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6
이서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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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그 여섯번째는 경상남도 통영이다. 이번 통영 도슨트는 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이서후 기자가 집필했다. 경상남도 토박이라서 통영이 가까울 수 있지만 통영 토박이는 아니다. 하지만 경남 토박이로 또한 도민일보 기자로 통영을 많이 가봤을 것이고, 무엇보다 충분한 필력을 가지고 작성한 장점이 있다. 

 

통영시의 행정지도다. 인구는 13만명, 면적은 239.85㎢이다. 고성군과 거제시의 사이에 있다.

 

나 역시 경상도 토박이로 거제도는 3번 정도 가봤는데, 통영은 지나치면서 1번 정도 가본것이 다라서 올해 정도는 남해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겨울 아이를 낳았고, 코로나로 인해 조금은 미뤄진 상태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남해안 투어를 하면서 통영을 좀 자세하고 길게 돌아볼 예정이다. 그래서 이 책으로 사전 공부를 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통영하면 한국의 대문호라고 할 수 있는 토지의 박경리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그 다음으로는 윤이상, 당포 앞바다, 견내량의 이순신 장군 정도가 떠올랐다.

 

저자는 경남도민일보 기자로 나같은 일반 회사원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역시나 월급쟁이고, 많은 업무 스트레스가 있을 직장인이다. 

직장생활로 바쁜 나날 중에 한숨이 늘고, 하늘을 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싶으면 여지없이 통영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세병관 넓은 마루 가득 들어찬 저녁 햇살에 눈빛이 쓸쓸해졌고, 박경리 묘소의 소박하고 따스한 분위기에 마음이 잔잔해졌다고 했다.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에는 온몸이 부풀어 올랐다. 

또 한가할 때는 그냥 하릴없이 통영의 골목을 누볐다. 낮이라도 좋고, 밤이라도 상관없었다. 도심이 넓지 않아 아무 골목이나 불쑥 들어가도 결국 익숙한 곳으로 통했다.

통영의 오랜 모퉁이들에는 통영만의 무언가가 있었다. 통영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윤이상의 '회수록'에서 통영에는 일제 강점기 3.1운동이 실패하자 실력을 키워 돈을 벌자는 '현실파'와 나머지는 '아-파'가 있었다고 한다.

두루마기를 휘날리며 바닷가에서, 호수같이 맑은 바다 위에 뜬 달을 보고, 가을 낙엽을 밟으면서도 '아-'한다고 해서 '아-파'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돈은 없어도 어두운 불빛 아래 시를 낭독하고 철학을 논의했다. 

통영의 골목들을 섭렵하고 직장을 쉬고 만 4년간 세계를 떠돌았다고 한다. 온 세상의 골목들을 걷고 또 걷다가 돌아오니 통영의 푸른 바다는 여전했지만, 골목마다 이전에 못 보던 멋진 공간이 생겼다고 한다.

이러한 공간마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통영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에 힘을 쏟고 있었다.

사실 얼마전 부터 경주의 황리단길, 부산의 옛 골목, 전주의 한옥마을 길 등 도시마다 특색있는 길도 생기고 해서 여행자들은 늘어나는 것 같다.

 

"통영의 가치를 사람들은 음식이나 유명 관광지, 예술가에서 찾지만, 저희는 현재 통영에서 사는 사람들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영스러움'이란 이미 만들어져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지금 현재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통영의 전통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통영의 새로운 '아-파'라고 했다. 요즘 젊은 여행자들의 기호와 잘 맞아떨어진 아-파의 등장으로 통영의 관광지도는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도시의 재생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오늘 뉴스에서 서울,경기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나머지 우리나라 모든 지역(남한)을 합친 인구보다 많아졌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지역발전이 필요하고, 그 첫 걸음에 이러한 책이 있다는 생각이다.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통영」 중에서

 

'통영'이라고 발음하면 왠지 파란색이 스며 나온다. 짙푸른 바다를 그대로 소리로 담아낸 것 같은 지명이다. 통영시가 내세운 슬로건도 '바다의 땅(The Land of Sea)'이다.

애초에 바다가 아니였으면 통영은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1995년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해 통영시가 됐다. 충무는 이순신 장군의 시호 충무공에서, 통영은 조선시대 수군 본부인 삼도수군통제영에서 나온 이름이다.

삼도수군통제사는 임진왜란 중에 수군을 효율적으로 지휘, 통제하고자 만들어진 곳으로 이후 300여 년간 조선 해군 총 본영으로 중요한 위상을 누리게 됐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오가던 통제영은 임진왜란 7년 후 제 6대 이경준 삼도수군통제사가 경상도 두룡포 앞바다로 점찍고 군사계획도시로 시작된다. 

그러던 것이 통제영은 통제사가 거주하면서 경상도내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곳이 된다. 먼 남쪽 바닷가 변방으로 조세권을 가지고 거기에 필요한 물자를 스스로 만들어 쓰면서 이경준 통제사 시절부터 공방에서 온갖 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조선은 물론 중국과 일본에까지 알려졌다. 

그렇게 통제영시대를 거쳐 일제시대에는 한국 대표 수산업 도시로 성장했다. 이후에는 조선업과 관광업 전성시대가 열린다. 

거북선을 만들고 수리하던 솜씨를 이어받아 21세기 조선, 삼호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통영은 울산, 거제에 이어 국내 3위 조선 도시로 일어선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전 세계 경제위기로 중소 조선사가 폐업하면서 통영경제가 휘청거렸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관광도시라는 이미지로 더욱 알려져있다. 그 자원은 풍부하다. 통제영에, 아름다운 바다 박경리, 전혁림, 윤이상, 유치환, 김춘수 등 통영예술가 등은 문학사와 음악사에 길이 남을 위인들이 있다. 

 

조선후기 통영지도다.

북포루와 동포루, 서포루가 성곽처럼 이어져 있다. 그 가운데 세병관이 있다. 세병관은 국보 제 305호다. 세병관보다 더 큰 관아 건물은 국보 제 304호인 여수 진남관이 유일한 건물이라고 한다.

 

한산도 제승당과 세병관은 역덕인 내가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이다.

저자의 추천처럼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나 김훈 선생님의 <칼의 노래>를 읽고 가는 것이 좋겠다.

다 읽은 책이지만 다시 읽고 싶다. 특히 칼의 노래는...그 문장력...

통영에 뚝제란 곳이 있다. 정확히는 둑제다. 고려나 조선시대 군대 행렬에서 가장 앞에 선 대장기 '둑'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곳인데 일본에서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배수시설을 지어버렸다. 

 

서피랑 떡복기집은 정말 한 번 가보고 싶다. 내 친구중 대동여떡볶이 지도를 만들고 싶다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역시 와보고 싶어 할 것 같다.   

 

나는 여행을 가면 그 지역 카페를 꼭 가본다. 담배나 술을 안해서 커피를 거의 유일한 기호식품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피숍을 많이 가보는 편인데 삼문당 커피컴퍼니도 꼭 가야할 곳에 적어놓았다.

책에 꿀빵이 나오는데 나는 어제 꿀빵을 먹었다. 처가인 부산에 갔는데 처남이 주말기간동안 통영을 친구들과 놀러갔다왔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통영을 가지는 못햊지만 통영 특산물 꿀빵을 함께 먹었다.

뭔가 통영이 인연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요즘 관광지 추천코스로 뜨는 곳이다.

윤이상은 통영이 낳은 또 한 명의 걸출한 인물이다. 윤이상에 대해서 공부하고 가는 것도 통영을 한 발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미륵산에서 본 통영 다도해 전경은 꼭 내 눈으로 담고 싶다.

 

나는 한국의 대문호 중 한명으로 박경리 선생님을 꼽고 싶다. 우리는 흔히 톨스토이, 빅토르 위고 같은 서양의 작가들은 대문호로 칭송하고 그들의 작품세계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 작가들에는 조금 무심한 면이 있다. 나는 박경리 선생이나, 조정래 작가, 황석영 작가 등은 우리나라가 대표할 수 있는 문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박경리 기념관과 박경리 묘소 역시 가보아야 할 곳이다.

그전에 토지를 완독하고 가야하는데...사놓은지는 벌써 10년도 더 넘은 책인데 아직도 집 구석 한 편에서 잠을 자고 있다.

 

만지도와 욕지도 같은 통영의 섬들 또한 반드시 가보아야 할 것이다. 2박 3일로도 부족할 것 같다.

 

전국에서 비교적 봄이 빨리 오는 편인 통영에서 봄이 왔음을 알리는 도다리 쑥국이나 다른 음식 시락국골목과 우짜, 충무김밥 등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통영하면 굴인데! 나는 굴음식도 정말 좋아한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하나의 시군 단위를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답사하기 좋도록 대표적인 장소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한 책이다.

나는 속초, 춘천, 그리고 이번에 통영편을 읽었다. (춘천편은 지금 한창 연애중인 아끼는 후배 녀석이 빌려갔다)

 

무엇보다 그 지역 인문과 역사, 음식과 문화 등이 우리의 눈높이에서 쓴 산문으로 살아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그지역 문화유산이나 빼어난 자연환경은 물론,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거나 역동적으로 태동하는 이른바 Hot Place 들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 시리즈로 인해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더 큰 여행의 시작점이 될 것 같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지역 또한 더욱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마운 책과 함께 올 가을 휴가나 내년 봄 애들이 좀 크면 꼭 남해안 일주를 통해 이 책의 가치를 더욱 크게 알아보고자 한다.

 

*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정독하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애초에 큰 도시와는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 P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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