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글'(조르조 아감벤 지음, 윤병언 옮김)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도서관의 발터 벤야민 By Helvetiafocca - Own work, CC BY-SA 4.0


[발터 벤야민의 공부법 - 낯섦을 통해 깨치는 공부]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1504092209335

숄렘 1935






숄렘이 하나의 모순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과제란 문헌학을, 그의 친구이자 스승인 발터 벤야민의 가르침을 따라, 하나의 신비주의 학문으로 탈바꿈시키는 과제를 말한다. 모든 신비주의적 경험에서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답답한 분위기의 문서보관소에 틀어박혀 희미한 기록들, 해독이 불가능한 수사본手寫本들, 까다로운 용어들과 함께 육체와 영혼을 문헌학적 탐구의 안개와 어둠 속에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문헌학이라는 과제의 현실 속에서 (이것이 동반하는 직업적 한계 때문에) 길을 잃을 위험과, 발견하려는 신비주의적 요소를 시야에서 잃어버릴 위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춘 성배처럼 학자는 문헌학적 탐구 과정 속에서 길을 잃을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학문적 방법론의 진지함을 유일하게 보장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방황이며, 학자의 방법론이란 사실상 신비주의적 경험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옮긴이) 게르숌 게르하르트 숄렘(1897~1982)은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 철학자이자 역사가. 발터 벤야민과 평생 동안 삼백 통에 달하는 서신을 교환했을 정도로 각별한 친구였으며 카발라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조명하고 유대 신비주의를 역사적으로 해석해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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