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에 실린 작가 제인 볼스(부커상 수상자 리디아 데이비스가 택한)에 관해 찾다가 발견한 장편소설 '아이 러브 딕'에 제인 볼스가 수차례 언급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리고베르타 멘츄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106080600005


닳아 해진 언덕들과 떨고 있는 나무들이 어쩐지 슬프네요. 제인 볼스의 이야기 <매사추세츠로 가다>에서처럼. 이런 풍경에 감정이 휘몰아치는 까닭은 바로 대단치 않기 때문이에요. 내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감정의 푸가를 끌어내기에. 사막은 그만의 감정으로 우릴 압도하지만 이런 풍경이 자아내는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죠.

나는 오후 내내 버스에서 과테말라 반란군 지도자인 리고베르타 멘추의 자서전을 읽고 제인 볼스에 대해 생각했거든요. 두 종류의 다른 고통, 다른 각성.

제인 볼스는 남편이자 더 ‘나은’ 작가인 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 진실성의 문제를 언급했어요.

1947년 8월

사랑하는 버플

깊이 들어갈수록... 진지한 사람들이라고 여기는 작가들을 마주할 때면 더 고립감을 느껴... 시몬 드 보부아르의 "새로운 영웅들"이란 글을 동봉할게... (중략) 줄곧 내 머릿속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생각인데, 지금처럼 글을 쓰면서 그들의 사고방식을 따라가는 건 너무 힘든 일이야. 당신은 이런 문제를 겪을 필요가 없겠지. 당신은 늘 진정으로 고립된 사람이니 무엇을 쓰든 진실이 되고 좋은 글이 되지만 내 경우엔 그렇지 않아...당신의 글은 당신 자신과 진정으로 연결되고 그 사람을 바깥세상이 늘 알아볼 수 있으니 당신은 바로 인정을 받지... 내 경우엔 누가 알겠어? 나처럼 진지하게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사람이 끊임없이 자신의 진실성을 의심해야 한다는 건 참기 힘든 일이야...

제인 볼스의 편지는 당신과의 일보다 나를 더 화나고 슬프게 한답니다. 그녀는 아주 똑똑했고 자신의 어렵고 모순적인 삶에 대해 기꺼이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걸 제대로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예술가 한나 윌케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살아생전에 자신에게 동조해주는 사람을 좀처럼 찾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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