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마더 -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에이미 추아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서양인 부모는 자기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아이가 진정한 열정의 대상을 찾도록 인도하며 그 애가 선택한 길을 지원하고 긍정적 강화 효과와 풍요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본문 80쪽)

'중국식 양육법은 성공을 쟁취하도록 자극한다. 자신감과 근면함, 그에 따른 성공이 선순환을 이뤄 내는 구조다.' (본문 174쪽)

'단언하건대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순전히 딸들을 위해서라고 100퍼센트 확신한다. 소피아와 룰루와 함께 하는 일들은 대부분 내게는 우울하고 지치고 재미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아이가 하지 않으려는 일을 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요리조리 꾀를 부리는 아이에게 고된 일을 시키는 것도, 지레 겁먹고 하지 않으려는 아이에게(부모 역시 겁나는데) 할 수 있다고 설득하는 것도 어렵다.'(본문 176쪽)

올해 중학생이 된 딸아이때문에 심신이 지쳐있던 내게 속시원한 해답보다는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심정으로 받아든 책이다. 그리고 맨처음으로 얻게된 확신(?)은 다름아닌 '아이들끼리만 노는 것'에 대한 단속, 망설일 것없는 금지! 바로 그것이었다.

여태껏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딸아이를 키우면서 단 한순간도 망설임없이 아이를 키운적이 있었던가 싶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이자 갈등이 아닐까 싶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 어떤 선택의 순간보다 어렵고 힘든 순간이다. 과연 나의 선택이 최선일까.. 나 자신이 아닌 아이를 위해서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은 예습도 복습도 없다는 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분명하게 느끼고는 하는데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의 글을 읽으면서도 확신할 수 있었다. 첫째 딸 소피아와는 확연하게 다른 룰루로 인해 더없는 고민에 빠지며 자신을 돌아보는 에이미 추아.  룰루가 소피아와 마찬가지로 타이거 마더의 훈육을 거부(?)없이 받아들였다면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온순한 언니와 달리 한 마리 야생마같은 룰루로 인해 타이거 마더의 확신에도 위기가 찾아오고 결국엔 야생마의 순수한 기질을 어느 정도 수용(인정?)하려는 타이거 마더의 변화가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변함없이 확신에 찬 타이거 마더의 육아법(엘리트 육아법?)이 인상적이다. 

한편으로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 자신이 평범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확신은 그녀의 부모나 남편조차도, 또 아이들의 반항(거부)조차도 꺾을 수없는 확고한 것인지도 모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나름의 성공(아니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을 거둔 경험자로서 성공으로 가는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결코 양보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문득, 평범한(성공의 경험이 없는?) 부모들이 무엇보다 부족한 것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교육법이 과연 아이들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하는. 평범한 부모들의 육아법이란 대개 자신 스스로가 경험하여 얻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성공한 이들(혹은 전문가?)로부터 얻은 것이기에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타이거 마더의 교육법, 아이들과의 타협은커녕 그 누구도 못말리는 확신으로 가득찬 호랑이 엄마의 일방적인 채찍질이 요즘의 나의 혼란스러움을 잠재울 해답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며칠 전 친구들과 함께 방과 후에 시내로 쇼핑을 가도 되냐는 딸아이의 질문을 일언지하에 거절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한 번쯤은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허락하였을 터였다.

타이거 마더, 에이미 추아의 심히 일방적이다 싶은 교육법이 과연 내게 얼마나 유효할지 모르겠다. 여태껏 읽고 배웠던 많은 교육법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교육법이 중학생이 된 딸아이때문에 고민중이던 내게 한 줄기 새로운 빛처럼 다가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평소 내가 갖고 있던 생각에 확신을 더해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뭐든 잘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재미없다는 것이 중국인 부모들의 사고방식이다. 뭔가를 잘하려면 노력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결정이 아이의 선호보다 우선해야 한다. 연습, 또 연습, 끈질긴 연습만이 잘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일단 뭔가를 잘하기 시작하면, 아이는 칭찬을 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무척 만족해한다. 그때는 자신감이 생기고 한때 재미없었던 것도 재미있는 것으로 바뀐다.' (앞표지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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