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속의 인간 성서와 인간 8
송봉모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송봉모 신부님의 성서와 인간 시리즈 9편이다. 제목만 봤을 때는 인간관계 전반을 신앙 차원에서 다루는 글인 줄 알았다. 근데 보니 부부관계에 국한되어 있다. 구구절절히 옳은 이야기. 

특히 재미 있었던 부분은 창세기 아담과 이브 창조 이야기에서 남녀 차별, 남녀 불평등이 아니라 남녀 평등을 적극적으로 해설한 부분이다. 이를 테면 이브가 아담보다 늦게 그리고 아담의 몸을 재료로 해서 태어났으므로 남성보다 여성이 열등하다는 기존의 견해에 대해, 늦게 만든 것은 그 만큼 완결품이라고 한다. 하느님이 인간보다 하늘과 땅, 동물을 먼저 만들었는데, 선후관계에서 앞의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면 다른 동물이 인간보다 더 귀한 존재인가라며 반문한다. 

재료 문제 역시 흙으로 아담을 빚었지만, 이브는 더욱 완성된 재료인 인간으로 빚었기 때문에 더 귀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핵심은 부부 사이의 문제이다. 결혼 후 다툼이 큰 부부가 무려 40%를 넘는다고 한다. 신앙을 가졌다고 하면서도 그런 경우가 있다. 여기서 송신부님은 "하지만 부부가 자녀에게 첫째로 줄 것은 부부 사이의 사랑이지 자녀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자녀들 편에서도 부모 서로간의 사랑을 통하여 사랑을 받는 것이지, 부모끼리 서로 소원(疏遠)하다면 자녀들은 제대로 사랑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녀 사랑의 기본은 부부간의 사랑이라는 것이다. 부부가 불화하면서 자녀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족하다.  

그러면 어떻게 부부 사이의 간극을 좁힐 것인가. 먼저 다름, 차이를 인정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차이에 감사하라고 말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 차이 때문에 힘들어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 차이는 내가 갖지 못한 상대방의 장점일 수 있다. 그러기에 감사해야 한다. 테살로니카 1서 5장 16-18절 말씀에 나온 것처럼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삶, 항상 기뻐하는 삶, 항상 기도하는 삶이면 부부관계도 모두 원만하리라. 

아 그리고, 사랑의 3단계도 재미 있게 읽은 구절이다. 1단계가 로맨서의 단계. 2단계는 권력다춤의 단계 그리고 3단계가 협동과 공동 창조의 단계라고 한다. 그냥 머리가 끄덕여진다. 부부 사이에서 권력을 휘둘러 봐야 무슨 필요가 있는가를 깨닫고 나면 자연스럽게 협동과 공동창조로 이어진다. 다만 그 무의미한 권력다툼에서 어느 만큼 빨리 벗어나는가가 중요한 관건 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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