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이번 7/8월호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은 소설가 천운영이다. 천운영은 동물행동학 전공으로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고 한다. 


[천운영 작가 "이해하고 사랑한 여자의 삶, 다정함의 역사죠"]https://www.yna.co.kr/view/AKR20230310039800005?input=1179m 







진화론에 기초한 학문분야를 세분화하면 정말 많은데. 진화심리학, 진화생태학, 진화유전학, 진화분류학, 진화의학도 있고. 일단 내 전공은 동물행동학. 동물의 행동이 진화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연구해. 우리가 소설을 쓸 때, 어떤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되는지 궁금해서 출발하잖아? 어떤 심리에서 그러는 건지, 내력이 어떤지, 주변 환경이 어땠는지, 어떤 상처가 있었는지, 질문하고 대답하고, 가설을 세워보고 인물들을 통해 검증을 해보고. 이걸 실험이나 관찰로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거야. 소설은 이야기로 보여주는 거고. 그게 소설과 과학의 차이지.

동물행동학은 그런 행동을 진화의 결과물로 이해하는 거야.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적 진화의 결과물로서의 행동. 그중에서도 내가 연구한 분야는 퍼스널리티. 성격 차에 관한 건데, 우리가 보통 동물들을 볼 때, 종의 특성으로 이해하잖아. 개미의 특성 사자의 특성 펭귄의 특성. 그렇게. 그런데 우리가 개나 고양이 키워보면 성격이 다 다르다는 거 느끼잖아. 그런데 사람들은 성격이라는 게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거라고 인식한단 말이지.

진화생물학을 처음 접한 건 진화심리학이었는데 인간의 어떤 행동들이 진화생물학적으로 설명이 돼서 재밌었지. 그런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고 나니까, 내가 진화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구나 하는 부분이 많았어. 진화 하면 보통 경쟁, 적자생존을 생각하잖아.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 그것도 맞긴 하지만,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다정한 자가 살아남은 거거든. 먹어치우는 게 아니라 품음으로써 살아남았다. - 천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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