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
문용포.곶자왈 작은학교 아이들 지음 / 소나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문용포 선생님은 내게 처음으로 오름을 가르쳐 준 사람이다. 소박하고 큰 욕심 없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가득한 사람. 그가 몇 년 전부터 아이들 모아 장난을 하더니 그 폼새가 아름답게 전해진다.

놀이, 자연 속의 놀이, 산다는 게 그 이상의 것일 필요도 없는데, 우리는 너무도 많은 껍질을 쓰고 산다. 그래서인가 이 책에 등장하는 머털도사와 아이들은 결국 우리들이 돌아가야할 세상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가고 싶으면서도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면서 미루는 현대 도시 사람들. 갈증이 크기에 거꾸로 그 삶을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아니면 역으로 외면하고 만다. 나는 어디인가.

 

암튼 반갑다. 그들의 기록이 책으로 엮어져 나온 게. 봄, 여름, 가을, 겨울 마치 차윤정의 <숲의 생활사>처럼, 숲의 생명 대신 아이들의 생명을 사계절 변화와 함께 담아냈다. 아이들에 대한 지독한 애정, 자연에 대한 경외감. 그런 것이들 함께 어울어져 빚어낸다.

 

나 역시 요즘 다시 고민에 들어갔다. 나의 정체성 문제다. 언제까지나 기웃거리다 끝날 것인가. 2008년 한 해를 마치고 2009년 새해를 시작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우물쭈물이다. 예전에 미친듯이 살았던 삶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기에, 이제 가다듬고 갈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만난 이 책은 내게 맑은 기운을 더해준다. 고마문 사람, 고마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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