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나를 위한 기막힌 여행
이소발 지음 / 꿈의지도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나기. '소중한 나를 위한 기막힌 여행'
참 멋진 줄임말이다.
소중한 나를 위한 그냥 여행도 아닌, 기막힌 여행이라는 제목에 어떤 여행이야기일지 궁금했다.

이 책은 여행에세이라기보다 감성에세이, 그림에세이가 더 어울리는 책이다.
취업, 결혼, 꿈등 앞으로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그녀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상처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녀는 캐나다의 시골마을 구엘프라는 곳에서 일년여동안 머물게된다.
노부부의 집에 홈스테이로 함께 살면서
여기저기를 여행한 것도 아니고, 무슨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니지만
하루하루 온전히 자신을 돌보고, 자신을 위해 지낸다.
함께 사는 노부부의 따뜻한 마음에 위로도 받고, 보살핌도 받고, 또 그녀가 노부부를 위로하기도 한다.
이렇게 그녀는 노부부와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소중한 존재가 된다

 

앞부분은 상처투성이고 혼란스러운 그녀의 모습이 느껴졌는데 점점 따뜻하고 여유로워지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이 소중하다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자신의 고민과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만 서로 엄마, 아빠, 딸로 여길만큼 마음을 나누고
가까운 인연을 만난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일까?

 

하루하루 바쁜 일상이 반복되고, 그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아 즐기고 있지만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1년동안 가졌던 그녀가 정말 부러웠다.
그리고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고 판단됬을때 훌쩍 떠났던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부럽다고 느끼면서도, 기회가 있었음에도 과감히 떠나지 못했던 내가 조금은 아쉽다.

 

기막힌 여행에 대한 에피소드를 기대했던 내게는 다른 느낌의 책이라 조금 서운한 면도 있었고,
힐링 에세이. 그림에세이로 받아들이기에도 큰 감동이나 따뜻함을 느끼기에는 전체적으로
너무 잔잔한 분위기였다.

 

낯선 곳에 가면 많은 것을 보려고 노력했는데 앞으로는 온전히 나를 위한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보고싶다.
낯선 환경에서 무엇을 해야한다는 압박을 다 버리고, 편안히 그 시간을 즐기고 싶다.
상상만해도 즐거우니 조만간 짧은 여행을 떠나게될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새 책 - 절판된 책에 바치는 헌사
박균호 지음 / 바이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표지에 쓰인 글이 눈에 들어왔다.
'좋은 책을 절판시키는 것도, 절판된 책을 다시 살려내는 것도 모두 독자의 몫이다'
이 문장에 공감하면서, 항상 책들이 등장하는 책이 주는 기쁨을 기대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절판된 좋은 책들이 다시 재출간되고, 누구나 관심만 있다면
좋은 책들을 구해서 읽을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가
생에 잊지 못할 책, 금서, 오래된 서가속의 책, 글맛기행등 다양한 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책 수집가답게, 헌책방 매니아답게 그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은 양도 많지만 절판된 책들도 많아서 그 가치가 엄청나다.
다양한 장르의 많은 책을 소장하고 있는 그가 정말 부러웠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소장 욕심이 많지만 아직은 독서력이 부족하여
이미 출판되어 있는 좋은 책들을 읽기에도 바쁘다.
그래서 절판된 좋은 책들에 대해서 잘 알지도, 관심을 많이 가지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최근에 법정스님의 "무소유"책에 대한 엄청난 논란이 있었고,
미리 읽지 않았고, 구입하지 않았던 것이 너무 아쉬웠다.
좋은 책은 두루두루 계속 읽히고, 계속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나는
법정스님의 더이상 재출간하지 말라는 말씀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후에 지인이 헌책방에서 구입했다며 선물로 주었을때의 환희와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지인 덕분에 책을 소장하게 된 여유를 부리면서도 더 이상 출간하지 않는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여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얼마뒤에 법정스님의 책들이 서점에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다시 출간을 한 것인지, 출판사에서 가지고 있었던 책들이 유통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간절하게 원하는 독자들의 힘이 반영된 것 같은 생각에 정말 기뻤다.

 

이렇게 절판된 책에 대한 아쉬움과 소장하게 되었을때의 기쁨을 한번 경험하고나니
절판된 좋은 책을 구하려고 애쓰는 저자의 마음이 더 공감되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좋은 책들은 편독때문에 자주 접하지 못했던 인문, 미술, 고전, 과학, 역사등의 다양한 분야가 많았는데 참 흥미로웠다.
절판되었다가 다시 출간되어 오래된새책이 된 책들은 나도 읽어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였지만
역시나 아직도 절판상태인 책들도 많아서 읽어볼 수 없음에 소개글에 만족해야만 했다.


마지막에 저자가 소개하는 '책 사냥 일지'는 여러가지 구체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부록으로 실린 오래된새책 목록은 정말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다.
절판된 좋은 책이 많은 만큼 많은 책을 소개하고 싶었던 것도 이해가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짧아서 조금 아쉬웠던 점도 있다.

 

책을 덮으면서 위시는 또 많이 늘어났고,
절판된 책들때문에 나도 어느 날 헌책방을 뒤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반전이 있고, 트릭이 있는 추리소설을 주로 읽다가
장르는 추리소설인데 코믹오락극이라는 표현이 독특해서 끌렸다.
표지분위기가 논리적이고 똑똑한 탐정이 아닌 허술한 느낌이
나는 탐정같아서 독특한 캐릭터가 예상되었다.

가사사기가 운영하는 중고매장이 배경이다.
오지랖도 넓고, 추리를 좋아해서 사건에 휘말리기를 좋아하는 가사사기와
중고매장에 부점장이면서 실질적 사건해결을 하는 히라구시.
그리고 엉터리 추리의 가사사기를 추종하는 미나미.


4계절로 구분되어 4가지 사건이 펼쳐지고 있는데
사건에 휘말리기 좋아하는 가사사기가 전면에 나서지만
히라구시는 가사사기가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게하고, 뒤에서 조용히
실질적 추리와 해결을 한다.

추리소설이고 사건해결이라고는 하지만
복잡한 반전이나 트릭이 존재하지도 않고, 사건자체가 신기한 것도 없고,
결말이 대단하지도 않다.
코믹오락극이라지만 코믹한 부분도 찾지 못했다.
웃음 범벅, 눈물 범벅이라고 했지만,
웃음코드도 슬프지도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밋밋한 이야기들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읽기 전의 기대했던 이야기의 흐름이 아니라 조금은 아쉬운 점이 많다.
오히려 추리소설장르로 구분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독특한 추리소설의 느낌을 예상하고
읽지 않았더라면 소소하지만 가볍게 읽는 재미는 느꼈을 것 같다.


이 책은 조금은 독특한 캐릭터들이 중고매장이라는 곳에서 일하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정도의 이야기다.
추리소설이라는 타이틀이 있고, 거기에 코믹오락극이 더해지는
즐거움은 잘 느끼지 못했지만 잔인하거나 복잡한 추리소설을 싫어하는
독자들은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물여덟,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 콘크리트 정글에서 진짜 정글로
제니퍼 바게트.할리 C. 코빗.아만다 프레스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산뜻한 표지와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시작하기전에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승진의 기쁨을 맛보고 열심히 일했던 나이다.
물론 연애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책도 읽고, 짧은 여행도 다녔지만
연구원이라는 직업때문에 야근을 하며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야만 했던 나이다.

일에 대한 욕심이 많고, 결혼은 조금 늦게 하고 싶다는 생각때문에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는 나에게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거나 무엇인가 고민할 나이는 아니였다.

그렇지만 어렸을적부터 긴 여행에 대한 동경은 항상 가져왔기에
그녀들이 1년여동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 여행은 정말 부러웠다.

 

이 책은 뉴욕에서 잘나가는 직장을 다니다가 앞으로의 불확실한 삶에 대한 고민으로
과감히 모든 것을 놓고,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나는 젠, 할리, 아만다의 이야기다.
잘나가는 뉴요커에서 백수가 되어 1년동안이나 여행결정을 한 그녀들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
누구나 '눈 딱감고, 한 번 지르자'라는 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날 수는 있을 것이다.
어떻게든 출발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돌아와서의 여러가지 불안함 때문에 섣불리 시도를 하지 못한다.

 

젠, 할리, 아만다는 배낭을 메고, 인도, 케냐, 브라질, 호주등을 다니면서
인디언들과도 어울리고, 봉사활동도 하고, 여러가지 어려움과 질병도 겪지만
혼자가 아닌 세명이라는 장점때문인지 잘 헤쳐나가고 즐기는 그녀들의 모습이 보기 좋고, 부러웠다.

 

많은 경험을 안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 그녀들.
1년여의 시간동안 세계 여러나라를 다니면서 그 시간만큼, 그 다녔던 거리보다 더 성숙되었을 그녀들.
이야기로도 책으로도 쌓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담아온 그녀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뒤로 읽을수록 처음의 느낌보다 점점 재미가 더해졌다.
물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초반에 몰입도 잘안되고 조금 지루한 느낌을 들게하는 아쉬운점은
글씨가 정말 빼곡하고 눈에 잘 안들오는 구성이다. 거기다 두께감도 만만치 않다.
분명 빽빽한 글씨와 몰입안되는 구성으로 인해 초반에 읽다가 놓을 독자들이
생길 것 같아서 책의 편집 구성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내게 28살의 나이가 다시 주어진다면 난 분명 그녀들처럼 여행을 떠날 것이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니 눈 앞에 보이는것이 전부가 아니였는데
그때는 너무 눈 앞만 보면서 달렸던것 같다.
아마 시간히 더 흘러서 지금 나이를 추억하게되면 그때도 또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
28살 젠,할리, 아만다가 했던 고민을 난 지금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를 찾는 여행' 정말 생각만으로도 설레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매일 온라인 서점에서 신간책들을 살펴본다.
이 책도 역시 신간책중에서 처음 발견하고 '책은 도끼다'라고 정의한 제목이 독특해서 시선을 끌었지만
얼핏 인문학이라는 말이 보여서 넘겼던 책이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에 담긴 글귀를 보게되었고, 그 글귀에 반해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광고인인 저자가 그의 창의력과 감성을 일깨웠던 책들에 대해서, 또 그의 독법에 대해서 소개한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이 그렇듯 다른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던 책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참 즐겁다.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혼자만의 비밀이 생긴 것처럼 흥분되고 설레인다.
글쟁이들이 소개하는 책에 대해서는 몇권 읽어봤지만 광고인이 소개하는 책들은 어떨지, 또 그의 독법은 어떨지 궁금했다.

 

첫 부분부터 이름은 익히 들었지만 접하지 못했던 판화가 "이철수"님의 책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항상 시작부분 한 귀퉁이에 소개할 책들의 리스트가 정리되어 있어서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나에게 이철수님의 책은 '그림과 짧은 글귀가 적혀있는 보통의 그림에세이'라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제대로 접해본 적도 없으면서 온라인의 책소개를 보고 섣불리 가졌던 느낌이다.
그런데 저자가 소개하는 이철수님 책들의 판화그림과 글들은 내가 얼마나 잘못된 편견을 가졌는지 알게해주었다.
좋았던 판화그림과 글들을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알려주고, 어떤 느낌이였는지, 어떻게 읽었는지를
알려주는데 정신없이 빠져서 읽었다.
그 책을 바라보는 저자의 독법이 더욱 책의 가치를 높여주었다.

 

기분 좋은 첫장을 마감하는데 다음 장을 보는순간 망설여졌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주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밋밋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멀리하는 작가인 '김훈' 작가님의 책들이였다.
과연 내가 멀리하는 작가를 저자는 어떤면을 좋아하고, 어떻게 읽었는지가 궁금해졌다.
한편으로는 반박할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난 보기좋게 그에게 설득당하고, 그가 소개하는 김훈 작가님의 책을 위시에 적고 말았다.
내가 밋밋하다고 여겼던 김훈 작가님의 문장들을
천천히 단어를 보고, 문장을 보는 저자의 독법으로 바라보니 전혀 다르게  보인것이다.


책에 붙여지는 포스트잇은 계속 늘어만 가고, 읽어보고 싶은 위시책들은 메모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알랭드보통,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시인 '고은', 그리스인 조르바, 이방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안나 카레리나,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등등 잘 알지만 난해하게 느꼈던 책들이나.
읽다가 어려워서 포기할 만한 책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의 글이 쉬워서 눈에 잘 들어온 것인지,
그만큼 매력적인 책들을 잘못된 독법때문에 느끼지 못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이 책을 읽고나니 읽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에 대해서 욕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독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수를 세기위한 책 읽기가 아니라 천천히 읽으면서 울림을 느낄 수 있는 독법을 권하고 있다.
개인마다 자신만의 독법이 있겠지만 '다독 콤플렉스'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도 공감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된 동기가 되는 말이기도 했다.
나도 매일 무수히 쏟아지는 신간들 앞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책들을 많이 접하고 싶어서 부지런히 읽는 편이다.
어쩌면 좋은 책을 많이 접하고 싶다는 핑계로 '다독 콤플렉스'에 빠져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내용보다 문장자체가 주는 아름다움도 느껴보고,
눈으로 보는 시각이지만 청각으로 느껴보기도 하고,
단어속에 숨겨진 뜻도 상상해보면서 천천히 읽는다면
더 많은 울림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분명 뛰어난 광고인이 맞다.
멀리했던 작가의 책을, 난해할 것 같아 읽기 싫었던 책을 읽어보고 싶도록 자연스럽게 설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독법을 따라하고 싶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알록달록 붙여진 포스트잇의 문장들을 다시한번 보면서
이 책을 통해 위시에 적었던 책들이 나에게도 울림을 주기를 기대해본다.

 


저는 책읽기에 있어 '다독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독 콤플렉스를 가지면 쉽게 빨리 읽히는 얇은 책들만 읽게 되니까요.
올해 몇 권 읽었느냐, 자랑하는 책 읽기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일 년에 다섯 권을 읽어도 거기 줄 친 부분이 몇 페이지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줄 친 부분이라는 것은 말씀드렸던 제게 '울림'을 준 문장입니다.
그 울림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숫자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보고 잊히는 것과 '몸은 길을 안다'이 구절 하나 건져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최인훈의 <광장>을 다시 읽는다면 저는 아마도 지금보다 더 많은 부분에 줄을 칠 것 같습니다. - 34p


횡단은 하지만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면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목적지까지 빠르게 갈 수는 있어도, 그동안 관찰은 이루어지지 않죠.
독서를 예로 들면, 책을 읽어야겠다는 목적이 있어서 읽기는 하지만 세밀하게 읽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 66p


행복을 추구하려고 하니까, 어떤 조건을 만족시키려다보니 결핍이 생기는 겁니다.
하지만 행복은 발견의 대상이예요.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을 발견하면 되는 겁니다 - 123p

 

책은 그 자신만이 발달한 감수성으로 우리를 예민하게 하고 우리의 숨겨진 촉각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 128p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 129p

 

필요한 건 그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다 - 203p


작은 초당에 밤이 찾아왔어요.
텔레비전도 없고, 라디오도 인터넷도 없는 곳에 밤이 왔어요.
그러면 향 사르고 등불 켜고 앉아 책이나 읽고 있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아무것도 없이 고요한 밤 풍경에 집중해 솔바람 소리를 듣고 바람에 답하는 풍경 소리 듣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지만 요즘은 이런 것들이 불가능하죠.
너무 빨리 움직여요. 뭔가를 더 얻겠다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왠지 더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예요 - 321p

 

비가 오는 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면서 짜증을 낼 것이냐,
또 다른 하나는 비를 맞고 싱그럽게 올라오는 은행나무 잎을 보면서 삶의 환희를 느낄 것이냐입니다.
행복은 선택입니다. - 346p

 

책이 얼어붙은 내 머리의 감수성을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합니다.
그냥 읽었다고 얘기하기 위해 읽는 건 의미가 없어요.
단 한 권을 읽어도 머릿속의 감수성이 다 깨졌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겁니다. - 34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