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흘류도프는 누나와 만나 화해의 시간을 가지지만 그들 사이에 발생한 틈은 메꿀 수가 없다.


Seeing-off - Mykola Yaroshenko - WikiArt.org


"어제 누나네 호텔방을 나왔을 때 난 다시 돌아가 잘못을 빌려고 했어요. 근데 매형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서 가지 못했어요." 네흘류도프가 말했다. "내가 매형에게 심하게 말해서 무척이나 괴로웠거든요." "알고 있어. 너의 본심이 아니란 걸." 누이가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가 동생의 손을 잡았다. 끝을 맺지 못한 누이의 말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그는 그 말을 완전히 이해했고 그 의미에 감동했다. 그녀가 하려 했던 말은 그녀를 온통 지배하고 있는 남편에 대한 사랑도 중요하지만 동생인 그에 대한 사랑도 그만큼 중요하고 소중하며 동생과 남편의 소소한 말다툼도 그녀로서는 너무나 힘겨운 고통이라는 것이었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누나…… 아, 내가 오늘 뭘 본지 알아요?" 그는 갑자기 두 죄수의 시신을 떠올리며 말했다. "두 명의 죄수가 살해당했어요." "살해당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 살해당한 거죠. 이 찜통더위에 죄수들을 이송했고 두 명이 일사병으로 죽었어요." "그럴 리가! 어떻게? 오늘? 조금 전에 말이야?"

"그래요, 조금 전에. 내가 그 시신을 봤어요." "근데 왜? 누가 죽인 거야?" 나탈리야 이바노브나가 물었다. "강제로 그들을 이송한 사람이 죽인 거죠." 네흘류도프는 누이가 자신의 남편과 똑같은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자 화가 버럭 났다.

누이는 ‘편지해!’라는 말조차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두 남매는 헤어질 때 나누는 이 상투적인 말을 이미 오래전부터 조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돈과 상속에 대해 나눈 그 짤막한 대화가 이들 남매 사이에 조성된 그 사랑스러운 관계를 무참히 파괴해버렸다.

그들은 이제 서로를 타인처럼 느꼈다. 기차가 움직이자 나탈리야 이바노브나가 속으로 기뻐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제 슬프고 애틋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잘 가, 그래, 잘 가, 드미트리!" 하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하지만 기차가 떠나자마자 동생과의 대화를 남편에게 어떻게 전할까 궁리하느라 그녀의 얼굴에는 심각한 근심이 서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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