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2005년 3~4월 - 통권 81호
녹색평론 편집부 엮음 / 녹색평론사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녹색평론> 2005년 3-4월호.




슬며시 놓아버렸던 <녹색평론>을 다시 슬며시 집었다. 우연한 계기였다. 그 바쁨 때문에 놓았던 가치, 아니 사실 바쁘기 보단 버거웠기 때문에 내려놓았던 책이다. 마음은 생태주의를 향하고 있어도 현실에서 내가 전혀 따라가고 있지 못하는 갑갑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더 이상 <녹색평론>을 읽는 건 차라리 고문이었다.
놓아버렸을 때, 아쉬웠지만 편하긴 했다. 그러나 이제 다시 잡는다. 그 동안에도 많이 망가졌기 때문일 것이고, 그보단 나의 삶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젠 조금은 거리를 두고 살고 싶다. 사회 속의 치열함이 때론 필요했지만, 그리고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를 넘어선 생태적 가치 또한 추구해야만 했다. 그래서 이젠 그 고문이 고문이 아닌 기쁨이 되길 희망한다.

이번 호에서 특별히 마음을 끌었던 건 고병헌 교수의 '고령화 사회에서의 노동과 복지'에 있었다. 고령화 문제의 해결은 상업적 가치를 넘어선 사회적 가치를 찾을 때 가능하다는 논리다. 예전에 복지사회학을 공부할 때, 이런 고민을 하긴 했지만, 그건 현실과는 거리가 한참 먼 이상적인 구상에 불과하다고 멀리해 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꿈을 꾸기에 살아간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그리하여 상업적 가치를 넘어서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가야만 할 길이겠다. 비시장 경제에서의 노동, 본래 사회주의자들이 꿈꾼 것도 이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어쩌면 더욱 내 마음을 잡아당긴 건 김호열 목사의 '고백과 다짐'이다. 생태 공동체, 언제부터인가 나 역시 많이 고민했던 테마다. 그래서 대안학교도 꿈꿔 보았고, 그랬지만, 그게 쉽지 않을 것 같아 망설였던 주제다. 금전적인 것만이 장애는 아니다. 가장 어려운 게 사실은 인간관계다. 특히 한 고민 이후에 몰려든 사람들이라. 개성이 강하다. 그 강한 개성을 조화시켜야만 공동체는 가능하다. 그걸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 것인가.

김호열 목사는 이것을 고백과 다짐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핵심은 마음 비우기, 내려놓기다.
1. 가족이 내게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그에게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다. .... 역량보다 더 많은 것을 그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의 삶을 부정하는 잔인한 폭력임을 인정.....
2. 훌륭한 행동과 놀라운 능력은 유혹이다.
이 격언 역시 내게는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무엇인가 모범이 되려고 했다. 그것이 지나온 삶의 전부인 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게 유혹이란다. 사실 그건 강박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건 파괴적 결과를 낳는단다. 내려 놓자. 그냥 자연스럽게. 훌륭하러고 애쓰지 않을 때, 그 때라야 진정 공동체가 산다.
3. 사상이나 교리가 아닌 바른 관계가 공동체의 진리다.
이것 역시 딱 맞는 말이다. 우리 지식인들은 얼마나 많이 사상과 교리고 관계를 재단해 왔던가. 그것만이 아니다. 그걸 타인에게 강요까지 한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4. 가족의 약점과 한계 속에서 미래의 풍성한 수확을 본다.
기다리라는 얘기겠다.
5. 과장되고 허세스런 표현과 자기노출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 구절을 읽을 때도 뜨끔함을 느낀다. 나는 얼마나 명예욕에 사로잡혀 있는 인간인가. 그것도 내 능력만을 과시하면 그나마 낫다. 내 능력을 넘어서는 부분까지 내 것인야 허세를 부려왔다. 고백, 그래서 김 목사가 이 5가지 말을 고백이라고 했구나. 구구절절 내게 해당되는 말이다. 비단 공동체 생활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런 고백은 수시로 하면서 나를 성찰해야겠다.

타인을 자기화 시키려 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의 타자화 이게 필요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