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의 천사 시인 서덕출 님 처음어린이 10
고수산나 지음, 김희정 옮김 / 처음주니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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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덕출'... 정말 생경한 이름이다. 

하지만, '송이 송이 눈꽃송이 하얀 꽃송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하얀 꽃송이~'라는 동요는 얼마나 익숙한지...  어릴적 겨울이 되어 꾸물꾸물해진 하늘에서 하얀 것이 하늘하늘 내리기라도 하면 동네아이들과 어울려 부르던 노래였으니 말이다. 

바로 그 노랫말(시)을 지은 시인이 서덕출이라고 하니 깜짝 놀랍다. 게다가 어린시절 맞벌이하시던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졸업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 울산이었는데, 시인이 바로 울산에서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살았다고하니 새삼 반갑다. 

본문에도 언급된 교동이란 동네는 나도 살았던 곳이었고, 학성공원은 아버지를 따라 놀러가기도 하고 또 학교에서 사생대회때문에 단체로 갔었던 곳이기도 하고, 복산동은 친구집이 있어 가봤던 동네였었다. 새삼 오래전 추억이 떠올라 가슴이 찌르르 해온다.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나 귀하게 자란 서덕출 시인. 어릴 때 불운한 사고를 당하지 않았어도 보석같이 맑은 시들을, 암울한 시대에 희망을 담은 노랫말을 지을 수 있었을까...... 그러고보면 시련(뜻밖의 사고)이 전적으로 나쁜 것만은 아니란 생각도 하게 된다. 세상에 이름을 떨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나름대로 고통과 시련을 극복한 사람이 많으니 말이다.  

평생을 스스로 걸음조차 걷지 못하고 하인 용복이의 등에 기대어 용복이의 발을 자신의 다리삼아 문밖 세상도 만나고 저 멀리 금강산까지 다녀왔던 시인 서덕출. 그러고보면 온전히 불행한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살짝 해본다, 감히...

더구나, 늦게라도 결혼도 하고 또 아들과 딸을 둔 아버지로 가장으로 살지 않았던가? 비록 행복했던 시절이 너무도 짧았기에 안타깝긴 하지만 말이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하면 제일 먼저 방정환 선생님이 떠오르는데, 이렇게 또 아이들에게 동시를 지어 희망을 가슴 속에 품게 했던 시인 서덕출. 어두운 방안에서 아가씨처럼 수를 놓으며 나비도 꽃도 아름답게 담아냈다는 시인.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던 시인 서덕출. 

비록 서른네 해, 길지 않은 삶을 살다 '나무에도 들판에도 동구 밖에도~' 세상 어디에나 마음껏 나부끼는 하얀 눈꽃 송이처럼 펄펄 자유롭게 날아간 시인, 서덕출.
이렇게 또 그저 즐겁게 부르기만 했던 '눈꽃 송이', '봄 편지'의 동시를 쓴 시인을 알게 되니 새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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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큰둥이의 학교생활 웅진 푸른교실 11
송언 지음, 최정인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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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저학년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모습을 담아낸 이야기로 우리 모녀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송언선생님의 새 작품이라 무지무지 반가운 마음에 덥석 읽었다. 

오 시큰둥이라~
아니나다를까 국어시간에도, 수학시간에도, 체육시간에도 시큰둥하여 붙은 별명이렷다~
송언선생님이 지은 작품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아마도 웃음이 절로나는 아이들의 별명이 되겠다. 여태껏 만난 이야기 중에 '썩은 떡'만큼이나 웃기는 별명이 있을까?
그래서 송언선생님하면 썩은 떡이 제일 먼저 떠오르나보다. 

아무튼,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인 오 시큰둥이 역시 썩은 떡 못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덕분에 키득키득 깔깔깔~ 웃음보가 절로 터져나온다. 딸아이보다 먼저 낚아채 읽은 덕에 딸아이의 눈꼬리가 살짝 찢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랑곳않고 읽노라니 더욱 재미가 솟아난다.ㅎㅎ 

초등3학년이 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엄연히 초등중학년인셈인데, 아직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업시간에 안절부절, 왔다갔다 제 마음대로인 오 시큰둥이가 마냥 이뻐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야기 속이려니 하고 재미나게 읽으련다~ 

오 시큰둥이랑 김 뚱보, 생글공주와 새침데기...하나같이 웃음을 선사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그래도 이쁘게 보아넘기는 털보선생님이 예사롭지 않다. 요즘같은 때 털보 선생님같은 선생님을 만나기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라고나 할까...그러고보면 수업시간에도 제 마음대로 일어나 돌아다니고, 거리낌없이 반항(?)하는 오 시큰둥이는 털보선생님을 만난 것이 크나큰 행운이라는 것을 알기나 할까?? 

학교는 마냥 공부하고 시험보는 곳이 아니라 즐겁게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도 하고 마음껏 자유롭게 웃기도 하는 곳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으로부터 세상을 배우고, 나와 우리 그리고 관계에 대해서도 배우고, 잘 어울려 살아가는 것도 배우고, 자신의 꿈과 미래도 알아가는 곳이 바로 학교여야 하지 않을까...... 

제 마음대로 행동하는 오 시큰둥이가 밉지 않은 것은 다름아닌 털보선생님의 넉넉한 마음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왠지 아이들에게 학교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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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엄마다
펠리치타스 뢰머 지음, 송안정 옮김 / 오마주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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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노릇, 부모노릇하기가 요즘처럼 녹록찮은 때가 있었을까?
한마디로, 전무후무(물론 앞으로 더할 수도 있겠지만)한 일 가운데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내가 자랄 때만 해도 몇몇 열성적인 엄마들을 일컫는 '치맛바람'을 제외하고는 그저 평범하게 자식의 뒷바라지로도 충분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것도 옛일이 된듯,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요즘이다.
뒷바라지는 당연지사이고 앞에서부터 탄탄대로를 닦아주듯 나서서 자식의 미래를 열어주는 것이 당연한 부모의 몫이고 능력인 것처럼 열렬한 모습이다. 

과연 요즘의 부모들이 과거 부모들의 뒷바라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앞서서 요란을 떠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절로 고민스러운 요즘이다.
그러고보면 나는 요즘 부모들보다 과거 부모들의 모습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대놓고(떳떳하게?) 잔소리를 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한창 사춘기인 딸아이는 시기적으로도 예비중학생이어서 내 마음을 좌불안석이게 하낟. 여태껏 학원은커녕 방문수업 한 번 안 하고 초등 6년을 꿋꿋하게 버텨오고 있는데, 주변에 하나둘 학원이나 개인교습을 받는 아이들이 늘어가는 것을 보며 내심 피어오르는 불안감 앞에 나 역시도 초조하게 된다. 

그렇다고 무턱대로 '이제부터 학원을 향하여 앞으로 가!'하고 딸아이의 등을 떠밀기란 죽기보다 싫으니, 하루하루 늘어가는 것은 딸아이를 닦달하는 잔소리이다.
게다가 나는 당당함을 넘어 뻔뻔함을 두루 갖춘 엄마이다보니 엄마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인 딸아이이다. 

아닌게 아니라,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서도 또 잔소리를 하면서도, 때때로 영문없이 성질을 폭발시키면서도 당당한 내 모습이라니... 가끔 혼자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새삼 미안한 마음이 일고는 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엄마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보니 엄마라는 자리가 바늘방석에 앉는 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리란 생각은 결코 들지 않는다. 비록 바늘방석에 앉아본 경험조차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몹시 반가운 이 책, '나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엄마다~'. 정말 그렇고 말고..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그 자체로 편안한 안식처이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아니던가?

그런 엄마가 옆에 있다는 것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세상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일일진대.. 어떻게 된 게 요즘 초등학교 한 반에는 평범한(정상적인?) 가정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간간이 뉴스에서 전해오는 무슨무슨 통계를 들어보아도 한부모가정이니 조손가정이니 하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고, 이혼율 역시 나날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 현실이다보니 엄마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아이들에게는 든든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배우자의 마찰과 갈등이나 또 다른 문제로 인한 이혼, 별거, 죽음 등등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주지 못하는 이유가 과거보다 많이 증가한 현실에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처럼 좋은 옷, 재미난 장난감을 사주지 못해서, 다른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에 보내지 못해서 아이들에게 빚을 진 것처럼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 또 그런 불편한 마음때문에 아이에게 마음과는 달리 신경질을 부리고 부부간에 싸움이 되기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지고 보면 그게 다 이 망할 놈의 교육현실 탓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아이들의 교육은 온전히 부모들의 탓인양 몰아부치는 우울한 현실이라니...... 

자신의 살과 피를 아낌없이 빚어내어 세상에 내놓은 자신의 분신과 같은 자식들. 그런 자식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나는 것으로도 족한 것이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그런데도 무엇이 이토록 엄마로서, 부모로서의 자리를 불편하게 하는가?
아이들에게 떳떳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고, 주눅들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쓸데없는 죄책감과 필요없는 욕심때문에 자신은 물론, 자식들에게 까지 피해가 가는 불행은 더이상 없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과 복닥거리며 우울한 현실을 마냥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엄마들에게 제목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책이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엄마다~' 그럼 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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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무지개 안경 미래의 고전 18
박윤규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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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단한 무지개 안경'이 딱 하나만 있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드는 이야기이다.

안경다리가 알록달록해서 무지개 안경이냐고? 흠.. 그래서 무지개 안경이란 이름이 붙었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무지개 안경에 숨겨진 놀라운 능력! 그것이 바로 무지개처럼 꿈같은 이야기이기도 하지.

꿈인듯 괴짜 할아버지가 나타나 알려준 무지개 안경의 놀라운 능력~
그것은 바로 '빨투, 노인, 초지, 파진, 보천'~~
빨간색은 투시경, 노랑색은 인연경, 초록색은 지혜경, 파랑색은 진심경, 보라색은 천리경~ 으흐흐..... 이렇게 놀라운 능력이 담긴 안경이라니 정말 대단한 안경이 틀림없다.
나도 그런 안경 딱! 하나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후손으로 밀양에 뿌리를 둔 밀양 대씨인 주인공 대단한.(동화라고는 하나 그것이 사실일까 하는 궁금함에 찾아보니 정말 우리나라에 밀양 대씨성을 가진 사람이 400여 명(2006년 자료)이 있다고 한다. 게다가 고려에 귀순해 온 대씨들 중에 태씨로 성씨를 바꾼 사람들이 있다니 태씨들은 본관에 상관없이 모두 발해왕의 후손이라고 한다. 놀라워라~) 

대단한의 가족들의 이름도 만만치 않게 특별하다.
대무신왕 할아버지, 당랑삼촌 대범수, 봉황처럼 빼어나라는 이를과는 사뭇다른 아빠 대봉수, 그리고 호빵맨 대단한~ 

대단한 안경 무지개 안경을 우연히 갖게 된 후 평범한 아이가 아닌 신비하고 놀라운(물론, 반 아이들이나 식구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능력으로 담임선생님의 몸 속에 자라고 있는 종양도 발견하여 위험한 순간을 모면하게 하고, 결혼고민까지도 말끔하게 해결해 준다. 물론, 투시경과 인연경의 놀라운 능력으로 말이다~ 

비록, 대단한 자신의 천생연분이 누구인지 또 기말고사에서 천리경의 능력만 믿다가 쫄딱 망했지만, 삼촌과 선생님의 천생연분도 알게 되고, 난장판인 반 아이들의 소란스러움도 말끔하게 해결해 주고, 부모님의 치킨사업도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무지개 안경이 있는 대단한이 얼마나 부러운지. 

괴짜 할아버지, 나도 무지개 안경의 비밀을 틀림없이 지킬테니까 딱! 한 번만
무지개 안경을 쓰게 해 주세요~
그럼, 요즘 한창 사춘기로 알 수없는 딸아이의 마음도 속시원하게 한 번 들여다보고, 또 딸아이의 천생연분도 한 번 찾아보게요~

아... 그리고 요즘 한창인 월드컵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16강에 가게 되는지, 아니면 8강, 4강까지도 가게 되는지 미리 알아보게요~
네, 괴짜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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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 우리 근대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
정구원.최예선 지음 / 모요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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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건네준 낡은 지폐로 인해 우리의 근대문화유산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동기가 다소 과장이 아닐까도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지폐가 그저 흔한 지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은 물론 한 나라의 역사를 간직한 채 오랜시간을 건너 누군가에게로 왔다면.... 또, 그 누군가가 그 지폐를 그저 낡은 종이돈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사람이었다면......
그런 만남(?)을 아마도 운명같다고 하지 않을까. 

아무튼,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소지했던 종이돈을 챙겨두었던 어머니로부터 건네받은 그녀는 종이돈 속에 숨어있던 역사의 숨결을 느낀듯 그녀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낸 또 그 종이돈이 살아있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듯 남겨진 건물들 속으로의 여행을 감행한다. 그녀의 남편과 함께. 

건축을 전공한 남편과의 동행이었던 탓에 그녀가 들려주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세월과 시대의 변화를 묵묵히 혹은 거칠게 견뎌오고 있는 근대의 건물들은 역사적 의미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의 풍치를 세세하게 들려준다. 

우리에게 근대란 참으로 가슴 아픈 시대가 아니었을까.
우리의 근대를 흘러간 과거의 역사로 스치듯 배운탓에 진정으로 그 시대의 참모습(의미?)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의 근대를 오롯하게 자율적으로 살아내지 못한 깊은 설움이 느껴지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근대를 한 사람의 일생에 견주어 본다면 이제 막 세상을 향해 걸음마를 하는 시기였을까?
견고하게 닫힌 쇄국의 문을 두드리는 세계 열강의 끈질긴 구애(?)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문을 부수고 쳐들어 오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우리의 근대는 깊은 겨울잠을 자고 있었으리라. 

결국 강제로 무너지는 문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맞이하게 된 우리의 근대화의 모습이 어땠을지는 쉬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간을 거슬러 백년 전의 우리 땅에 근대화 바람을 무엇보다 분명하게 느끼게 하였을 건축물들은 하나같이 우리 고유(전통?)의 건축양식보다는 근대화를 강제적으로 가져다준 열강들의 것을 담고 있다. 간간이 우리 고유의 전통을 배려한 듯한 모습도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청춘남녀를 따라 들어간 근대의 건축물들은 오랜 세월의 간극만큼이나 고풍스러운 멋을 풍기기도 하고 또 요즘의 것과는 다른 이질적인 느낌(아니 왜 이런 것이 우리 땅에 있나 싶은)을 주기도 한다.

'시간은 건물에 담긴 자욱한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의미들을 사라지게 한다.(85쪽)'고 저자는 말하지만, 역사의 상흔만큼은 고스란히 간직한 채가 아닐까.....
그래서 고통스럽고 수치스런 기억을 지우려는듯 오랜 시간을 살아낸 그것들을 한순간에 부숴버리기도 하니 말이다.  

청춘남녀가 여유작작하게 탐하고 돌아온 건축물들 하나하나 찾아가고픈 마음 간절하여, 사진 하나 설명 한 줄도 음미하듯 읽다보니 근대건축물인지도 모르고 다녀온 곳이 제법 여러 곳이다. 오호~ 이런.
아니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건축물들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되었으니 당연한 것일지도...... 

책 뒤에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우리 근대문화유산 찾아가기>에 지역마다 다녀온 곳이 상세하게 담겨져 있으니 근대로의 여행이 고플 때 훌쩍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비라도 내리는 날엔 지금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벨기에 영사관을 찾아 르네상스풍의 풍취에 빠져도 보고, 커피향이 그리울 땐 이미 백 년전에 가배의 향이 은은하게 풍겨나왔을 정관헌을 찾아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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