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쥐 가족의 새집 에코그림책 1
이인 지음, 우덕환 그림 / 어린른이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더덕, 도토리, 돌배로 맛난 아침을 먹는 하양쥐 가족의 얼굴엔 미소가 한가득이다.
하지만, 땅을 울리는 요란한 소리에 아침을 먹던 하양쥐 가족의 표정은 일순간 정지된다. 하양쥐 가족들의 시선을 따라가니 저 멀리 산등성이 너머로 회전차의 일부가 보이는 걸보니 아마도 놀이공원이라도 짓고 있는 모양이다. 

무엇이 궁금한지.. 하양쥐 가족은 공사현장 가까이로 다가간다. 하지만, 공사현장 둘레에 임시로 만들어 쳐놓은 담이나 도로가 왠지모르게 두려움을 갖게 한다. 그래서일까.. 하양쥐 가족들은 선뜻 공사현장 가까이에 다가서지 못하고 도로 건너편에서만 놀이기구의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며 가슴을 설렌다.

그러나 사람들이 먹다 버린 빵 조각을 발견하고 달려가는 쪼르를 부르던 엄마 쥐의 걱정도 잠시 빵 조각을 맛보는 하양쥐 가족들의 얼굴 표정이 제각각이다. 제가 빵 조각을 가지고 왔음에 자랑스런 표정의 쪼르와 빵 조각 냄새를 깊게 음미하는 듯한 아빠의 표정, 약간은 겁이 나는듯한 엄마의 표정 그리고 여동생 미르의 즐거운 표정까지..... 

새로운 먹을 것을 발견하고 달려간 하양쥐 가족 앞에 자기네 구역이라며 나타난 험상궂은 쥐들은 보기에도 끔찍하다. 험상궂은 쥐들에게 쫓겨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자연이 주는 선물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아빠 쥐의 말엔 왠지모를 슬픔이 느껴진다. 마치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힘없이 나약한 이들의 몫인 것같아서 말이다. 

아무튼, 놀이공원이 완성되자 산속의 밤은 더이상 어둡지 않고 대낮처럼 환하게 불 밝히는 통에 별도 달도 숨지 못한다. 진짜 별과 달을 쫒아내고 그 자리를 대신하여 바쁘게 움직이는 놀이기구들을 바라보는 하양쥐 가족의 모습이 위태롭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무심코 버린 먹을거리와 과자껍질, 우유팩, 음료수 병들을 차지하려고 아귀다툼하는 쥐들의 모습에는 더이상 평화로움은 없다. 다만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과 끊임없는 싸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플라스틱 병과 휴지곽, 스티로폼 상자, 종이상자로 크고 멋진 집짓기에 경쟁하던 쥐들 앞에 나타난 새로운 강자, 깡쥐 무리!
예전에 하양쥐 가족들 앞에 나타났던 기세등등한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만 사나운 깡쥐 무리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힘없는 쥐들의 모습이다. 

또다시 새로운 지배자가 된 깡쥐 무리들은 자신들의 왕국을 지을 꿈에 부푼다. 하지만 새로운 왕국에 대한 꿈은 이룰 수 없는 꿈이 되고 만다. 노오란 개나리 꽃 아래 쥐들의 소굴을 발견한 사람들에 의해 쓰레기는 말끔하게 치워지고 쥐들도 쫓겨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쫓겨간 곳은 하양쥐 가족들이 따뜻하게 반겨주는 예쁘게 꾸민 새 집이었다. 자연의 선물에 만족하지 못하고 인간들이 먹다버린 것들을 차지하려고 아웅다웅 싸우던 쥐들이 그렇게 자연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하양쥐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문득 떠오르는 것 하나! 요즘 우리 국민들을 불편케 하는 아니 심히 걱정케 하는 국가의 대대적인 사업중 하나인 4대강 개발. 하루라도 잠잠할 날이 없이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 주에는 종교계까지 무지몽매한 국가의 개발사업을 이제 그만 멈출 것을 종용하고 나섰음에도 국가의 지도자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결코 국민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듣지 않으려 한다. 

진정한 지도자이고 정치인이라면 일개 서민들의 소리에도 귀와 마음을 활짝 열고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의 행태를 보면 자신들의 정책에 반대되는 소리에는 귀마저 닫아버리는 지도자이고 정부이다.
설사 자신들의 정책이 전적으로 옳다하더라고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한다면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라도 설득하고 또 이해하도록 노력하여야 옳지 않을까?

귀까지 막고 독불장군처럼 온나라의 강을 삽질로 흐려놓는 정부의 모습에 자연의 섭리조차 무시하려는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음에 씁쓸하기만 하다. 

진언하건대,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것이 결코 나약한 이들의 몫이 아님에도 어떻게 된 세상이 양심껏 살아가는 것이 어리석게만 해석되고는 한다. 땀 흘려 일하기 보다는 요령을 피워 재주껏 재산을 늘려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박수를 보내는 세상, 진정으로 쓸어버리고 치워야 할 것은 나날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가치관이 아닐까 싶다.



<위> 자연이 주는 푸짐한 선물로 맛난 아침식사를 하는 하양쥐 가족~
<아래> 갑작스레 나타난 쥐떼에게 쫓겨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빠 쥐가 한

"우리는 자연이 주는 선물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에 왠지모를 슬픔이 느껴진다.



<위> 아침식사를 하던 하양쥐 가족을 깜짝 놀라게한 공사장의 소리가 들려오는 곳에는 회전차의 모습이 보인다. 

<아래> 완성된 놀이공원의 불빛에 달도 별도 숨을 곳이 없다.



놀이공원 옆에서 주워온 빵 조각을 먹는 하양쥐 가족의 얼굴엔 행복이 가득하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자기네 구역이라며 험상궂게 나타난 쥐 무리~
노오란 개나리 꽃 아래는 어느새 쥐들의 소굴이 되고만다.



사람들이 무심코 버린 것들로 인해 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먹이에, 다툼까지 벌여가며 차지하는 멋진 집이 된다.
하양쥐 가족을 몰아내고 자신들이 최고인양 기세등등하던 쥐들앞에 나타난 깡쥐 무리!



자신들의 왕국 건설을 꿈꾸던 깡쥐 무리들은 인간들의 갑작스런 청소로 힘없이 무너지게 된다.



사람들에게 쫓겨난 깡쥐 무리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하양쥐 가족이야말로 자연의 선물이 주는 넉넉함을 함께 나누는 자연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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