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무민파파와 바다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7
토베 얀손 지음, 허서윤.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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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릭키 피에틸래, 토베 얀손과 어머니 시그네 하마르스텐얀손이 포르보 클로브하루(Klovharu) 섬에 있는 모습. (1958년)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토베 얀손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5a0880a

무민파파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꿈을 꾸었다.

주위는 어두컴컴하고 퍼덕거리는 날갯짓소리로 가득했고, 새는 아무 소리 없이 날고 있었으며, 삐걱거리는 계단은 무민파파가 허둥거리며 발을 떼자마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무민파파는 늦기 전에 올라가 등댓불을 켜야 했는데,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계단이 점점 더 좁아지더니 이제 철제 사다리를 오르는 발소리가 들려왔고, 무민파파는 유리로 된 둥근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등댓불 쪽으로 다가갔다.

꿈은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고, 무민파파는 벽을 샅샅이 뒤지며 성냥을 찾았다. 커다랗고 가운데가 볼록한 색유리가 길을 막아선 채 바다를 비추고 있었는데, 빨간 색유리는 바다를 불길처럼 붉게 물들였고, 초록 색유리는 바다를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여 마치 달에나 있을 듯이 혹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듯이 차디차고 동떨어져 보이게 만들었다.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을 만큼 급한데 꿈은 점점 더 느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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