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크라우스의 '아이 러브 딕'은 저자와 이름이 같은 화자가 나와서 실상을 그대로 까발리는 (듯한) 실명소설. 아래 발췌글에서 실베르는 '나'(크리스)의 남편이고 딕('아이 러브 딕'의 목적어)은 제3자.


Wilder Shores of Love, 1984 - 1985 - Cy Twombly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사이 톰블리 [Cy Twombly]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문득 내가 모순이 주는 현기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가 세상 사람들보다 똑똑하다고 결론 내렸을 때 유일하게 남는 즐거움이죠.

모순을 받아들인다는 건 ‘진정한 느낌’의 중요성을 더는 믿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이것도 진짜이고 저것도 진짜일 수 있죠.

그녀는 실베르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킨 뒤 이렇게 썼다. "딕, 부동산 굴리는 일에 푹 빠져서 지겹고 굴욕적인 영화 일을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하게 되겠죠.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럴 거예요. 잘 모르겠네요. 그럴 수도 있겠죠."

그들은 나로선 글로만 접한 세계, 저녁 식사 자체가 일종의 예술인 그런 세계에서 사는 완벽한 사람들이었거든요. 아주 교양 있고 지적인 사람들, 영악하지 않으면서도 도발적인, 상대로 하여금 말을 하게 해서 커피를 마실 무렵이면 무언가가 일어났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그런 사람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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