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Unsplash의Spencer DeMera
당신이 내가 가는 걸 미리 알게 해 줘야겠지. 캐서린에게 내가 가도 되냐고 미리 물어보는 거야. 캐서린이 내 이름을 한 번도 말한 적이 없고 집 안에서도 내 이름을 거론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지. 아니 그 집에서 나에 대해 말하는 게 금기시됐는데 대체 어떻게 캐서린이 내 이름을 입에 올리겠냐고? 캐서린은 식구들 모두를 다 첩자로 여기는 거야. 세상에나, 그러니 거기가 지옥일 수밖에!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말 한마디도 안 하는 캐서린의 심정을 알기냐 하냐고. 자주 불안해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캐서린이 편안하게 있다고 지껄인단 말이야?
캐서린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했지. 끔찍하게 갇혀 있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게다가 그런 멍청하고 하찮은 인간이 그저 인정에 끌려 의무적으로 간호한답시고 옆에 있는데 말이야! 연민과 동정심이라고! 그런 어설픈 간호로 캐서린의 기력을 되살리려고 하느니 차라리 화분에다가 참나무를 심고 잘 자라길 기다리는 게 낫지 않겠어? 자, 결정하라고. 당신이 여기 있을 동안 내가 가서 린턴과 그 하인 놈들을 때려눕힐까? 아니면 이제껏 해 왔듯이 내 편이 돼 내가 시킨 대로 할 거야? 선택하라고! 당신이 고집스럽게 버틴다면 나도 이렇게 지체할 시간이 없어! - 1권 1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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