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 (반양장)
마더 데레사 지음, 베키 베니나트 엮음, 이해인 옮김 / 샘터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가닥의 미소가 할 수 있는 그토록 큰 일

마더 데레사 지음, 이해인 옮김, <아름다운 선물>, 샘터, 2001.



‘빈자의 성녀’ 마데 데레사의 마지막 메시지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책일기’ 쓰기가 힘들다. 책의 거의 모든 부분을 옮겨 놓고 싶어서다. 그건 막노동. 그렇다고 어느 부분만 옮기려니 마음이 편치 않다. 이럴 때 그냥 닥치는대로 쓰는 수밖에.
사실 언제부터인가 이 분의 책을 많이 읽는다. 예전엔 그냥 마음속으로만 존경하고 멀리서 쳐다보았을 뿐인데, 이제는 가까이 하고 싶다. 머리로가 아니라 삶으로.

“평화는 미소로써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대가 도무지 미소짓기 어려운 사람에게 하루 다섯 번 미소짓도록 애쓰십시오.” “우리는 하느님 평화의 빛을 뿜어내는 사람이 됩시다. 그래서 사람들 마음 안에 있는 미움들을 이 빛으로 몰아내고 사랑만을 가져 오도록 합시다. 서로 미소지으십시오.”
-그래도 올해부터는 내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음 좋겠다.

“서로를 성실하고 진지하게 대하며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지니도록 합시다. 다른 이가 비록 실수로 허물로 가득 차 있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오히려 서로 좋은 점을 찾아보려 애쓰십시오. 우리 각자는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맞다. 그건 용기다. 보통 용기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니. 쉽겠는가. 아니다. 무척 어렵다. 그래도 그게 답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내 틀로 재단해서 수용하려면 체한다. 그냥 세상의 일로는 이게 힘들었다. 그러나 우리 각자가 모두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음을 믿기 시작하면서부터 내게도 변화가 생겼다. 물론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그가 하느님이다. 그에게 해 준 것이 곧 주님께 해준 것이다.

데레사 수녀님은 침묵도 많이 강조했다. 당신의 일이 알려져 더 바빠질수록 묵상 시간을 늘렸다고 한다. 침묵하지 않고 묵상하지 않은 상태로 일에 매달려면 주객이 전도될 위험에 빠진다. 하느님 일을 하는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면 인간의 일,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곧바로 교만에 빠진다. 그러니 침묵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좋은 말을 꺼내 놓기에 급급해서인지 마음 깊은 곳으로 내려가 듣는 시간은 잘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고요 속에서만 하느님은 말씀하시기 때문이지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우리를 통해서 말씀하고자 하시는 바로 그것입니다.(중략)침묵 속에서만 우리는 그분의 음성을 듣습니다. 그대의 마음이 다른 것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대는 하느님의 그 음성을 들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었구나. 내 마음에 다른 것이 가득 차 있으니 하느님을 만나기 어려웠던 것이로구나. 비워야 하는 것. 어떻게 뭘 비우지?
“우리가 지닌 책, 생각, 기억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 그분과 함께여야 합니다. 모두를 온전히 벗어나 그분의 현존, 침묵, 비움, 희망, 동요되지 않는 고요함 안에 사랑스럽게 머무는 것입니다. 야단스럽게 법석을 떠는 곳에서는 그분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적 침묵을 연습하라고 하신다.
“눈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영혼에 방해가 되고 죄가 될 뿐인 타인의 결점 찾기를 그만두고 하느님의 선하심과 아름다우심만을 찾으십시오.”
“귀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타인의 험담, 소문을 실어 나름, 무자비한 말들처럼 인간 본성을 타락시키는 일체의 모든 소리에는 귀를 막으십시오. 항상 하느님의 음성에, 그대 필요로 하는 가난한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십시오.”
“혀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칙칙한 어둠과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모든 말과 얄팍한 자기 변호를 삼가고 우리에게 평화, 희망, 기쁨을 가져 오고 마음을 밝혀 주는 생명의 말을 함으로서 하느님을 찬미하십시오.”
“지성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거짓됨, 산만한 정신, 파괴적인 생각, 타인에 대한 의심과 속단, 복수심과 욕망에 매이지 말고 하느님의 경이에 대해 깊이 관조했던 성모 마리아처럼 기도와 묵상 안에서 주님의 지혜와 진리에 마음을 활짝 여십시오.”
“마음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온갖 이기심, 미움, 질투, 탐욕을 피하고 온 마음과 영혼과 정성과 힘을 다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이렇게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기쁠까. 데레사 수녀님은 “사랑에 불타는 마음은 항상 기뻐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그 기쁨의 방법을 말해 주신다. “감사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모든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렇구나. 그냥 마냥 기뻐하며 살아야하는 거구나. 그래서 테살로니카 1서에도 그런 구절이 있는 것이겠지. “항상 기뻐하십시오.”라는. 늘 떠올리며 살아야겠다.

“기쁨은 감염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그대가 가는 곳마다 항상 기쁨이 넘쳐흐르도록 애쓰십시오.” “기쁨은 우리 삶의 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쁨은 너그러운 인격의 표현입니다.”


觀想에 대해서도 말씀하신다. “모든 것 안에서, 모든 이 안에서 어디서든지, 어느 때에나 하느님의 모습을 찾는 것. 또한 모든 사건 안에서 그분의 손길을 보는 것. 특별히 초라한 빵의 형상 안에,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모습 안에 신음하시는 예수님의 현존을 알아 뵙고 흠숭하는 것. 이것이 곧 세상 한가운데서의 관상이다.”
-내용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항상 의식하며 살자. 그게 관상이란다.

희생에 대해서는 “사랑이 참되기 위해서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사랑은 상처를 받아야 하며 자기 자신을 비워 내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신다.
-상처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

또 “방관은 가장 두려운 가난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어디에든 있지만 가장 가난한 사람은 사랑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면 주변에 가난한 이들이 많다. 나의 학생들도 상당히 가난하다. 물질적인 면만이 아니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고 있다. 애들을 신경 써야 하는데.

다음부터는 옮긴이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다. 이해인 수녀님이 인도에 갔을 때, 그곳에서 본 구절 중에 “침묵의 열매는 기도, 기도의 열매는 사랑, 사랑의 열매는 봉사, 봉사의 열매는 평화”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흔히 주변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많이도 말하지만 진작 그 평화가 내 몸에 와 닿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요즘에야 아, 이런 게 평화로구나 하는 생각을 조금씩 해 가는데, 여기 소개된 평화도 마찬가지다. 그런 평화라야 하겠다. 침묵하고, 기도하고, 그 결과로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봉사하고 그 봉사로 우리는 평화를 얻는다.
다 좋은 말이다. 새로 듣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여전히 머리로 사랑하고 봉사하는 내 모습에서 언제, 어떻게 탈피하는가 하는 점만이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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