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철쭉 2017년6월 by sunyoung36 (출처: 픽사베이)


https://pixabay.com/ko/users/sunyoung36-1515943/?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2422242 --> 이 분의 철쭉 사진이 더 있다.


올해 소백산 철쭉 개화 소식 https://www.yna.co.kr/view/AKR20230517065900064?input=1195m 17일 뉴스


아래 철쭉 이야기는 이 책 'Flower Story'의 편저자 마리안네 보이헤르트(Marianne Beuchert 1924 – 2007)가 직접 썼다. '헌화가'가 떠오른다. 



‘철쭉’은 ‘관목 중의 왕’이라고 일컬어집니다. 그러나 철쭉은 대개 땅 속이든 쏟아지는 빗줄기 속이든 석회가 들어 있지 않은 곳에서만 자랍니다. 철쭉의 고향은 대체로 북아메리카와 아시아의 숲이 우거진 축축한 산중입니다. 철쭉은 히말라야 산의 4,800미터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가 까마득한 절벽 위에 매달려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의 어느 가을날 나는 카트만두 북쪽을 흐르는 어느 급류를 따라 계곡을 누비던 중 산속 깊은 곳에서 생전 처음으로 철쭉꽃을 보았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고, 산골길은 길이라기보다는 늪에 가까웠습니다. 계곡은 갈수록 협소해졌고, 시커먼 바위는 점점 더 길을 좁혀 들어와 나중에는 길과 급류가 하나가 될 지경이었습니다. 비로 침침해진 눈으로 나는 어스름 속에서 하늘을 올려보다가 내 머리 위 4∼50미터 위쪽에서 놀라운 자태를 흐릿하게 뽐내면서 바위 한 귀퉁이에 매달려 있는 무성한 철쭉을 보았습니다. 연극 무대 위에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옷자락처럼 철쭉의 발밑으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야생 포도의 덩굴이 살랑대는 비바람에 가을빛으로 오색찬란하게 반짝이며 계곡의 밑바닥까지 치렁치렁 늘어져 있었습니다. 비에 젖어 번들대다가 결국엔 철쭉의 흐릿한 실루엣 속으로 녹아들어간 시커먼 암석을 배경으로 - 잊혀지지 않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마리안네 보이헤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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