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십은 아니지만 올해 만 나이로도 앞자리가 4가 찍히게 됐다.
책에는 50대에 인생의 전환이 온다고 했는데, 40대는 40대의 고민, 방황, 그리고 이 길이 맞는가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줄 알았고, 삶의 전반에 있어 '행복'이라는게 있을 줄 알았다.
물론 나는 소위 말하는 안정적 대기업에, 토끼같은 자식들이 잘 자라주고 있고, 수도권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매우 안정적이고 걱정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회사에 어느덧 후배가 늘어가고, 배우자에게, 자식에게 좋은 어른, 선배가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사람과 사람사이는 더욱 어려워졌고, 소통 능력은 떨어져 감을 느낀다.
호암 이병철 회장이 인간의 지혜를 거의 다 모아놨다고 생각하는 단 한권의 책 <논어>, 그리고 단순한 병법서인줄 알지만 인간세상의 지혜를 담아 놓은 <손자병법>같은 수 천년을 이어온 고전 속에 결국 원칙과 근본 원리가 담겨 있다.
2,500년 전에도 사람들은 하루 세끼 밥을 먹고,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울고 성공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역시 오늘을 사는 우리도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비행기로 세계가 1일 생활권이 됐다지만 결국 사람이고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책에는 공자의 50가지 지혜와 손자의 50가지 전략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100가지 지혜를 담았다.
일본의 동양고전 해설 대가인 91살의 저자 모리야 히로시는 흔들리는 오십을 다잡아주는 멘토임을 자처한다. 언뜻 보면 성격이 매우 다르게 보이는 『논어』와 『손자병법』을 한 권에 엮었다는 점이다.
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 할까?
둘 중 하나만 읽으면 한쪽만 보게 된다. 현대에서는 한쪽의 지혜만으로는 부족하다.
‘함께’ 읽어야만 잡을 수 있다. 한 권만으로는 치우치기 쉽고, 이 둘을 모두 아는 사람만이 그나마 인간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든, 우리가 늘 추구하는 행복이든, 부와 명예든, 삶의 의미든 말이다.
『논어』는 사람의 인(仁)과 덕(德)을 기르라는 책인 줄 알았는데, 능력을 기르고 둥글게 살라고 가르친다.
『손자병법』은 적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기술한 책인 줄 알았는데, 되도록 싸우지 말고 생각을 하고 싸우지 않고 이기라고 한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책이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간애’를 말하고 있으며, 정말 중요한 건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논어의 처음은 그 유명한 배움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온다.
子曰(자왈)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면 不亦說乎(불역열호)아
有朋自遠方來(유붕자원방래)면 不亦樂乎(불역락호)아
人不知而不溫(인부지이불온)이면 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아”
<學而篇(학이편)>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온다면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공자는 현실 세계에서 빛을 본 정치가나 입신양명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 동양 3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성취를 만들었다. 인과 덕을 닦아 세상의 스승이 된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어떻게 하면 군자가 되는가, 참다운 인간, 스승, 선배가 되는지를 역설하고 있다.
항상 침착하게 대비하고, 시야를 넓히고 선인의 지혜를 보라 가르친다. 인간으로서 신뢰를 높이려면 성실해야 하고,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에게 배우고 발전하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실패와 실수를 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것을 고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역사에서 사례를 찾으라고 가르친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보라 가르친다.
무엇보다 평생에 걸쳐서 중요한 것은 서(恕)라고 말한다. 즉,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심 진리라고 생각한다.
사회생활에서 진정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논어라고 생각한다. 물론 2,500년전 이야기라 오늘날과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진정한 진리가 담겨 있다.
《손자병법》은 어떤 일이든 기세가 있다. 싸움에도 기세가 있다고 말한다.
《손자병법》은 기세를 몰아 싸우라고 했다. 기세를 몰아 싸우면 생각지도 못한 힘을 발휘해 그만큼 이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은 또 이렇게 이야기했다.
“기세를 타면 병사는 비탈길을 구르는 통나무나 돌처럼 생각지도 못한 힘을 발휘한다. 통나무나 돌은 평평한 곳에서는 멈춰 있지만, 비탈길에 놓으면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모양이 사각인 것은 정지해 있지만 둥근 것은 구른다. 기세를 타고 싸우는 일은 둥근 돌을 천 개의 골짜기 아래로 굴리는 일과 같다.”
손자병법은 결국 싸우지 말고 이기라고 한다. 불가피하게 싸워야 할 때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고 한다. 특히 적을 얕잡아 보는 교만에 빠지만 필패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나의 전력은 최대한 객관화해서 봐야 한다. 유연하게 대처하고, 잘났다고 으스대지 말고 준비하고 집중하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사람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써야 한다. 현대사회는 특히 더 그러하다.
인생의 중반 나를 먼저 제대로 진단하고, 나와의 관계를 파악하고 또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자의 말씀인 '서'를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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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정말 의미깊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