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 라헬 파른하겐

'진정성' 개념으로 한나 아렌트의 전기 '라헬 파른하겐'을 독해한 여성 철학자 김세원의 논문은 이와 같은 구성이다:[1. 들어가며 2. 자기다움과 이야기적 자기의 자기 이해 3. 진정성과 사회 4. 근대의 진정성이라는 이상에 대한 아렌트의 제안 5. 나오며] 


다음은 2장 '자기다움과 이야기적 자기의 자기 이해'가 출처이다. 


[한 인간의 진정성은 다수의 인물들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 이것이 해석되고 또 다시 이야기됨으로써 확보된다. 이러한 이야기적 자기(narrative self)는 인물들, 작가, 화자, 독자라는 다수의 사람들 속에서 형성되고 완성된다는 점에서, 1인칭 중심의 자아중심주의를 벗어나 타자와의 상호적인 관계를 상정하며 나아가 공동체적 특성을 지닌 자기다.

 

아렌트에게 자기다움은 행위의 산물인 과거를 다시 이야기하고 이를 현재의 이야기 속에 통합시킴으로써 자기를 재평가하고 재형상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자기란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이야기의 저자이며, 앞선 체험의 해석자이자 이야기의 독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복수적인 자기이자 통합성 내지 일관성을 꾀하는 자기다. 자기다움은 이야기를 매개로 하여 타자를 경유한 ‘검토된’ 삶의 결실, 즉 돌이켜 본 삶의 열매라 할 수 있으며, 진정성 있는 말과 행위란 이런 견지 하에 논해질 수 있을 것이다.

 

아렌트가 이야기와 자기다움을 결부시킬 때 강조하는 것은, 말과 행위로 자신이 누구인지 드러내는 한 사람은 그 자신의 삶의 이야기의 저자이거나 생산자일 수 없다는 점이다. 한 인간의 자기다움은 그것이 인간들 사이에서 출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편으로 인간사의 연약함을 피할 수 없다. 말과 행위의 무제한성과 예측불가능성은 행위의 잇따름을 낳고 행위자를 고통 받게도 하며, 이야기의 의미는 이야기가 완전히 끝났을 때에야 알 수 있다.] 김세원, 진정성에 대한 탐구로서 [라헬 파른하겐] 독해를 위한 길잡이(2017) 한국여성철학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287835

Portrait of Rahel Levin (Varnhagen) 1785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Rahel-Varnhagen-von-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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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나 아렌트 / 진정성
    from 에그몬트 서곡 2023-10-23 20:43 
    '진정성' 개념으로 한나 아렌트의 전기 '라헬 파른하겐'을 독해한 여성 철학자 김세원의 논문은 이와 같은 구성이다:[1. 들어가며 2. 자기다움과 이야기적 자기의 자기 이해 3. 진정성과 사회 4. 근대의 진정성이라는 이상에 대한 아렌트의 제안 5. 나오며] 다음은 3장 '진정성과 사회'가 출처이다. [근대의 진정성이라는 이상은 부과된 조건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열망이나 타자로부터 자유로운 자기를 바라는 삶의 풍토 속에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