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달라졌다 - 뉴노멀 시대의 장사법
현성운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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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New Normal)은 시대 변화에 따라 부상하는 새로운 표준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를 읽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매장만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저자 현성운 대표는 외식업 현장에서 '현검사'로 불린다고 한다. 작은 티끌 하나도 귀신같이 잡아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18년간 외식업에 종사하며 늘 매장 현장을 관찰한 결과 서비스에는 '최고(Best)'가 아닌 '더 나은(Better)' 것만 있기에,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 모두가 행복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2020년 세계의 가장 큰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이전의 소비자와 확연히 다른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고,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만이 아닌 혀가 즐겁고, 오감이 즐거워야 한다.

최근 한 자동차 광고에서 친구와 국밥 한 그릇을 먹으러 새벽에 차로 2~3시간을 타고 가서 먹고 오는 광고처럼 이제 같은 품목이라도 특이한 공간, 개성 있는 서비스를 선호하며 좋아하는 브랜드의 ‘팬’을 자처하고 팬덤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기에 코로나19의 출현은 소비패턴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는 최상의 그리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이나 또는 고객과 대면하지 않고도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킬러 Contents, 또는 선택받을 수 있는 트리거를 갖춘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

1장 더 까다로워진, 더 섬세해진 고객이 온다에서 백명의 고객을 백 번 만족시키는 서비스가 나온다.

고객은 작은 배려에도 잊지 않고, 그곳을 다시 찾게 되고, 지금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해서 미래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것까지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을 때 롱런 할 수 있다.

매장의 목표는 고객을 기쁘게 하고, 미소를 담고 접객의 기본인 배려를 잃지 말아야 한다.

현검사의 Detail로 한 번 더 정리를 해준다.

 

저자는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을 누비며 취재했다. 그리고 자신의 깐깐한 경험을 녹여 어떻게 서비스를 해야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2장은 유니콘 직원이 가게를 살린다로 오래, 열심히, 잘하는 직원을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자신이 처음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서 일하다 친절한 자신만의 매장관리 노하우로 최연소 점장이 됐고, 이후 많은 외식업계에서 직원을 교육한 경험을 살려 요식업 서비스의 실제를 말해준다. 직원의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도 그가 서비스를 발휘할 수 있게 적절한 재량을 주는 법이 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다.

 

최근에 회사에서 우리회사의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수립하고 개정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책에도 그런 부분이 나온다.

 

내가 외식업 대표들과 관리자를 교육할 때 항상 강조하는 게 있다.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할 때는 ‘어떻게’에 앞서 ‘왜’를 먼저 이야기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하기 이전에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의미와 목적을 설명해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의미와 목적의 인식이 태도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단순한 업무라 해도 어떠한 의미가 담겨 있는지 어떤 업무와 연결되었는지를 이해하면 시야가 넓어지고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머리로 이해가 되면 행동으로도 쉽게 연결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교수 애덤 그랜트의 연구에 따르면 동기부여를 단 5분만에 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방법은 바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p.181

 

그렇다. 단순히 돈을 많이 주는 직장, 또는 음식서비스를 하는 요식업이라는 것보다 내가 하는 일이 결국 고객을 만족시키고 그 사람에게 가치를 주는 것이며, 일하는 직원 역시 나도 여기에서 뭐 하나라도 더 배워서 나가서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선순환의 구조가 필요한 것이다.

 

3장은 고객이 원하기 전에 먼저 파는 것으로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판매 전략을 말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의 식당으로 유명한 새마을 식당에서 7분 돼지김치가 왜 맛있는지에 대한 스토리텔링 판매가 눈에 들어왔다.

또한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고객 관계 관리 전략도 모든 서비스업과 심지어 제조업에도 적용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최근의 트렌드인 배달매장에 대해서도 팁을 알려준다.

 

4장과 5장은 지속 가능한 매장과 체계에 대해서 말해준다. 또한 매장의 매력적인 콘셉트와 차별화를 만드는 공간의 디테일 등에 대해서 보여준다.

또한 손익계산서를 활용한 결국 이기는 장사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오래가는 사업을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과 과학적 관리 기법이 필요하다.

저자는 일본과 중국 등 외식업 선두업체들을 방문해서 성공요인까지 분석하는 부지런함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요식업에서 오래 일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하고 뛰어난 관찰로 요식업 성공을 위한 서비스, 그리고 이기는 장사를 위해 말해주고 있다.

좋은 경영컨설팅을 받은 느낌이다. 마케팅을 10년 넘게 하고 있는 나로써(물론 나는 B2B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서 자세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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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멀 -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것
김현기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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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 고향이지만, 태어나자마자 도시로 온 나는 살면서 동물을 길러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부모님이 깨끗한 환경을 좋아하시기도 했고ㅡ동물이 있어 지저분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로 키우는 개나 고양이를 키우면 털도 날리고, 똥오줌도 치워주어야 한다, 동물 특유의 냄새도 어쩔 수 없다ㅡ나 역시 앞에서 말한 저런 관리를 잘 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동물원을 가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어릴 때 부산에서 봤던 동물들, 커서 에버랜드(라떼는 용인자연농원이었다), 어린이대공원을 가서 본 호랑이, 사자는 너무 멋지고 좋았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동물을 키우고 싶어할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사람간의 왕래가 줄어들고, 비행기가 절반도 안 뜨게 되자 사라졌던 야생동물이 다시 발견된 일,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로 멸종된 동식물이 많아졌다는 것은 이제 ‘생존’의 문제가 아닌 극단적인 방향으로까지 왔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2001년부터 MBC에서 시사교양 PD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MBC 스페셜〉, 〈휴먼다큐 사랑〉, 〈PD수첩〉, 〈닥터스〉, 〈김혜수의 W〉, 〈불만제로〉 등의 프로그램을 꾸준히 제작해왔다. 최근 들어 인간과 세상의 ‘관계’ 및 '삶의 본질’에 주목한 작품들로 시청자에게 강한 울림을 주고 있는 유명 PD님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 다큐멘터리들 속 사자와 코끼리는 대부분 순수한 야생의 동물이 아니다. 이들은 국립공원이나 사파리에 살며 레인저(기습이나 정찰을 위하여 특수 훈련을 받은 부대원, 야생동물의 보호를 위해 훈련받은 특수 조련사의 의미로 쓰였다)

들로부터 24시간을 보호받는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사파리카를 타고 이 동물들을 뒤 쫓는다. 끝없이 터지는 플래시와 탄성속에서 낮잠을 자고 사냥을 하는 이 동물들은 관찰과 촬영에 숙련된 배우와 유사하다.

 

'휴머니멀'은 이런 왜곡된 현장 대신 생존을 위한 냉엄한 투쟁을 포착하는 것을 목표로 인간의 탐욕에 의해 죽어나가고 포획되고, 길들여지는 그런 야생동물을 그리고 있다. 촬영허가를 받기조차 쉽지 않은 상태에서 정말 '날것' 그대로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2018년 12월부터 1년이 넘는 시간동안 4개 대륙 10개나라를 넘나들었다. 아프리카 코끼리부터 태평양의 돌고래까지...보츠와나, 짐바브웨, 케냐, 남아공에서 태국, 일본을 지나 이탈리아, 미국에 이르는 지구 다섯 바퀴의 대장정을 저자는 경험했다.

수많은 PD, 방송관계자, 작가들의 피와 땀이 집약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사실 이 방송이 한창 나올 때 생후 3개월의 아기들과 씨름하느라 평소 시사다큐, 교양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전혀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잊혀져 갔는데, 책으로 만나보니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진실 앞에서 아프고 아팠다. 

 

생후 5개월부터 끔찍한 학대에 시달려 죽을 때까지 관광객을 태우고 묘기를 부리는 아시아의 코끼리는 야생동물이었던 코끼리를 사람의 입맛에 맞게 다루기 위해 어릴때부터 고문같은 훈련을 받는다. 파잔이라고 한다. 

 

산 채로 코가 댕강 잘려나가는 코뿔소, 상아를 뿌리까지 뽑기 위해 살아있는 상태로 코끼리의 얼굴을 도려내가는 밀렵을 보면서는 분노와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 이타심이라는 것이 큰 동물도 인간이지만, 가장 잔혹하고, 나쁜 것도 바로 인간이다.

어릴 때부터 먼바다에서 잡혀와 가족을 잃고 모질게 학대당하는 돌고래 쇼의 돌고래와 아프리카의 국민 숫사자 세실, 헌터의 총에 맞아 박제를 위해 사자를 무참히 사살하는 트로피 헌팅의 현장을 보여준다.

오직 탐욕을 위해 동물의 삶을 생태계를 파괴하는 잔혹한 인간들과 한편으로는 위기의 동물을 구하기 위한 착한 사람들의 치열한 사투를 담고있다.

 

영장류 학자 제인 구달은 말했다. 야생동물에 대한 동정, 사랑, 존중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인류가 온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 회복이 불가능해 보이는 생태계의 위기를 다함께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코끼리는 아시아권에서 신성의 아이콘으로 등장해 왔다. 불교도가 전 국민의 95%에 달하는 태국에서 코끼리는 국가 공식 상징물로 '영광, 용기, 관용'을 의미한다. 불교전설에 의하면, 부처의 어머니인 마야 왕비는 하얀 코끼리가 자궁으로 들어오는 태몽을 꾼 뒤 붓다를 임신했다고 한다.

 

코끼리는 생각보다 두뇌가 좋다. 뇌가 5kg에 달하는데 IQ는 50~70으로 3~5세 아이 정도이며, 기억력은 침팬지와 돌고래를 넘어 동물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쇼에 동원되는 코끼리들은 대개 어릴 때부터 훈련을 받는다.

어린 코끼리들은 작은 나무 우리에 가두어서 반항하지 못하도록 꼬리와 귀, 다리를 꽁꽁 묶고 마을사람들이 돌아가며 24시간 내내 때리거나 송곳으로 찌르는 끔찍한 고통을 준다.

물 한 모금 주지 않고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를 그렇게 가둬둔 채 학대를 이어간다.

고통에 울부짖던 아기 코끼리들은 결국 멋대로 움직이기를 체념하고 사람을 무서워하게 된다. 극한의 고통 앞에 현실을 부정하고 기억상실증이 오거나 자아를 잃어버린다. 이런 훈련 과장을 파잔(Phajaan)이라고 한다.  

 

이런 코끼리 쇼에 동원된 코끼리를 구해오는 차일런트 여사와 실태를 보러 간 배우 유해진씨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상아 때문에 산 채로 머리가 통째로 잘려 나가는 코끼리를 볼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짐바브웨의 명물이자 황게 국립공원의 자랑 숫사자 세실은 결국 트로피(전시용) 사냥에 희생당했다.

 

코뿔소의 뿔은 자르면 다시 자라난다. 하지만 밀렵꾼들은 뿔을 최대한 뿌리까지 얻기 위해 코뿔소를 기절시키고, 얼굴 윗부분까지 깊숙이 베어간다. 상아를 얻을 때 코끼리에게 썼던 방법과 마찬가지다. 얼굴이 잘려나간 코뿔소는 고통에 몸부림치다 과다출혈로 죽고 만다. 이렇게 밀렵꾼에게 살해당한 코뿔소가 2015년 한 해에만 1,338마리에 달했다. 지구상 코뿔소 중 가장 큰 뿔을 지닌 종이 사라질 위기에서도, 인간의 잔인한 칼질은 계속되고 있다.

한 때 아프리카에 사자는 45 ~ 50만마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프리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점점 사자의 서식지를 침범했고, 그 결과 이제 사자는 2만마리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한다. 곧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 될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궁리해 왔다. 휴머니멀에 참여한 영장류 연구가 제인 구달과 인류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이제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책에는 5부작 방송으로 담지 못한 현장이야기와 인문학적 감상이 들어있다. 인류가 온 힘을 모아 이제 이 동물들을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책을 보는 내내 인간의 잔혹성과 무자비함에 마음이 울컥했고,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이게 진정한 현실이다. 아프지만 소중한 책이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의 제공으로 책을 정성껏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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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화해론 - 박정희와 김일성
우승지 지음 / 인간사랑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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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지난 보수정권인 이명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악화된 남북관계가 2017년까지는 북한이 거의 한달 걸러 미사일 실험,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무기 실험 등을 하면서 험악해졌다. 북은 연일 남측과 미국을 비방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관계가 급변했다. 물론 막후에서 북한을 설득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려고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 많이 노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 남북 단일팀으로 북한 선수단이 대표팀에 참여했고, 4월 5월, 9월 세 차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백두산을 함께 오르고, 냉면을 먹고 판문점에서 북과 남을 오갔다.

트럼프와 김정은도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가졌고,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함께 회동하는 장면도 연출되었다. (물론 지금은 그때의 막후를 공개한 볼턴 보좌관에 의해서 상황이 또 역전되었다)

2018년, 2019년 한반도는 숨가쁘게 달리더니 2020년 들어서 갑자기 냉랭해졌고, 심지어 몇 주전에는 개성공단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리는 사상 초유의 일도 발생했다. 우리는 혈세를 쏟아부은 건물이 무너져 내렸으나, 깊은 유감을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의 북한의 행동은 최소한의 예의나 상식도 없는 행위이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폭염은 오고 또 수그러진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을 지나 가을, 겨울이 온다. 한반도에 긴장과 대결의 국면이 가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가 슬그머니 찾아왔는가 싶더니 이내 겨울보다 더 차갑고 냉담해졌다.

과거 한반도의 긴장과 대화의 반복된 역사를 기억하는 자는 묻는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남북관계의 출발선에 서 있는가? 아니면 반목과 대화의 반복의 굴레에 아직 포로가 되어 있는가?

 

남북 사이 대화와 협력 분위기의 고조가 2018년이 처음은 아니다. 우리의 역사는 데탕트 시기, 탈냉전시기, 2000년대 초반 등 여러 번의 남북 긴장완화를 경험했다.

이 책은 그 여러 화해의 시도 중 가장 첫번째인 데탕트 시기 남북대화의 전개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한반도의 현대사는 분단사다. 분단의 역사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대결, 반목으로 점철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일제의 36년간의 핍박과 수탈의 역사 후에 잠시 무정부 상태의 미군정, 소련군정이 실시되었고, 이후 남북 따로 정부가 세워진다. 그 뒤 6.25 한국전쟁을 치렀다. 한국전쟁은 애초 내란으로 시작되었으나, 각기 남과 북을 지원하는 외부세력의 참전으로 국제전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의 대리전 같은 성격을 갖게 됐다. 휴전 이후 남한은 미국과 동맹을 맺어 안보를 담보한 후 수출지향 경제성장 정책으로 세계 10대 무역국으로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인물이 바로 박정희다. 박정희는 군부독재를 바탕으로 빠른 정책 추진과 인권, 민주주의는 뒤로 한 채 권위주의적 성격을 강화해서 70년대 초반 유신체제까지 만들었다.

휴전 이후 부간 역시 대중동원에 의존해서 빠르게 전후 재건을 이루는 한편 그에 못지 않은 속도로 빨치산 이외 정치 세력을 차례차례 무대에서 제거하였고, 대외적으로 소련, 중국과 방위조약을 체결하여 안보불안 문제를 해소하려고 시도했다.

개인숭배, 공산독재, 빨치산의 독주는 외부와 고립이라는 토양 위에서 주체사상, 유일체제로 토착화하였다. 스탈린 체제를 넘어서는 전체주의 성향 체제가 북한에 등장하여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을 거치며 일개 가문에 의한 왕정과 유사한 체제까지 되었다.

 

남북한 국력은 1970년대 처음으로 역전하여 80,90년대를 거치면서 남한은 무섭게 치고 나갔고, 북한은 고난의 시기에 빠져 결국 지금은 따라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바로 이 시기 1970년대 남북한의 경제가 역전되면서 데탕트 시기의 화해, 탈냉전 공간에서의 화해, 햇볕 대 선군시기의, 화해를 통해 남북화해의 기원, 전개, 쇠퇴의 과정을 추적하면서 어떤 조건에서 숙적 사이 화해가 되었는지, 왜 어떤 화해는 실패로 돌아가고, 성공적인 화해는 또 무엇이 다른지를 알아보고 있다.

 

표는 데탕트 시기의 남북화해 개요다.

이 책은 이 단계에서 상황별로 자세히 알아보고 있다.

남과 북은 1970년 여름 박정희 대통령의 제안으로 1971년 봄 북한 허담 외상의 제안과 동년 여름 김일성 수상의 제안으로 화해의 가능성을 타진했고, 1971년 여름 양측 적십자사 간 구체적인 대화 제의를 교환하면서 대화의 막을 올렸다.

양 당국자들은 적십자회담, 남북조절위원회 회의의 형식으로 판문점, 서울, 평양을 오가며 대화를 나눴다. 남과 북의 실력자들이 비밀리에 서울과 평양을 방문, 상대 지도자와 회합을 갖기도 하였다.

남과 북이 다른 의제는 정체, 경제, 안보, 통일, 인도주의 등 다양했다.

 

학자들은 1970년대 남북화해의 원인을 크게 외인론과 내인론으로 구분한다.

외인론은 남북대화의 기원을 환경의 변화로 설명한다. 약소국 환경이 미중화해, 중일수교, 미소 데탕트 등 4대 강대국 공존 체제가 마련되는 가운데 일련의 지역질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남북대화를 시작했다고 본다.

즉, 강대국들의 대(大) 데탕트에 편승한 소(小) 뎉ㅇ트의 추구였다는 것이다.

내인론은 국내 정치 또는 내부 경제의 압력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나도 잘아는 울산 출신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통일의 기반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유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에 독재 권력 강화를 위해서 이 카드를 활용했다는 주장이다.

외인론과 내인론을 절충하여 구조와 단위에 모두 관심을 기울이는 시각도 존재한다.

"세계적 데탕트의 흐름에 우리 나름대로 능동적으로 대처한 정책"이었다면서 환경과 주제를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또한 외인론, 내인론을 벗어나서 구체적 사안과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일련의 연구들도 있다.

예를 들면 윤미량은 북한이 남북대화를 시작한 요인으로 미군철수 촉진, 남조선 혁명 가능성, 경제적 압박의 해소를 들고, 남북대화 중단 요인으로 주한미군 철수 지연, 북미대화로의 방향 전환, 6.23선언, 유신체제의 공고화 등을 들고 있다.

다양한 원인과 영향, 그 후 전개까지 이 책은 샇펴 보고 있다.

 

이 책은 1장은 이 책의 서론으로 이 책의 주제와 문제의식을 소개하고 있고, 2장은 숙적화해의 출몰을 설명해 줄 이론들을 정립하려는 노력이다.

3장에서는 남북화해 출현에 많은 영향을 준 대외 사건인 미중화해를 추적하고 있다. 4장과, 5장에서는 남북화해의 외연인 한미관계와 북중관계를 살피고 있다.

 

1970년대 초반 주한미군 감축안은 닉슨 대통령의 괌 독트린 취지의 연장선에 있었다. 미국은 주한민국대사를 통해서 71년 중반까지 1사단 또는 2,000여 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겠다는 복안을 알렸다. ---p.85

 

이 시기 남한 정권은 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만났고, 그에 따른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의 변화가 필요했다.

 

미국은 한반도 평화가 동아시아 안정과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남북대화를 지지했다.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뒤에서 응원하는 그림을 원했다. 박정희 정권은 북한과 힘의 우위에서 대화하기 위해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며, 대북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한국의 대북 협상력이 저해할 것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미국은 한반도 긴장완화가 미국 의회의 대한 원조 삭감의 빌미를 주고, 주한미군 철수 논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박 정권이 지나친 관계개선을 바라지 않는다고 보았다. ---p.104

 

60년대, 70년대 기간 중 남과 북의 주요 동맹국이었던 미국과 중국이 어떻게 한반도의 파트너와 상대했는지 관찰하고 있다.

닉슨, 저우언라이, 김종필, 이후락, 알렉세이 코시킨 등 미,중,한,러시아, 북한 등 수많은 역사적 유명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다.

한국 현대사의 또다른 명 장면이라 할 수 있다.

 

6장에서는 대화 기간 중 완성된 남한의 유신체제와 북한의 유일체제 성립과정을 다룬루고 있다.

 

7~9장에서는 남북대화의 기승전결을 추적해 본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 같은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논문적 성격을 띠고 있고 특히 이 부분을 읽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적용해 볼 또 교착상태에 빠져든 남북한 관계의 국면전환을 위해 읽어볼만 하다. 

 

10장에서는 2장에서 제시된 이론 변수를 중심으로 남북화해의 출현과 쇠퇴를 설명하고 있다.

남북화해의 발생과 쇠퇴 원인을 정리한 것이다.

화해 발생과 소멸시 남북 어디에도 지배연합의 변화는 없었다. 화해를 추동할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정권의 부재는 남북화해의 성격을 규정하였고, 화해의 동력이 상실되었을 때 이를 다시 점화시킬 동력의 결핍을 셜명해 준다.

 

2020년 남북화해의 동력을 다시 잃었다. 남북관계는 2018년 처음 시작할 때보다 더욱 안 좋아졌고 어두워졌다. 대외적인 상황에서도 일본은 남북의 화해를 원하지 않고, 중국, 미국, 러시아 각국마다 내부 사정과 정권 교체기라 더욱 데탕트시기보다 어려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현 정권의 슬기로운 대처가 어느 시점보다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런 고민의 첫 출발점이자 타산지석이 될 것 같다.

 

#남북화해론 #박정희와 김일성 #우승지 #인간사랑 #남북관계

 

* 인간사랑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남북화해론, 인간사랑, 박정희와 김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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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략 중국어 7 - 최신개정 신공략 중국어 7
Ma Jianfei 외 지음, 조동매 감수 / 다락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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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승진을 위해 TSC 4급을 따고 어느덧 어학 등급이 만료됐다(우리 회사는 어학 자격을 취득하면 3년까지 인정해준다) 나는 이전에도 신공략 중국어 시리즈로 기본기를 다지고, 다락원의 다른 실전 문제집으로 연습한 끝에 완전 초보에서 TSC 4급까지 취득했다.

 

흔히 사람들이 시험대비를 위한 교재만 보는데 물론 단기간에 급수를 따는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중국어를 기본기까지 잘 익히고 싶었다. 그래서 1999년부터 20년이 지난 시점까지 중국어 회화분야 초베스트셀러이면서 스테디셀러인 신공략 중국어 시리즈를 기본서로 해서 공부했다.

신공략 중국어로 공부하면서 특히 도움 받은 것은 단순 말하기에 이어 문자를 읽어내는 능력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주변에 보면 중국어 말하기는 어느 정도 되는데 문자는 읽지 못하는 소위 문맹이 많은데 그러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는 언어에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가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신개정 신공략 중국어』는 『한어구어속성』 이라는 중국에서 발간된 중국어 회화 교재의 한국어판이다. 언어의 명문 베이징어언대학 교수진이 편저하였고, 1999년 초판 출간 이후, 한국어로 번역되어 중국어가 필요한 많은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입문부터 기초, 제고편, 중급편, 고급편까지 총 7단계 시리즈로 발간되었다.

1999년 발간 이후 2005년 제 2판, 2015년 제 3판부터는 베이징대학에서 출간되었다. 나는 2015년 제 3판으로 공부해서 TSC를 취득했다.

이 시리즈로 최단 기간 효율적으로 중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개발되어 있어 실용성 측면에서 좋다. 성실하게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중국어 기본기가 탑재된다.

 

『최신개정 신공략 중국어7』은 본문 총 14과로 구성되어 있다. 신공략 시리즈의 마지막 단계로 새로운 주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훈련을 통해 학습자가 고급회화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신 개정판에는 구판에 없었던 사고제(思考題), 語段練習 문제의 모범 답안을 추가 제공하여 학습자의 학습 효율을 최대한 높이고 있고, 음원 트랙 또한 세분화해서 학습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제 1과 不同的文化(다른문화)부터 제 14과 ???我???了什?? (인터넷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가?)까지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중국어 실력이 일취월장 해 있을 것이다. 책을 받은 지 2주 남짓이라 아직 3과 정도 밖에 보지 못했다.

 

도입부는 각 과의 주제 및 핵심 표현을 제시하고 있다.

 

단어 익히기에서 본문에서 배울 단어를 MP3를 들으면서 반복해서 듣고, 읽고, 쓰며 외우는게 중요하다.

 

본문배우기는 매 과마다 하나의 주제에 관한 일반적 의견이나 특수한 실례를 다루고, 그에 대한 토론의 내용을 싣고 마지막으로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모두 세 파트의 본문을 다루고 있다.

솔직히 고백하는데, 오랜만에 중국어를 다시 공부해서 이 본문 내용은 너무 어려웠다. 나는 다시 4나 5단계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표현 익히기내공 쌓기를 통해서 본문에 나온 핵심표현, 고급회화에서 자주 쓰이는 고정구문, 성어, 관용표현 등을 익힐 수 있고, 내공 쌓기를 통해 고급 회화에 필요한 논술 및 토론 방법을 익힐 수 있게 도와준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어단연습이다.

 

부록으로 해석과 모범답안을 통해 문제를 풀어보고 정해진 답이 없는 생각하기, 말하기, 토론하기 등의 문제를 모범 답안을 응용하여 풍부하고 다양한 자신만의 답을 완성해 나가면서 회화 실력을 기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부록이 별책으로 분리되게 만들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MP3 CD에 음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다락원 홈페이지와 콜롬북스 어플을 통해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도 있다.

이제는 노트PC 등에 CD롬이 없는 컴퓨터가 더 많아서 CD를 제공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문의 양이나 공부양이 많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정말 적절한 중국어 교재이다.

신공략 중국어로 다시 중국어 등급을 취득해야겠다. 이번에는 단순 자격 취득보다 진짜 중국어를 잘 할 수 있게 공부를 꾸준히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정된 신공략 중국어로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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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6
이서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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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그 여섯번째는 경상남도 통영이다. 이번 통영 도슨트는 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이서후 기자가 집필했다. 경상남도 토박이라서 통영이 가까울 수 있지만 통영 토박이는 아니다. 하지만 경남 토박이로 또한 도민일보 기자로 통영을 많이 가봤을 것이고, 무엇보다 충분한 필력을 가지고 작성한 장점이 있다. 

 

통영시의 행정지도다. 인구는 13만명, 면적은 239.85㎢이다. 고성군과 거제시의 사이에 있다.

 

나 역시 경상도 토박이로 거제도는 3번 정도 가봤는데, 통영은 지나치면서 1번 정도 가본것이 다라서 올해 정도는 남해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겨울 아이를 낳았고, 코로나로 인해 조금은 미뤄진 상태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남해안 투어를 하면서 통영을 좀 자세하고 길게 돌아볼 예정이다. 그래서 이 책으로 사전 공부를 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통영하면 한국의 대문호라고 할 수 있는 토지의 박경리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그 다음으로는 윤이상, 당포 앞바다, 견내량의 이순신 장군 정도가 떠올랐다.

 

저자는 경남도민일보 기자로 나같은 일반 회사원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역시나 월급쟁이고, 많은 업무 스트레스가 있을 직장인이다. 

직장생활로 바쁜 나날 중에 한숨이 늘고, 하늘을 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싶으면 여지없이 통영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세병관 넓은 마루 가득 들어찬 저녁 햇살에 눈빛이 쓸쓸해졌고, 박경리 묘소의 소박하고 따스한 분위기에 마음이 잔잔해졌다고 했다.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에는 온몸이 부풀어 올랐다. 

또 한가할 때는 그냥 하릴없이 통영의 골목을 누볐다. 낮이라도 좋고, 밤이라도 상관없었다. 도심이 넓지 않아 아무 골목이나 불쑥 들어가도 결국 익숙한 곳으로 통했다.

통영의 오랜 모퉁이들에는 통영만의 무언가가 있었다. 통영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윤이상의 '회수록'에서 통영에는 일제 강점기 3.1운동이 실패하자 실력을 키워 돈을 벌자는 '현실파'와 나머지는 '아-파'가 있었다고 한다.

두루마기를 휘날리며 바닷가에서, 호수같이 맑은 바다 위에 뜬 달을 보고, 가을 낙엽을 밟으면서도 '아-'한다고 해서 '아-파'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돈은 없어도 어두운 불빛 아래 시를 낭독하고 철학을 논의했다. 

통영의 골목들을 섭렵하고 직장을 쉬고 만 4년간 세계를 떠돌았다고 한다. 온 세상의 골목들을 걷고 또 걷다가 돌아오니 통영의 푸른 바다는 여전했지만, 골목마다 이전에 못 보던 멋진 공간이 생겼다고 한다.

이러한 공간마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통영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에 힘을 쏟고 있었다.

사실 얼마전 부터 경주의 황리단길, 부산의 옛 골목, 전주의 한옥마을 길 등 도시마다 특색있는 길도 생기고 해서 여행자들은 늘어나는 것 같다.

 

"통영의 가치를 사람들은 음식이나 유명 관광지, 예술가에서 찾지만, 저희는 현재 통영에서 사는 사람들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영스러움'이란 이미 만들어져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지금 현재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통영의 전통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통영의 새로운 '아-파'라고 했다. 요즘 젊은 여행자들의 기호와 잘 맞아떨어진 아-파의 등장으로 통영의 관광지도는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도시의 재생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오늘 뉴스에서 서울,경기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나머지 우리나라 모든 지역(남한)을 합친 인구보다 많아졌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지역발전이 필요하고, 그 첫 걸음에 이러한 책이 있다는 생각이다.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통영」 중에서

 

'통영'이라고 발음하면 왠지 파란색이 스며 나온다. 짙푸른 바다를 그대로 소리로 담아낸 것 같은 지명이다. 통영시가 내세운 슬로건도 '바다의 땅(The Land of Sea)'이다.

애초에 바다가 아니였으면 통영은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1995년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해 통영시가 됐다. 충무는 이순신 장군의 시호 충무공에서, 통영은 조선시대 수군 본부인 삼도수군통제영에서 나온 이름이다.

삼도수군통제사는 임진왜란 중에 수군을 효율적으로 지휘, 통제하고자 만들어진 곳으로 이후 300여 년간 조선 해군 총 본영으로 중요한 위상을 누리게 됐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오가던 통제영은 임진왜란 7년 후 제 6대 이경준 삼도수군통제사가 경상도 두룡포 앞바다로 점찍고 군사계획도시로 시작된다. 

그러던 것이 통제영은 통제사가 거주하면서 경상도내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곳이 된다. 먼 남쪽 바닷가 변방으로 조세권을 가지고 거기에 필요한 물자를 스스로 만들어 쓰면서 이경준 통제사 시절부터 공방에서 온갖 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조선은 물론 중국과 일본에까지 알려졌다. 

그렇게 통제영시대를 거쳐 일제시대에는 한국 대표 수산업 도시로 성장했다. 이후에는 조선업과 관광업 전성시대가 열린다. 

거북선을 만들고 수리하던 솜씨를 이어받아 21세기 조선, 삼호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통영은 울산, 거제에 이어 국내 3위 조선 도시로 일어선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전 세계 경제위기로 중소 조선사가 폐업하면서 통영경제가 휘청거렸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관광도시라는 이미지로 더욱 알려져있다. 그 자원은 풍부하다. 통제영에, 아름다운 바다 박경리, 전혁림, 윤이상, 유치환, 김춘수 등 통영예술가 등은 문학사와 음악사에 길이 남을 위인들이 있다. 

 

조선후기 통영지도다.

북포루와 동포루, 서포루가 성곽처럼 이어져 있다. 그 가운데 세병관이 있다. 세병관은 국보 제 305호다. 세병관보다 더 큰 관아 건물은 국보 제 304호인 여수 진남관이 유일한 건물이라고 한다.

 

한산도 제승당과 세병관은 역덕인 내가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이다.

저자의 추천처럼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나 김훈 선생님의 <칼의 노래>를 읽고 가는 것이 좋겠다.

다 읽은 책이지만 다시 읽고 싶다. 특히 칼의 노래는...그 문장력...

통영에 뚝제란 곳이 있다. 정확히는 둑제다. 고려나 조선시대 군대 행렬에서 가장 앞에 선 대장기 '둑'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곳인데 일본에서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배수시설을 지어버렸다. 

 

서피랑 떡복기집은 정말 한 번 가보고 싶다. 내 친구중 대동여떡볶이 지도를 만들고 싶다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역시 와보고 싶어 할 것 같다.   

 

나는 여행을 가면 그 지역 카페를 꼭 가본다. 담배나 술을 안해서 커피를 거의 유일한 기호식품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피숍을 많이 가보는 편인데 삼문당 커피컴퍼니도 꼭 가야할 곳에 적어놓았다.

책에 꿀빵이 나오는데 나는 어제 꿀빵을 먹었다. 처가인 부산에 갔는데 처남이 주말기간동안 통영을 친구들과 놀러갔다왔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통영을 가지는 못햊지만 통영 특산물 꿀빵을 함께 먹었다.

뭔가 통영이 인연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요즘 관광지 추천코스로 뜨는 곳이다.

윤이상은 통영이 낳은 또 한 명의 걸출한 인물이다. 윤이상에 대해서 공부하고 가는 것도 통영을 한 발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미륵산에서 본 통영 다도해 전경은 꼭 내 눈으로 담고 싶다.

 

나는 한국의 대문호 중 한명으로 박경리 선생님을 꼽고 싶다. 우리는 흔히 톨스토이, 빅토르 위고 같은 서양의 작가들은 대문호로 칭송하고 그들의 작품세계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 작가들에는 조금 무심한 면이 있다. 나는 박경리 선생이나, 조정래 작가, 황석영 작가 등은 우리나라가 대표할 수 있는 문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박경리 기념관과 박경리 묘소 역시 가보아야 할 곳이다.

그전에 토지를 완독하고 가야하는데...사놓은지는 벌써 10년도 더 넘은 책인데 아직도 집 구석 한 편에서 잠을 자고 있다.

 

만지도와 욕지도 같은 통영의 섬들 또한 반드시 가보아야 할 것이다. 2박 3일로도 부족할 것 같다.

 

전국에서 비교적 봄이 빨리 오는 편인 통영에서 봄이 왔음을 알리는 도다리 쑥국이나 다른 음식 시락국골목과 우짜, 충무김밥 등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통영하면 굴인데! 나는 굴음식도 정말 좋아한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하나의 시군 단위를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답사하기 좋도록 대표적인 장소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한 책이다.

나는 속초, 춘천, 그리고 이번에 통영편을 읽었다. (춘천편은 지금 한창 연애중인 아끼는 후배 녀석이 빌려갔다)

 

무엇보다 그 지역 인문과 역사, 음식과 문화 등이 우리의 눈높이에서 쓴 산문으로 살아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그지역 문화유산이나 빼어난 자연환경은 물론,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거나 역동적으로 태동하는 이른바 Hot Place 들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 시리즈로 인해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더 큰 여행의 시작점이 될 것 같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지역 또한 더욱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마운 책과 함께 올 가을 휴가나 내년 봄 애들이 좀 크면 꼭 남해안 일주를 통해 이 책의 가치를 더욱 크게 알아보고자 한다.

 

*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정독하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애초에 큰 도시와는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 P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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