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5주

연말이 되면 어디나 호황을 누린다. 그리고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호황을 누리는 것이 아마도 공연계가 아닐까? 물론 질적으로 양적으로 다양한 공연들이 줄을 이어 기다리는 서울&수도권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지방엔 공연이 전혀 없다는 이야긴 아니지만 여전히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특히 대작 뮤지컬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래서 일까? 매년 한 두 편 정도가 개봉되는 이런 뮤지컬 영화들은 그 시기가 언제이든 매우 반가운 장르이다. 화려한 춤과 노래, 그리고 연기가 함께 어울리는 종합예술이라 불리우는 뮤지컬, 거기에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작품인만큼 더욱 화려하고 아름다운 화면과 캐스팅은 이 뮤지컬 영화들을 더욱 반갑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 주인 바로 이번 주에 뮤지컬 영화 [나인]이 개봉했다.


나인 - 개봉일 09.12.31



천재 영화감독으로 추앙받고 있는 귀도는 9번째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각본에 몰두한다. 이탈리아라는 영화의 제목까지 지어놓고 언론에 신작에 대한 홍보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캐스팅도, 의상도, 분장도 모두 준비되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작 영화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각본은 그의 머릿속에서 창조되지 않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신작에 대한 부담감에 귀도는 압박감을 느끼고, 이 순간을 틈 타 그의 주변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뭇 여성들이 그를 영화가 아닌 사생활로 압박해오기 시작한다. 연기자 출신의 사랑하는 아내 루이사, 귀도의 외도의 내연녀 칼라, 그리고 그에게 늘 영화적 영감을 주는 뮤즈, 클라우디아와 그를 새롭게 유혹해오는 보그지의 기자 스테파니, 어린시절의 추억 속에 첫번째 이성으로 기억되는 사라기나와 그의 인생을 조용히 바라보며 지휘하는 어머니와 현재 그에게 또다른 조언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의상담당 디자이너 릴리까지.. 과거와 현재의 일곱 여성들이 흔드는 그의 삶과 한계에 부딪힌 9번째 신작 사이에서 귀도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아홉번째 영화대신 거짓말만을 창조한다.

올해의 마지막 날, 12월 31일에 참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영화, 나인이 오늘 개봉했다. (어제부터 상영했지만 어제는 전야제였고, 정식개봉일은 오늘로 되어 있음) 화려한 영상과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찾는 극장가에 귀가 즐거운 음악과 화려한 춤, 그리고 매혹적인 스토리까지 갖춘 뮤지컬 영화들은 살짝 언급했듯이 이런 대형 뮤지컬들을 실제로 만나기 힘든 지방민들에게는 언제나 기대되고 설레이는 장르의 영화인데 제한된 무대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뮤지컬을 스크린이라는 비교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무대로 옮겨오면서 더욱 풍성해지고 더욱 아름다워지기에 뮤지컬 영화만의 매력이 좀 더 특별하게 여겨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나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기리에 공연중인 동명의 브로브웨이 뮤지컬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순수창작 뮤지컬 영화들에 비해 흡인력이나 구성, 흥행성등이 어느 정도 보장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한데.. 여기에 이미 시카고라는 뮤지컬 영화로 잘 알려진 감독의 역량까지 보태져 만들어진 나인은 어땟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음악과 풍부한 영상, 그리고 화려한 캐스팅으로 흡인력 최고의 새로운 뮤지컬 영화가 탄생했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주인공인 귀도 주변을 감싸고 있는 많은 여성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모두 누구 한명도 눈길을 거둘 수 없는 매력적인 스타들이 연기했고, 이 엄청난 캐스팅이 재능있는 감독과 아름다운 배우들이라는 설정이 되어 귀도가 왜 카사노바에 가까운 여성편력을 자랑하게 했는지의 이유가 되어 설득력을 가지기도 한다. 나인의 여러 매력중 가장 큰 요소를 꼽으라면 무엇보다 음악과 어울어진 대단한 무대연출력이 아닐까 하는데, 실제 노래를 부른 배우들의 무대들도 감동적이었지만 역시나 무대에서 연출하는 노래부르는 모습이 가장 매력적인 역할은 퍼기가 연기하는 사라기나가 아니었을까? 블랙 아이드 피스의 보컬로 활동해온 그녀가 연기하는 퇴폐적이고 뇌쇄적인 사라기나는 왜 그토록 귀도가 여자에게 집착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열쇠같은 역할이기도 하다. 조연이고.. 단 한곡의 노래를 부를 뿐이지만 그녀가 왜 뮤지션으로 사랑받는가를 부족함없이 보여주는 장면이기도...뮤지컬을 보고 싶지만 주변에서 기회를 얻기 힘들거나 혹은 조금 과하다 싶은 관람료가 부담스럽다면 편안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올해 마지막의 영화 나인을 즐겨보는것도 좋을 듯 하다.

천재감독 귀도 역에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 (사실 이 배우는 조금 생소하다.), 귀도의 아내, 루이자 역에는 바로 얼마전 개봉했던 퍼블릭 에너미에서 조니뎁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바로 그 여인, 마리온 꼬틸라르가, 귀도의 내연녀 칼리 역에는 사하라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던 페넬로페 크루즈, 귀도의 뮤즈이자 유명 여배우인 클라우디아 역에는 여신이라는 별칭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니콜키드만이 출연한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페넬로페 크루즈와 니콜 키드만 모두 톰 크루즈라는 한 남자를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점, 한 남자와 모두 결혼생활을 했던 두 배우가 한 영화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도 굉장히 흥미로운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귀도에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의상디자이너 릴리 역에는 007에서 늘 카리스마 있는 상관의 모습을 부여주던 주디 덴치가 귀도의 기억속에 남은 어머니의 역에는 한때 최고의 여배우였던 소피아로랜아 출연한다. 여기에 퍼기와 케이트 허드슨도 각각 샤라기나와 스테파니라는 여인역으로 출연해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마리온 꼬띨라르 

 
페넬로페 크루즈

 
니콜 키드먼

 


주디 덴치

 
소피아 로렌

 
퍼기

 
케이트 허드슨

드림걸즈 - 개봉일 07.02.22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세명의 여성 디나와 에피, 로렐은 어느날 능력과 야망을 모두 갖춘 매니져 커티스의 눈에 띄게 된다. 이미 잘 알려진 가수 제임스 썬더 얼리의 백보컬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녀들의 매니져로 일하기로 한 커티스, 하지만 노래 뿐 아니라 외모도 강력한 무기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커티스는 팀을 키우기 위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디나를 그 동안 팀의 메인보컬로 함께한 에피의 자리에 세우려한다. 누가 보아도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디나, 그러나 상대적으로 외모는 떨어지지만 힘있고 강력한 보컬로서 팀의 노래를 이끌어가는 에피. 이미 균형을 이루어 오랜시간 활동해온 팀의 구조를 바꾸는 일은 에피의 반발을 불러오고, 에피는 커티스를 사랑하는 자신과 그것마저도 이용하려 하는 커티스의 모습에 좌절하여 팀을 이탈한다.

드림걸즈는 한동안 전 세계를 Listen이라는 단 한곡의 노래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매력적인 작품이다. 노래와 춤의 아름다운 조화이전에 모든 주요출연진이 이미 가수이거나, 앨범을 발매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라는 점에서 어딘지 어설플수도 있는 노래와 춤이라는 배우들에게는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요소들을 미연에 방지한 완벽한 뮤지컬 영화이기도 하다. 주연배우인 제이미폭스는 이미 말이 필요없는 음악전문 배우이자, 가수였고, 디나 역의 비욘세 놀즈는 영화의 설정처럼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외모에, 뛰어난 보컬 실력까지 갖춘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디바였으니 말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보컬 실력이 조금 뒤쳐지는 것으로 설정되었지만 사실 그녀의 보컬은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실력이기도 하다.) 여기에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던 제니퍼 허드슨이 더해지면서 완벽하고도 뛰어난 캐스팅이 마무리된 작품이기도 하다. 외모는 되지만 노래가 떨어지는 디나와, 노래는 되지만 외모가 떨어지는 에피의 모습으로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외모위주의 쇼비지니스 세계에 대한 정확한 지적과 함께 아름다운 노래와 영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던 작품. 원작이 따로 존재하는 뮤지컬 영화는 아니었지만 영화개봉으로 수 많은 사랑을 받고, 후에 뮤지컬로 다시 재탄생된 작품이기도 하다.

냉혹한 쇼비지니스세계의 위에 올라서기 위해 디나와 에피를 이용하는 냉혹한 매니져 커티스 역에는 연기력과 음악성 모두 두말할 나위 없는 명배우 제이미 폭스, 아름다운 외모에 묻혀 자신의 음악을 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디나 역에는 디바 비욘세 놀즈, 파워풀한 가창력을 갖추고도 외모라는 벽에 가로막혀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에피 역에는 제니퍼 허드슨이 열연한다.


제이미폭스


비욘세 놀즈


제니퍼 허드슨


물랑루즈 - 개봉일 01.10.26

물랑루즈라는 이름의 클럼, 그 안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매력적인 여가수 샤틴은 물랑루즈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높은 신분의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키고 더욱 큰 성공을 손에 쥐고자 하는 야심을 가진 여성이다. 그런 샤틴에게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나타난 크리스티앙이라는 이름의 젊고 매력적인 남자는, 세상을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꿈꾸는 젊은이이다. 야심찬 샤틴과 야심보다는 이상을 따르는 청년 크리스티앙, 그들은 서로를 만나는 순간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이미 샤틴의 야심은 그들의 사랑을 지켜낼 수 없을만큼 많은 위험을 주변에 끌어당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좋아하는 뮤지컬 영화를 2편이상 들어보라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가장 먼저 순위에 이름을 올릴 영화가 무엇일까? 아마도 바로 이 영화 물랑루즈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벌써 꽤 오랜 시간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여전히 강렬한 느낌을 남기는 영화이기도 하고, 뮤지컬 영화라는 한동안은 영화관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영화를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붐으로 끌어온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샤틴과 반항적이지만 누구보다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는 크리스티앙의 모습도 훌륭하지만 물랑루즈라는 배경역시 음악과 춤을 자연스럽게 끌어오게 만든 그래서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물랑루즈를 기억하면 강하게 떠오르는 한가지는 아마도 물랑루즈의 주제가인  Lady Mamalade가 아닐까? 크리스티 나 아길래나와 릴 킴, 핑크와 마야라는 걸출한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파워풀하게 부른 한곡의 노래 Lady Mamalade. 그 노래만으로도 물랑루즈의 기억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야심찬 물랑루즈의 가수 샤틴 역에는 나인에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니콜 키드만(10여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아름답다는게 놀랍다.)이 그리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크리스티앙은 천사와 악마, 아일랜드등으로 기억되는 배우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한다.


니콜 키드먼

 
이완 맥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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