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원 보고'가 수록된, 올해 번역출간된 '변신'(프란츠 카프카 지음/ 목승숙 옮김)의 해설로부터 발췌한다.





[삼일로창고극장 대표작 '빨간 피터' 판소리로 재탄생]https://v.daum.net/v/20190911101642261





세기전환기 유럽에는 신제국주의, 식민주의와 결부된 인종 전시회가 성행했다. 인종 전시회는 동물원이나 서커스 전시장, 박람회장, 극장 등에 이국 풍물을 무대 세트처럼 설치하고 아프리카인을 비롯한 소수인종의 일상과 문화를 정형화된 방식으로 연출해 보여 주는 전시회였다. 당시 인종 전시회를 기획하여 기업화하고 유럽 대중문화로 정착시킨 사람은 「학술원 보고」에도 등장하는 독일 함부르크의 동물 상인이자 동물원 및 서커스 소유주였던 카를 하겐벡Carl Hagenbeck(1844~1913)이다.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빨간 페터의 고향인 황금해안은 오늘날의 가나에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다. 그리고 카프카 시절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에서 유대인은 인종적으로 아프리카인과 같은 등급으로 분류되고 아프리카인과 마찬가지로 ‘원숭이’로 불렸으며, 카프카도 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을 원숭이로 칭하곤 했다.

인간들 사이의 동물, 유럽인들 속의 타자인 인간원숭이 빨간 페터의 중간자적 정체성에 유럽 사회에서 이중의 무소속성을 경험한 동화된 유대인 카프카의 특수한 문화적 위치가 묻어난다고도 볼 수 있다. -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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