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학놀이하자! 1 - 셈놀이(1.2학년) 지식과 정보가 있는 북오디세이 21
크리스틴 달 지음, 유혜자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공부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는 과목이라하면 단연 수학이 아닐까 싶다. 물론 영어도 그에 못지 않겠지만, 영어는 그래도 언어라는 특성때문에 노래나 동화로 다양하게 접해주는 부분이 있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린아이들에게 수학은 '1 더하기 1은 2'로 부터 시작하는 연산과목으로 자리잡힌다. 끝도 없이 수를 더하고 빼고 무조건적으로 외운 구구단으로 곱셈과 나눗셈을 실수없이 계산해야만 그나마 수학의 기초를 세우는 것으로 간주한다.
어쩌다가 답을 틀리기라도 하면 더욱 많은 문제를 풀게 하여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할 수 없는, 정답 불변의 법칙만이 있는 과목, 그것이 바로 수학이다. 

과거와 달리 아이들의 창의력이나 독창적이고 주관적인 의견(생각, 사고)이 강조되는 시대임에도 수학만큼은 제자리에 붙박혀있는 셈이다. 오히려, 더 복잡해진 문제를 더 빨리 더 정확하게 풀라고 재촉한다.
과연 수학이 빨리 풀고 정확하게 푸는 것만이 관건일까?  

다행히 과거의 수학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조건적인 연산이 아니라 사고와 이해, 활동이 가미된 수학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과거 우리가 느끼던 수학의 부담보다 훨씬 더 심하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과거 우리가 배우던 수학이 단순 연산을 바탕으로 했다면 사고와 이해, 활동이 가미된 수학이 오히려 부담을 더한 셈이랄까......
그러고보면 수학은 과거나 현재 그리고 어쩌면 미래의 아이들에게조차 전혀 달갑지 않은 과목이지 않을까... 물론, 수학적 사고(능력)를 지닌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배우는 수학이 왜, 무엇때문에 무조건적인 부담을 주는 것일까? 수학은 영원히 우리에게 불편한 과목일까?
사실 기본적인 연산은 오히려 우리의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가? 

이 책의 앞부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도, 사과 한 개를 둘이서 똑같이 나눠 먹고 싶을 때도, 정해진 사람 수만큼 식탁을 차릴 때도 우리의 두뇌에서는 수학적인 사고를 한다. 사탕이 한 개 10원이면 다섯 개는 50원이고 둘이서 사과를 둘이서 먹을 때는 두 조각으로, 넷이서 먹을 때는 네 조각으로 나누고.....등등.. 

수를 기본으로 하는 수학에서 1,2,3,4....와 같이 약속된 수를 정해진 규칙에 따라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의 개념(셀 수 있는 물건의 많고 적음을 의미하는 사전적 의미)을 생활에서 깨우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실, 1이 하나 혹은 한 개를, 3이 셋 혹은 세 개를 나타내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하나와 셋의 차이 혹은 그 각각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함이 먼저가 아닐까. 세 개의 선분과 세 개의 각으로 이루어진 모양과 네 개의 선분과 네 개의 각으로 이루어진 모양이 어떻게 다른지를 스스로 느끼는 것이 삼각형과 사각형을 구분해 내게끔 훈련하는 것보다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학교에서의 교육은 사회 속에서 살아갈 공통된 약속을 배우고 또 나중에 사회인으로 살아가야 할 기본적인 소양은 물론 지식을 함께 배우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우는 과목은 나름의 교육과정과 목표에 따라 가르치고 또 배워야 한다. 

그러나 학교에 입학하기 전만큼은 무조건적인 학습보다는 생활 속에서 깨우치며 이해하는 활동이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모든 과목(학문)이 우리의 생활 속에서 피어난 깨우침의 산물이라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수학적 활동, 수학적 사고를 발견하게 한다. 더불어 수학은 '수(數)'뿐만 아니라 도형, 측정 등의 활동이 포함된 포괄적인 과목임을 일찌감치 깨닫게 한다.

수학공부가 아니라 '수학놀이'를 하자는 제안이 참 편안하게 다가온다. 다짜고짜 1,2,3,4...가 아니라, 1 더하기 1, 2 더하기 3...이 아니라 연필, 크레용, 성냥, 주사위, 끈, 줄자, 콩, 가위, 실, 단추...등의 준비물이 흥미로운 게임을 기대하게 한다. 
주사위 두 개로 그리는 '하하호호 광대놀이'는 어느새 두 수의 덧셈은 물론 짝수와 홀수를 깨우치게 한다. 노끈으로 서로의 키를 재고 자신의 머리와 손목과 목을 재보면서 길이의 길고 짧음을 깨닫는 것, 똑같이 생긴 단추나 바둑알로 이렇게저렇게 놓아보면서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을 만들 수 있음에 즐거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놀면서 배우는 수학이 아닐까...

아이들은 놀면서 큰다는 말처럼 또 아이들은 놀면서 수학을 배워야 함에 한 표를 던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