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 이너프'(데보라넬슨 지음, 김선형 옮김) 2장 ‘한나 아렌트 / 아이러니와 잔악함’을 읽는다.
라헬 파른하겐의 무덤, 베를린 By Phaeton1 - Own work,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진정성에 대한 탐구로서 [라헬 파른하겐] 독해를 위한 길잡이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287835
고통스러운 현실과 사유 양태의 관계를 보는 아렌트의 사유는 19세기 초반의 유대인 사교계 인사인 라헬 파른하겐의 전기로부터 시작된다. 이 책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마찬가지로, 매정하다거나, 가혹하다거나, 가차 없다는 평을 듣는다.
더욱이 이런 공감의 결여는 아렌트와 파른하겐의 공통점과도 연결된다. 다른 여러 비평가와 마찬가지로 줄리아 크리스테바는《라헬 파른하겐》을 아렌트의 자전적인 책으로 읽고, 유달리 가혹한 태도에 주목했다. "여주인공에게 공감하기는커녕, 아렌트는 라헬을 두고 평점을 매기며 시합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중한 존재였지만, 결코 될 수 없었던 분신이었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는 그녀의 분신과 철저히 자신을 차단해 공감의 심도를 전혀 부여하지 않았다. 이는 무자비할 뿐 아니라 몹시 통찰력 있는 선택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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