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자이의 단편 '불꽃놀이'에서 식구들을 괴롭히던 말썽쟁이 아들이 죽는데 그 죽음의 진상을 이 소설만 읽어서는 알 수 없다. 제목과 달리 불꽃놀이는 안 나온다.
출처는 '미남자와 부랑자 - 다자이 오사무 국내미발표 단편집'(홍성필 역)이다.
* 불꽃놀이 https://dazaiosamucom.tistory.com/10 (전문이 역자 웹사이트에 있다.)
쇼와(昭和) 초기, 동경에 있는 한 가정에서 일어난 기이한 사건이다.
한여름, 동경 교외에 있는 이노가시라(井の頭) 공원에서 그 사건이 일어났다. 그 날에 대해서는 조금 자세히 적어야만 한다. 아침 일찍 세쓰코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세쓰코는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달밤이었다. 반달이 동쪽 하늘에 떠 있었다. 엷은 안개가 삼나무 숲 속에 가득 차 있었다. 셋은 그 밑을 걸었다. 가쓰지는 여전히 러닝셔츠에 팬티 차림으로, 달밤이라는 건 따분하다, 새벽인지 저녁인지 한밤중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라고 중얼거리며, "그 옛날 그리운 / 긴자(銀座)의 버드나무" 라고 소리치듯 노래를 불렀다. 호숫가로 왔다. 며칠 전에 내린 비 때문에 호수 수량은 높았었다. 수면은 콜타르처럼 검게 빛났으며, 파도 하나 없이 조용했다. 강변에 보트가 하나 버려져 있었다.
사건은 예상보다 매우 복잡해졌다. 그렇지만 이 불쾌한 사건의 전말을 논하는 것이 필자의 본뜻은 아니다. 필자는 그저 다음과 같은 한 소녀의 불가사의한 말을 독자에게 전해드리고 싶다.
"그럼 건강하세요. 나쁜 오빠라도 그런 식으로 죽었다고 하면 역시 피붙이이기에 슬프겠지만 힘내세요."
소녀는 고개를 들고 대답했다. 그 말은 분명 전능한 신이라 해도 깊은 생각에 잠기도록 만들었으리라. 물론 세계 문학에도 지금까지 출현한 적이 없을 만큼 새로운 말이었다.
"아뇨," 소녀는 고개를 들고 대답했다. "오빠가 죽었기에, 저희들은 행복해졌습니다." - 불꽃놀이(1942) / 2부 전쟁의 안과 밖에서
1942년 33세 10월, ‘불꽃놀이(花火:하나비)’를 ‘문예(文藝)’에 발표하나 시국에 맞지 않다며 전문 삭제된다. 1946년 11월, ‘박명(薄明)’에 ‘일출 전(日の出前)’으로 제목을 바꾸어 수록됨. - 저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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