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엄마가 만드는 일등 아이 공부습관 - 공부습관을 바꾸면 아이의 인생이 바뀐다!
이명주 지음 / 아주좋은날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미 두 자녀를 사교육 없이 명문대, 그것도 법대에 합격시킨 부모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학생지도의 귀재', '명강의'로 명성을 얻고 있다는 저자가 쓴 글이어서인지 군더더기 없이 술술~ 읽히는 책이다.
특히 공부하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체득할 때까지 끼고 살아야 할 것같은  책이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무리 책과 담을 쌓고 산다고해도 자녀교육서 한 번 읽어보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쉴 새없이 노하우를 담은 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요즘이다. 게다가 교육현장의 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학교 선생님들까지 가세하여 부모들의 적극적인 교육참여를 부채질 하고 있는 실정이다보니 무릇 밥 잘 먹이고 옷 잘 입히고 심성을 곱게 키우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란 소리는 케케묵은 것이 된지 오래다.

자녀교육서를 오래도록(혹은 꾸준히) 읽은 부모라면 '결국엔 그 소리가 그 소리'라는 것이 결론일 것이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듯 제각각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국엔 하나같이 공부 잘 하는 아이, 명문대에 가는 아이로 키우자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래도 딸아이가 어렸을 때는 정서나 심성을 주로 하는 책들도 적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주(主)는 공부(학습)고, 그 외의 것은 공부를 위한 효율적인 수단 혹은 부재(副材)쯤으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고보면 어느새 부모의 역할이란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전부가 된 셈이다.

이 책 역시도 그런 추세에 확실하게 한몫하는 책이다. 제목조차도 '일등 엄마가 만드는 일등 아이 공부습관'아닌가..... "한 살짜리 아이는 엄마 품을 원하지만 열 살짜리 아이는 엄마의 능력을 원한다!"는 <프롤로그>의 제목은 한 술 더 뜬다. '아이 공부, 중학교 이전에 결판내라'는 1장의 소제목은 결정타가 됨에 부족함이 없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기는 1급수의 교육환경에 해당하고, 중학교는 2급수, 고등학교는 3급수의 교육환경에 해당한다.... 그래서 우리 자녀교육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아무리 늦어도 중학교 초기까지는 결판을 내야 한다." 이 구절은 그야말로 대다수의 부모들(결판은커녕 갈피조차 잡지 못하는 나와같은)에게는 쐐기를 박는 셈이다. 이제 당신의 아이는 제아무리 발버둥쳐도 맘 놓고 마시는 1급수가 될 수 없다는..... 하지만, 정작 본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는 의미인데 제목을 너무 함축적, 단정적으로 지은 탓이다. 이러한 점이 본문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이 책의 아쉬운 점이다.
특히, 각 장의 소제목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본문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것 같다. 너무 시대의 흐름(혹은 홍보적으로 치우친?)을 좇은 탓이 아닐까 싶다.

문득, 책을 읽고 또 읽다보니 화가 난다. 특별히 이 책의 내용에 불만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님에도.....
곧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딸아이에게 당장 읽으라고 표시를 해둔 곳만도 예닐 곱개가 넘는데도 말이다.

아이의 성적이나 대학 합격만으로 아이를 잘 키우는 목표를 삼고 밤낮없이, 휴일도 없이 아이를 책상 앞으로, 교과서 속으로 내몰아야 한다는 말인지......
물론, 과거의 어느 시절에는 학교 시험만 잘 보고 성적만 좋아도 절로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또 대학만 졸업해도, 영어만 조금 잘 해도 걱정없이 취업해서 잘 살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로라하는 명문대를 졸업해도 안심할 수없는 것이 오늘날 젊은 세대의 현실이고, 공부만 잘 한다고 좋은 학교, 취업이 대기하고 있는 시절이 아니다.
이제는 공부만으로, 성적만으로 인생을 설계할 수 없는 시대다.
그럼에도 공부만을 강요하는 우리는 어쩌면 첨단 시대의 아이들에게 돌도끼같은 도구만을 들려주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유행어가 강타한 적이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드넓은 세상에서의 자신을 돌아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학교는 분명 '배우는 곳'이다. 그리고 공부는 학문(지식)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는 의미도 분명하게 들어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태껏 아이들에게 학교란 학문(지식)만을 배우는 곳이라고 가르쳐 왔다.

이제는 학교는 기술도 배우는 곳이라고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알고 있는 공부하는 학교란 결국 절름발이 학교인 셈이다.
지식을 깨우치고 싶은 아이들은  학문(學文)을, 기술에 흥미가 있고 재밌는 아이들은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학교, 그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되찾아주어야 할 학교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학교란 지식만 배우는 곳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는 부모들이야말로 진짜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닐까?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모르는 것인지... 전문가라고 하면서도 절름발이 학교가 아무렇지도 않은듯  '공부만 하는' 학교,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 '공부만 해야 하는' 아이들로 이끄는 그들에게 정말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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