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군사軍史, 그 진실은??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
탕민 엮음, 이화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0월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라고 하면 과연 어떤 '순간'들이 있을까?
아마도 제일 큰 운명을 바꾼 것은 무시무시한 전쟁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핵폭탄과 같은 것을 만들어낸 과학과 발명의 순간들 등등이 아닐까.

전자의 '전쟁'은 그 규모면에서도 엄청나다. 과학이나 발명은 과학자 개인의 일일수도 있으나 그 결과 또한 무시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고보면 인류의 역사는 매순간 크고작은 운명을 바꾸는 끊임없는 사건들의 연속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란 이 책은 아마도 시리즈로 구성될 모양인지 <군사편>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데, '군사'라는 말에 (軍士)의 의미를 먼저 떠올렸는데 읽다보니 (軍史)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반대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軍士의 의미이건 軍史의 의미이건 두 낱말의 공통점은 아마도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아니 필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리라.
요즘도 나라마다 군사軍士를 두고있지만 과거처럼 힘의 논리에만 치중해 무차별 공격과 같은 침략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인류의 평화를 위한 견제의 의미가 더 크다하겠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분단국이면서 기나긴 휴전기간으로 아직도 전쟁중임을 잊고사는 우리나라. 그래서 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우리나라가 마냥 평화로운 나라인줄 알고 큰다. 하긴,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더욱 호기심이 가는 이 책은 그야말로 인류의 역사를 바꾼 크고작은 전쟁을 비롯하여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은 인물이며 사건의 배경, 배후 등등 오랜 인류의 군사軍史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저자가 중국인이다보니 세계대전과 고대전쟁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중국의 전쟁사와 관련한 내용에 할애를 많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명장들의 비밀'을 다룬 6장에서는 인류의 운명을 바꿨다기보다는 중국의 운명을 바꾼 인물들이 대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더불어 아직도 진위며 내막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들이 많기도 하겠지만 적지 않은 글의 말미에 '더욱 구체적이고 상세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다' 거나 '심도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를 기대해 본다'는 구절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이 약간 거슬린다고나 할까.......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에 막대한 영향을 준 군사軍史는 결코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임을 새삼 상기하게 되는 동시에 인류의 역사와 함께 쓰여지는 軍史속에서 세계의 기득권을 차지하려는 열강들의 욕망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묵직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