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삶이 나에게 묻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 자신은 세상을 향해 던져진 하나의 물음이며, 나는 그 물음에 나의 해답을 제시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지 세상이 주는 답에 따라 살아갈 뿐이다. --- 칼 융
인간 마음의 심층을 탐구한 심리학자 칼 융은 그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 바로 우리 내면의 원형이라고 보았다. 인간의 무의식 속에는 원형에 해당하는 자아가 있으며, 이 미성숙한 자아가 성숙한 자아로 나아가는 것이 삶의 여정이라는 것이다.
융은 오랜 정신분석 경험을 통해 개인의 행동, 사고, 신념, 감정 등에는 몇 가지 공통된 유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키타이프(archetype)' 즉 '원형'이라 이름 붙였다.
우리는 각자의 개인적인 무의식과 함께 '모든 개인 안에 공통되게 존재하는 집단적 심리 원형'을 가지고 있다. 그 원형들이 희망이든 두려움이든 내 마음을 지배할 때 그것들은 내 삶으로 표현되고 나를 통해 개인화된다.
인생은 원형이라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삶의 숨은 진실과 우주적 계획 속에서의 우리 자리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끝없는 모험을 떠나는 여행자이다. ---캐롤라인 미스
융 학파의 심리학자 캐럴 S. 피어슨은 융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여섯가지 심리적 원형을 이야기 한다.
고아 원형은 '내가 모르는 나'가 있다라는 말처럼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하고 버림받은 듯한 외로움으로 가득한 심리적 추방자이다. 자신을 희생자로 보며, 삶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이 원형의 이야기는 '내가 어떻게 고통을 받았는가?'이다.
방랑자 원형은 마치 자신의 삶에 갇힌 것처럼 느껴 이상적인 세계를 찾아 떠나는 유형이다. 다른 삶을 살겠다는 선언을 반복하는 사람으로 이 원형의 이야기는 '어떻게 나의 길을 발견했는가?'이다.
전사 원형은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해 싸우는 유형이다.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과 책임감이 강하다. 이 원형의 이야기는 '내가 어떻게 목표를 이루었는가?'이다.
이타주의자 원형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세상에 주고 싶은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형으로 이 유형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도움이 될 때 행복한 유형이다. 마더 테레사 같은, 김수한 추기경 같은 분들이라고나 할까? 이들은 '내가 어떻게 베풀었는가?, 어떻게 나를 희생했는가.'에 따라 인생을 살아가고, 자신의 인생을 본다.
순수주의자 원형은 좋아하는 것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심리적 추방과 시련을 거쳐 순수 세계로 귀환함으로써 상처 입은 내면 아이를 치유한 사람으로 이 원형의 이야기는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이다.
마지막으로 마법사 원형이다. 마음을 바꿈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변화시켜 나가는 사람으로 삶의 주인을 자신으로 설정하는 유형으로 이 원형의 이갸기는 '어떻게 나의 세계를 마법처럼 바꾸었는가? 이다.
이 6가지 원형은 한 사람의 내면에서 평생 동안 한 가지가 지배하기도 하지만, 단계적으로 나타나 그 시기의 자아를 형성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또한 여러 원형이 함께 활성화되어 다양하게 자아의 여러 모습을 구성하기도 한다. 길이 막히고 방향을 잃을 때마다 당신 안의 고아는 회복력을, 방랑자는 독립심을, 전사는 용기를, 이타주의자는 연민심을, 순수주의자는 삶에 대한 믿음을, 마법사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마음의 힘을 당신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사실 사람에게는 수십, 수백의 원형과 이 원형들의 복합적인 형태의 원형도 나타나지만 이 책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6가지 원형으로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인가, 또 타인을 어떻게 알아가는가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다.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우리의 삶에 진정한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삶을, 단 하루를 살더라도 삶을 진정하게 경험하고 나 자신이 오롯이 느끼며 사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안의 어떤 원형은 기쁨의 이야기를 펼쳐 나갈 것이고, 어떤 원형은 몸과 망므을 짓누르는 고통의 줄거리를 창조할 것이다. 이 표현이 정말 좋았는데 인생은 쇄빙선같이 그 기쁨과 고통을 모두 부숴나가며 길을 내어 목적지에 이르는 것이다.
자아는 우리에게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계속 완성해 나가야 하는 여정이다.
이 책은 일종의 '마음 사용 설명서', 혹은 영웅의 여행에 필요한 지도이다. 저자는 그 여행을 도와줄 내면의 안내자들, 즉 우리 자신안의 '여섯 가지 원형'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진정ㅇ한 자아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겪는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자아는 한순간에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 내면의 협력자들과 연결되는 법을 알면 미래에 대해서도 덜 두려워하게 된다.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더라도 그것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 자신의 내면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 안의 원형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삶과 화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알지만, 그것은 현재 자신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원형들이 우리 삶의 다양한 단계와 상황을 지배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원형은 우리에게 선물을 안겨 준다, 따라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방식에 따라 살지 않은 것 때문에 자신을 질책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그때 비로소 자신이 어떤 재능을 키워 왔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p.37
자신의 삶을 결정짓는 원형의 이야기 구조를 알아차리면 실수를 하거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어쩌면 고아원형이 우리의 삶에서 여러 번 활성화되었을 수도 있다.
또 어떤 때는 전사 원형이, 어떤 때는 이타주의자 원형이 활성화 되었을 수 있다.
우리는 가끔 버림받고, 배신당하고, 희생될 때도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내면의 원형을 이해하게 되고, 또 그것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
원형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확인했으니, 타인도 밖의 세상도 알 수 있어야 한다.
인간 내면의 원형을 알아차림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직장상사나 동료, 배우자, 자녀나 부모와 잘 지내는 데도 원형에 대한 통찰이 도움이 된다. 단순히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형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가능하다. 만약 내가 남편과 의견을 나누려 하는데 그가 언제나 최종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여긴다면, 전사 원형이 그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도움이 된다. 나는 그를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그에게 우리가 같은 팀이고, 성공해도 함께 성공하고 실패해도 함께 실패할 거라는 사실을 상기시킬 것이다. 따라서 그는 나를 희생시키며 성공할 필요가 없게 된다. ---p.43
사무엘 베케트의 실존주의 연국 <고도를 기다리며>는 극 중의 어떤 것이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기 때문에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길가에서 고도가 오기를 기다린다.
극이 결말을 향해 갈 때 블라디미르가 말한다.
"만약 고도가 오지 않으면......내일 우리 목매달고 죽자."
에스트라공이 묻는다.
"만약 그가 오면?"
블라디미리는 대답한다.
"우리를 구원해 주겠지."
마침내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객석에 앉아 이 연극을 보고 있으면 이렇게 소리치고 싶어진다.
"따분하게 굴지 말고 네 삶을 찾아! 일자리를 구해! 여자친구라도 만들어! 결코 일어나지 않을 구원을 마냥 기디리지만 말고 뭐라도 해!"
그렇긴 하지만 이 연극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인생이 공허하고 구원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끝까지 희망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진실성을 위해 고독한 여정을 선택하는 것은, 그 선택으로 인해 혼자가 되고 사랑받지 못한다 해도,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방랑자 원형은 세상을 보기 위해 홀로 길을 떠나는 중세의 기사, 서부의 카우보이, 탐험가 이야기에 잘 나타나 있다. 그들은 '진정한 자아'라는 선물을 만난다.
우리는 자아를 가지고 이 세상에 오지만, 그 자아는 충분히 발달한 정체성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잠재 가능성에 불과하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않으면 자아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주어진 역할을 잘 해냈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자존감을 느낀다. 따라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첫걸음이다. ---p.105
고대 영웅 신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전사는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괴물을 죽인 후 고향에 돌아와 결혼한다. 이것은 상징적인 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투쟁에 대한 보상으로 비로소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기술, 그리고 자신과 타인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기술 없이는 진정한 사랑의 관게가 불가능하다.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사이에 적절한 경계선을 긋는 기술은 사람들의 긍정적인 관계를 맺게 해 주며, 궁극적으로는 삶 자체를 사랑하고 음미할 수 있게 한다.
이타주의자는 누군가에 헌신하며 지금 눈앞에 존재하는 경함있는 인간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실한 마음으로 그렇게 할 때 그 헌신은 변화의 힘을 갖는다.
뇌를 표현한 것 어디 다른 책에서 본 것 같은데 우리 내면의 전사 원형이 바로 파충류의 예라면 이타주의 원형에는 인간적인 특성에 가려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그 이면에 포유류의 뇌가 숨어 있다. 새끼에게 젖을 먹이면서 서로 꼭 껴안고 자고,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맺는 것들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