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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한국사 1 - 한국사의 운명을 가른 최고의 맞수 대결
이희근.이정범 지음, 김대규 그림, 권태균 사진 / 끌레마주니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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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나 사건 중심으로 펼쳐지는 역사에 비하여 구체적인 인물로 풀어내는 역사이야기는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더구나 그것이 운명적인 대결과 갈등으로 마주쳐야 할 '맞수'들의 이야기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우리 역사를 배움에 있어 한두 번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마땅할 연개소문, 김춘추, 왕건, 궁예, 김부식, 묘청, 정중부, 이의민, 이성계, 최영, 이방원, 정도전 등 모두 열두 명의 인물들이 들려주는 당시의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며 각자의 선택으로 빚어지는 우리 역사의 흐름이 새로운 발견인듯 다가온다.
오천 년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바꾸었음직한 맞수들의 대결에 '과연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부제에 대한 해답보다도 더욱 가슴에 와닿는 것은 여태껏 우리가 배움을 통해 알고 있던 '역사'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진실한가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었다.
또한 학교에서 배웠던 단 한 줄로 단정지어진 역사라는 것이 객관적인 기록이나 평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당시 기득권층이나 치열한 대결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승자에 의하여 해석될뿐만 아니라 때로는 전혀 다르게 풀이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뛰어난 용맹과 비상함, 뛰어난 전략과 지도력에도 불구하고 삼국의 최후 승자인 김춘추에 의하여 결국은 무자비한 폭군으로 전락한 연개소문이나, 고구려의 부활을 기대하며 고려(후고구려)를 세운 궁예의 드높았을 꿈 또한 왕건의 고려에 가리워지고, 독자적인 연호와 황제의 칭호로 고려의 위상을 드높이고자 하였던 묘청의 서경천도 역시 당시 기득권층으로 세력을 유지하였던 김부식에 의하여 반역을 꾀하는 일대 사건(묘청의 난)으로 기록되는 등 우리의 역사는 승자에 의하여 쓰여진 것으로, 역사적 맞대결에서 결국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했던 패자들의 입장이나 그 숭고했을 뜻따위에 대한 염두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누가 이기고 지느냐에 대한 것보다 맞수가 되어 부딪쳐야 했던 인물들의 삶과 긴장감 넘쳤을 당시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에 어느새 빠져들게 된다.
돌이켜 보건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라는 것이 참으로 간단하고도 명료하게 배웠던 것임을 또한 깨닫게 된다. 또한 우리가 파헤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여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한쪽 눈으로만 역사를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심마저 들었다.
마땅히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을 죽여야만 했을 맞수들의 싸움.
싸움에서 살아남은 승자에 의해 우리 역사의 운명이 흘러야 했을 현실.
승자의 기쁨에 가리워진 패자의 모든 것!
그러나, '맞수 한국사'를 통해 모든 것을 잃은 패자가 아닌 역사 앞에서 영원한 맞수로 당당히 겨루었던 새로운 모습을 재발견하게 되니 어느새 역사 속으로 한 발 가까이 더 다가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