다.

드림걸즈와 레이등 솔로이스트 이전에도 이미 많은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에 출연했으며 그때마다 호평을 받았던 아카데미 수상자 제이미 폭스, 그 자신도 인정받는 가수인 제이미 폭스가 솔로이스트의 주인공 나다니엘을 맡았고, 트로픽 썬더와 아이언맨으로 친숙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의 친구 스티브로 출연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준 아이언맨 2역시 내년쯤 개봉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셜록홈즈나 아이언맨 모두 시리즈물이 되었다는 점에서 시리즈물 전문배우라 불리울지도..


로버트다우니주니어


제이미폭스

아이언맨- [개봉일] 08.04.30
 

 세계 최고의 무기생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토니, 그는 이미 그 이름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뛰어난 두뇌와 부의 소유자이다. 자신이 개발한 무기들을 성공적으로 출시소개하고 돌아가던 토니는 어느날 게릴라군의 공격을 받게 되고 신체에 치명적인 부상을 얻게 된다. 게릴라 군들은 그를 잡아놓고 자신들이 이용할 무기를 만들어내라는 협박을 계속하고, 토니는 그곳에서 만난 또 한명의 인질과 그의 도움을 받아 무기를 완성한다. 하지만 이 무기는 게릴라 군을 위한 살상용 무기가 아니라 자신이 그곳에서 탈출하게 만들어줄 특수 슈트이다. 게릴라군의 소굴에서 겨우 빠져나온 토니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만들어 판매한 무기들이 좋지 못한 곳에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깊은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게릴라 군의 소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만들었던 슈트를 개조해 좀 더 성능좋고 스타일좋은,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목표를 이루게 해줄 아이언맨으로 만들어낸다.

아이언맨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임과 동시에 사실 그 동안 개인적인 사유로 우울의 늪에 빠져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아이언 맨이 개봉하기 전 이미 트렌스포머 광풍이 한차례 불었던 때라 그 후광을 입은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트렌스포머가 사람이 아닌 로봇이 주요 인물이었다면 아이언맨은 로봇이지만 인간인 토니가 주인공이고, 아직까지 존재하는지조차 미지수인 또 다른 인류에 대한 설정을 강조한 트랜스포머에 비해, 무기제조업체의 경영자가 현실에 대해 자각하며 잘못된 현실을 되돌리기 위해 만들어내는 것이 아이언맨이라는 조금 더 현실적인 상황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루었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샤이아 라보프나 메칸폭스등의 신예들을 대거 기용해 그들을 헐리웃 기대주에서 스타로 만들었던 트랜스 포머에 비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기네스 펠트로라는 이미 어느정도 알려진 배우들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기네스 펠트로가 이런 스팩타클한 영화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신기할 따름이었지만 오랜시간 방황을 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부활작이 이런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소 동화적인 요소가 가득하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아이언맨 2는 돌아오는 2010년에 개봉예정이니, 잘만 하면 셜록홈즈와 함께 2번째 시리즈물을 연기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2010년에는 만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인 무기제조업체의 경영자이자. 아이언맨인 토니 역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를 돕는 지적인 비서 역에는 지성미와 신비함으로는 세계 최고인 미녀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출연한다. 2편에서는 스칼렛 요한슨과 에드워드 노튼, 미키루크, 사무엘 잭슨과 폴 베타니, 샘 락웰등의 좀 더 화려한 캐스팅이 기다리고 있다고 아이언맨 1편의 성공이 대단하긴 대단했나보다. 


로버트다우니주니어


기네스펠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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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의 미궁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12월
절판


사람들은 극한의 상황에 처하면 마음속 저 깊이 숨겨둔 은밀한 본성을 드러낸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은 혼자만의 극단적인 폭력성, 혹은 비열함과 속물근성.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물듯, 극단적 상황에서는 자신 이외의 아무것도 신경쓸 것이 없고 그럴 여유도 없으니 그동안 남몰래 숨겨두었던 자신만의 은밀한 본성을 이용해서라도 그 극단의 상황에서 벗어나야 하는 사람들. 생존은 그만큼 사람의 가장 말초적인 본성을 자극하고 그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을만큼 이성을 마비시킨다.

생존과 보상이 걸린 게임, 한치앞도 알 수 없는 미궁.
<크림슨의 미궁>은 제한된 조건만을 제공받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진행해야하는 게임이라는 설정을 세운다.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초반의 상황에서는 서로 공모와 협의, 그리고 절충이 가능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그러나 돌아서면 누군가 변할지도 혹은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너나할것 없이 먼저 배신의 길을 선택한 지극히 나약하고 흔들리는 인간의 존재를 그려낸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잘나가던 주식중개인에서 실직의 고통을 겪고 실직자와 노숙자의 중간계에 겨우 몸을 끼워넣은 한명의 남자 후지키가 있다. 각자 동일한 내용을 담은 게임기를 하나씩 가지고 모인 몇명의 사람들,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 첫번째 선택은 바로 게임이라 일컬어지는 이 황당한 곳에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지도 모를 첫번째 아이템을 고르는 일이다. 게임기를 고장낸채 아무런 정보도 가지지 못한 아이와 파트너를 이룬 후지키. 아이의 설득으로 정보라는 무형의 아이템을 얻은 후지키는 아이와 함께 자신들이 선택한 아이템을 가지고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데, 손에 쥔것은 없지만 필요한 것들을 선별하여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가지게 된 후지키는 다른 팀들보다는 비교적 유리하고 쉽게, 그리고 다른 팀들의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는 조건으로 게임을 시작한다.

가장 무서운 존재는 사람. 바로 그 자체.
오스트레일리아의 벙글벙글이라는 황량한 곳. 벗어날 수 없는 게임의 규칙. 먹을것도, 보호받을 곳도 없는 이 곳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게임을 진행하며 점점 변해간다. 생존이라는 절대절명의 가치 앞에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이성을 상실한 사람들의 선택은 점점 결과를 예측하지 않은채 진행되고 그 결과 사람의 모습을 잃고 본성만을 간직한 식인귀의 모습으로 인간의 가장 잔악한 본성을 형상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제 방글방글에서는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을 잡아먹어야 스스로가 살아가는 식인귀가 쫓고 쫓기는 추격적은 펼치게 된 것이다

비현실적인 게임과 현실적인 트루엔트
<크림슨의 미궁>은 배틀로얄이라는 일본영화와 함께 트루먼쇼라는 헐리웃의 영화 설정을 따온 것처럼 느껴진다.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임. 그래서 선택의 여지 없이 점점 잔혹해져가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그렇게 모습을 드러내는 가장 추악한 본성들은 배틀로얄의 그것들과 많이 닮아있다. 여기에 모든 것이 중계되는 방송의 하나였다는 트루면쇼의 소름끼치도록 두려운 설정은 인간의 죽음을 보며 흥미를 느끼는 이들을 위한 스너프비디오라는 이름으로 살짝 비틀어져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채로 이야기는 끝을 맺지만 말이다. 사람의 가장 추악한 본성. 그것은 무엇일까? 목숨을 걸어야 살 수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 타인을 잡아 먹는 식인귀. 그것일까? 아니면 사람의 죽음을 구경하며 흥분과 쾌감을 느끼는 바로 그 저급한 욕구일까? 어쩌면 방글방글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귀가 되어버린 그들보다, 그것을 단지 유희거리로만 만들어 즐기고 있는 돈 많은 부자들이.. 진짜 식인귀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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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닥터 -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구판절판


현실과 상상, 꿈과 환각, 실제와 허구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가 사는 세상은 현실이고 그렇지 않은 세상은 환각이나 환상, 혹은 허구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일까? 누군가의 현실에 대해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선을 그어 정해줄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따지고 보면, 환상도, 상상도, 환각도, 허구도 자신이 선택하는 것에 따라 모두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 그래서 어쩌면 진짜는 아무것도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바로 이 책 <오즈의 닥터>를 읽으며 해보았다. 내가 지금 인식하고 현실이라 말하는 세상은 과연 진짜 현실일까? 어쩌면 이것이 현실이고, 진짜 현실은 내가 상상이나 환상이라 말하는 그곳이 아닐까? 혹은 어디에도 현실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다양한 장르의 혼합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비밀에 대한 이야기.
<오즈의 닥터>는 그 장르부터가 모호한 소설이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아니 정확하게는 책을 받아드는 순간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어딘지 모르게 말도 안되는 듯한 인상의 남장 여자가 출연하면서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가 주인공인 유머러스한 소설이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하게 하는 이 책은, 책장이 넘어가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추리소설이 되었다가 스릴러물이 되기고 하고, 공포소설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다양한 장르가 섞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장르만큼이나 많은 환각의 이야기들이 어지럽게 뒤섞여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마술을 부린다.

양파의 껍질을 벗기듯,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과 거짓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김종수는 한 고등학교의 세계사 담당선생이었다. 나름대로 건실하게 근무하며 생활을 이어나가는 교직자 종수. 겉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이지만 그는 현재 선생으로서의 자리를 잃고 교직에 있을 당시 겪어야 했던 사건으로 인해 법원으로부터 정신상담을 받도록 명령받은 상태이다. 그런 그에게 상담의의 자격으로 나타난 사람이 바로 닥터 팽이라는 말도 안되고 의사같지도 않은 사람. 그는 그와의 정신상담을 통해 자신이 기억하고 있지 못했던 스스로의 과거에 대해 하나씩 기억을 떠올린다. 너무도 많은 사실들을 만들어내고 상상하여 그 자신도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을만큼 꼬여버린 종수의 과거, 그리고 닥터 팽이라는 정신과 상담의의 존재, 마지막으로 정수연이라는 분명히 존재하는 한명의 여학생. 이 모든 이야기들이 그의 과거의 기억과 맞물리며 기묘한 관계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현실과 허구란 과연 존재하는가?
<오즈의 닥터>는 끝없이 배반하고 끝없이 뒤집으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종수의 과거를 뒤집고, 현재까지 뒤집어가며 닥터 팽이 이끌어내는 종수의 가장 감추고 싶은 진실은 그가 진실이 아니길 바라는, 그리고 그것만은 진실이 아니라 믿는 가장 추잡하고 잔혹한 것들이다. 종수는 자신의 과거를 채운 그 기억들에서 도망가기를 원하고 그래서 과거를 만들어내고 상상하며 현실까지 허구로 채워낸다. 마치 진짜 자신의 현실에서는 그 스스로가 도저히 살아갈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잔인하고 끔찍했던 과거를 가진이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식, 그것이 종수에게는 현실과 허구, 환각과 실제를 뒤집어 자신이 선택한 것만을 믿는 바로 그것이었던게다. 그에게 과연 현실이란 무엇일까? 현실에서 살 수 없었던 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곳, 환각의 세계, 그곳에서 그가 정당성을 부여받고 과거를 용서받으며 용서받을 수 있는 새로운 과거를 만들어내어 현실을 살아갔다면, 그에게는 그 환각의 세계가 괴롭고 아프기만 했던 현실보다 더욱 중요한 그만의 현실은 아니었을까? 물론 종수는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그 과거를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 현실에서 계속해 그 창조의 과정을 이어간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한 잔인한 창조의 과정말이다. 그러나 그토록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살인범인 종수에게 일말의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살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그것뿐이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던것 같다. 정상으로는 현실에서 살 수 없어 미쳐버린 남자. 그리고 그 미친 세상에서 누구보다 꿋꿋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남자. 그 남자의 그 발버둥이 안쓰럽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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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품절


사람들이 삶을 대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다. 어떤 사람은 큰 것을 걸고라고 큰 것을 얻을 기회를 잡고, 그 기회로 인해 모든것을 잃기도, 모든것을 얻기도하는 굴곡진 삶을 추구하고, 어떤 사람은 작은 것을 얻더라도 지금의 삶에서 안정과 평안함을 얻는 것을 행복이라 여기며 조금은 지루하지만 그것까지 감내한 움직임 없는 삶을 추구하기도 한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행복을 추구하는 까닭에 사람들이 인생에 걸쳐 경험하는 것과 그 삶을 살아가는 방식들은 모두가 달라지게 되지만, 단 한가지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있다. 모두가 어찌되었던 조금씩은 움직이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위든 아래든,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말이다.

나도 살고 싶어!
<회전목마>의 주인공 케이치는 3년여의 민간기업 근무에 지칠대로 지쳐 일이 조금 한가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공무원이 되기로 결정한다. 이유는 하나, 일은 너무나 힘들고, 살긴 살아야겠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민간기업에서 코마타니 시청의 공무원이 된지 9년, 시간외 근무도 없고, 고된 스케쥴도 없는 한가하고 한가한 시청직원으로 근무를 하는 동안 바깥 세상은 재미없는 공무원이 되어버린 케이치를 안쓰럽게 생각하던 친구들의 시선을 월급 꼬박꼬박 나오고 보너스까지 챙겨나오면서 일은 한가한 선택받은 직장의 수혜자로 보게 할 정도로 점점 각박하게 바뀌어 있다. 빠르게 돌아가던 도심지의 생활에서 한발 물러나 다른 곳보다 한박자 느리게 가는 듯한 코마타니의 시청직원으로 이제 익숙해진 케이치, 그런 그에게 어느날 코마타니 내의 아테네 마을 재건사업이라는 임무가 주어지게 된다. 그리고 케이치는 코마타니 시청의 공무원이 된 이후 처음으로 어쩌면 바쁜 일이 될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그동안 천천히 느리게만 흘러갔던, 그래서 조금은 지루했던 삶에서 약간은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코마타니나 대한민국이나 다를바 없는 정체된 정부공무원들
아테네 마을의 리뉴얼 추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케이치는 아테네마을의 리뉴얼을 계획하면서 경직된 코마니티시의 관리체계라는 한계에 계속해서 부딪치게 된다. 좀 더 새롭고 좀 더 혁신적인 이벤트로 시 이외의 사람들에게 아테네 마을이라는 테마파크를 알리고 이를 시작으로 코마타니라는 시의 인지도를 올리는 점진적인 변화를 위해 시도해보아야 할 여러 기획안들이 단치 기존의 것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부와 마찰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발전을 요구하면서도 변화는 두려워하는 체제, 그래서 조금씩 앞으로 나갈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혁신은 불가능한 현실, 그 안에서 케이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타협가능하면서 새로운 시도가 가능한 안들을 만들어내게 되고 이것으로 점차 조금씩 달라지는 아테네 마을의 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아테네 마을처럼 서서히 변화하는 케이치
이 책의 주인공 케이치는 분명 바깥 세상의 숨막히게 빠른 속도와 압박을 이겨내지 못해 답답하고 지루하지만 변화가 없고 덕분에 한가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으로 표현된다. 이미 변화에 적응하거나 혹은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면 낙오하는 세상의 쓴맛을 본 케이치, 그래서 그는 그 숨막히는 절박함에서 살아나기 위해 안정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안정되다 못해 경직되어 있는 공직사회, 스스로 변화를 요구했을때 혹은 변화로 시작하는 발전을 꿈꾸었을때 그 안정과 경직성이 자신의 발목을 잡아채는 족쇠가 되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말이다. 그래서 케이치는 아테네 마을을 통한 변화의 시도에서 매번 답답함을 토로하고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자신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사회는 어느곳에도 없는 이 세상처럼 말이다. 아테네 마을로 대변되는 한산하지만 변화가 없는 테마마을은 그래서 우리 사회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경직되고 고루한 어느 부분을 상징하기도 한다. 케이치가 시도하는 아테네 마을의 변화는 그래서 케이치 자신의 변화이고, 사회의 가장 더딘, 그러나 꼭 이루어져야 하는 변화이기도 하다. 케이치는 아테네 마을 리뉴얼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점점 스스로를 변화시킨다. 조금 더 열리고, 조금 더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말이다. 물론 여전히 안정을 추구하지만 조금의 변화는 받아들일 줄 아는 열린 구성원으로서의 변화. 큰 원을 벗어나지는 않지만 위로, 아래로, 그리고 앞으로 앞으로 움직이는 회전목마처럼 말이다. 물론 회전목마는 돌도 돌아 제자리로 오게 될른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케이치가 그렇게 아테네 마을의 변화를 이끌어가며 아들인 텟페이의 일기에서 모습을 바꾸었든 사람은 그 변화로 언제나 살아갈 또 하나의 힘을 얻는 다는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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