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 자기다움
'진정성' 개념으로 한나 아렌트의 전기 '라헬 파른하겐'을 독해한 여성 철학자 김세원의 논문은 이와 같은 구성이다:[1. 들어가며 2. 자기다움과 이야기적 자기의 자기 이해 3. 진정성과 사회 4. 근대의 진정성이라는 이상에 대한 아렌트의 제안 5. 나오며]
다음은 3장 '진정성과 사회'가 출처이다.
[근대의 진정성이라는 이상은 부과된 조건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열망이나 타자로부터 자유로운 자기를 바라는 삶의 풍토 속에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기다움 확보의 관건을 사회로부터 빠져나오고 일상과 사람들의 무리에서 이탈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근대 사회는 자기를 이해하고 실현하는 버팀목이 되지 못했으며 사람들이 의지할 곳이라고는 오직 나 하나뿐인 상황을 만들었다.
아렌트는 근대의 사회적 삶의 특징은 사적 이익을 동기로 하여 이루어졌으며, 어떠한 의미에서의 세계성과도 관련이 없어졌다고 말한다. 자기조절적 시장과 홉스식의 허약한 정치공동체에서는 공동체 내의 의사소통이 공동체의 유지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어떠한 세계성도 상실한 자아에 대한 특권적 지위 부여와 그에 대한 몰두는 데카르트적인 근본적 반성성의 결과면서, 다른 한편으로 삶의 필연성이 강요하는 절박함이 종용하는 ‘자기에 대한 근심과 염려’로 인한 효과였다.
프랑스 혁명 때까지 자기에게 참되기라는 과제는 공적 역할의 수행과 관련하여,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었던 데 반해, 이후에는 나 자신에게 진실하라는 진정성이 근대인들의 이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각자 외로움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은 홀로 무한한 상상 속에서 자신의 세계와 자기를 내키는 대로 주조하는 데로 나아가게 된다. 즉, 한 사람이 자신의 누구임을 드러내는 것은 더 이상 사람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말과 행위가 아니라 오직 내밀함 속으로 후퇴하여 이뤄지고, 갈등하는 현실로부터 유리된 사람들의 내면의 투쟁에 갇혀버린 것이다.]김세원, 진정성에 대한 탐구로서 [라헬 파른하겐] 독해를 위한 길잡이(2017) 한국여성철학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287835
cf. 이 논문의 참고도서에 철학자 찰스 테일러의 저서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