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발췌글에 남태평양이 언급되는데, '위대한 개츠비'에서 데이지 부부의 신혼여행지가 남태평양이다.
Aitutaki, Cook Islands 2020년 11월 10일에 게시됨 - 사진: Unsplash의Christoph Burgdorfer
https://en.wikipedia.org/wiki/The_Crack-Up '위대한 개츠비'(1925) 근 십 년 후인 1936년에 처음 잡지에 연재발표되었다가 사후 책으로 묶인 피츠제럴드의 에세이 '무너져 내리다'(원제 The Crack-up)는 하루키가 엮은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어느 작가의 오후'에도 실려 있다(이 책은 '망가지다'로 옮겼다). 신판 '위대한 개츠비' 역자 김보영이 이소노미아 피츠제럴드 단편집 '무너져 내리다' 역자 김보영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역자소개에는 내용이 없다). 아래 발췌글은 '무너져 내리다'의 마지막 3부 '취급 주의'가 출처이다.
어쨌든 수렁 속에서 허우적대다 빠져나온 나에게 출발점이 되어준 문장은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느낀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따라서 나의 과제는 내가 왜, 어디에서 변했으며, 내 열의와 생명력이 일찍부터 계속해서 새어 나간, 내가 모르는 틈새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되었다.
나의 자기희생은 무기력하고 어두운 것이었다. 분명 현대적이진 않았다.
흔히 말하는 ‘탈출’이나 ‘모든 것으로부터의 도피’는 함정─설사 그 함정 안에 남태평양이 포함돼 있다 할지라도─안에서의 짧은 여행에 불과하다. 그리고 남태평양은 그곳을 그리거나 항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나 의미가 있다.
선량한 사람들은 선량하게 행동하게 하라. 일 년에 일주일뿐인 ‘휴가’도 가족들 뒤치다꺼리를 하는 데 바치는, 과로하는 의사들은 일하다 죽게 하라. 태만한 의사들은 1달러짜리 환자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우게 하라.
그리고 성인에게 있어서 지금보다 더 나은 기질을 갖고자 하는 욕망, 즉 (이 말을 하는 것으로 밥을 벌어먹는 사람들이 늘 말하는) ‘끊임없는 노력’은 우리의 젊음과 희망이 끝났을 때 그 불행을 더 크게 만들 뿐이다.
나는 얌전한 짐승이 되려고 노력하겠지만 만약 당신이 나에게 살점이 잔뜩 붙은 뼈다귀를 던져 준다면 나는 당신의 손을 핥을지도 모른다.
- 무너져 내리다 (에세이 번역 황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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