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나들이 - 정겨운 한옥 마을 낮은산 그림책
임현아 글.그림 / 낮은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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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과 종로 북쪽에 있어서 '북쪽 마을'이란 뜻의 북촌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유래를 시작으로 궁궐과 가까워서 궁궐을 드나들며 나랏일을 돌보던 양반들이 많이 모여살았다던 북촌의 요즘 모습이 푸근하게 그려지고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그림이다. 내용이야 사라지고 잊히는 소중한 우리 문화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는 한옥들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북촌에 대한 이야기란 것쯤은 쉽게 짚어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잘~ 그린 그림같기도 한데 어딘지 약간은 어설프게 보이는 것이 솔직한 나의 느낌이다. 특히, 사람 모습을 그린 부분은 더 어설프게 느껴졌다. 물론,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이나 기법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한가로운 어느 주말 오후쯤일까? 배낭을 짊어진 엄마와 동생과 함께 북촌 나들이에 나선 주인공.(솔직히 이 부분에서 엄마가 아닌 아빠나 남자쯤으로 보았다. 뒤의 내용으로 미루어 엄마임을 알게 되었다는....^^;) 

나 역시도 북촌과 가까운 경복궁이나 인사동, 종로나 청계천은 셀 수없을 만큼 어린 딸아이를 데리고 다녔으면서도 정작 북촌의 심장부(?)에는 제대로 들어가보지 못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백 년도 더 된 '윤보선가'나 전통 인형을 만드는 집, 말로만 들었던 '부엉이 박물관'은 당장에라도 북촌으로 달려가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특히, 북촌 나들이가 끝나곤 한다는 오백 살이 넘은 커다란 느티나무 곁에서 요즘 세상과 달리 느리게 변하는 북촌을 느끼고프다. 

사실, 북촌이 어디 서울에만 있으랴~
우리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 전국 각 곳에 있지 않을까?
한옥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오랜 문화. 언젠가 한옥을 부수고 재개발을 하려는 것을 막아낸 외국인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우리 스스로도 무관심하게 여기는 한옥을 어느 외국인은 그 가치를 높이 여기며 소중히 보전해야 할 것이라 앞장서고 있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북촌을 의미있게 여기는 것은 비단 한옥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리라.
북촌이 간직하고 있는 오랜 세월의 흔적, 우리 역사의 발자국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딸아이가 커가니(사춘기가 되니) 함께 나들이 하기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무조건 엄마가 가자고 하면 따라나서던 때가 바로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가을볕이 좋기만한 요즘, 겨울을 알리는 찬바람이 불기 전에 북촌 나들이라도 한 번 가야겠다. 

참고로, 어설픈 그림탓을 하며 보았는데, 사랑하는 북촌을 그림으로 담고 싶어 수묵화를 배웠다는 책뒤에 담긴 <작가의 말>에 새삼 북촌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마음이 느껴져 나의 불평이 왠지 부끄럽게 느껴졌다. 나는 이 작가처럼 각별하게 마음에 담고픈 것이 있기나 했던가...하는 질문도 새삼스레 던져본다.

 

기와지붕이 정겨운 북촌의 한옥~

 

꼭 가보고픈 오백 살 넘은 북촌의 느티나무~

 

느리게 변한 서울의 모습을 간직한 북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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