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박중훈이 읽는 앙드레 지드의 탕아 돌아오다'를 다 들었다. '이야기의 힘'(이어령)에 나오는 탕아(탕자) 부분을 계속 읽는다. 지드가 쓴 '지상의 양식'도 언급된다.

The prodigal son, 1952 - George Pemba - WikiArt.org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지드의 '새로운 양식'이 최근 출간되었다. 


그래요. 이젠 정말 지쳤노라고, 자신은 실패자라고 고백하는 탕자에게서, 그 마음속 자유를 향한 욕망은 완전히 잠들지 않은 겁니다. 아버지가 차린 잔칫상을 받은 후에도 들판에서 주워 먹었던 야생 도토리의 씁쓰름한 맛이 자신이 맛보았던 최고의 진미였음을, 그는 이미 아버지에게 토로했던 겁니다. 그 쓴맛이 불러일으킨 갈증 때문에 해갈할 길을 찾고자 열병과도 같은 방랑을 멈출 수 없었다는 거예요. 마치 앙드레 지드의 또 다른 작품 「대지의 자양(혹은 지상의 양식)」에 등장하는, 갈급함으로 인해 목말라하는 열병 환자처럼 말이죠. 그 열병 환자는 손에 물병을 쥐고 있을지라도, 입안에 물을 한가득 머금고 있을지라도 죽음과 같은 그 갈증을 결코 해소할 수 없는 겁니다. 오히려 신열로 인해 더욱 갈급해지기만 합니다. 생生을 향한 열병이란 바로 그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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