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중계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경 옮김 / 작품 / 2010년 7월

오쿠다히데오 작가의 소설만 읽어보고 에세이는 처음 접한다.

일본작가중 너무 좋아하는 작가라서 신간이 출간되자마자 일단 무조건 관심이 갔던 책이다.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빵빵 터지는 엄청난 유쾌함과 엉뚱함을 이미 느끼기도 했고,
또 에세이중에 올림픽에 관련된 에세이는 본적이 없어서 더 더 더 기대했던 책!! ^^

 

그..러..나....헉!!

 

너무 기대가 컸던 건지
아니면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서 느꼈던 빵빵 터지는 유쾌함을 기대해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단 별로라는 느낌이..^^;

 

올림픽 발원지 그리스 올림픽을 다녀와서 적은 에세이라서 무엇인가 신기하고
올림픽만의 독특한 특징이 담길줄 알았는데
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들이 출전했던 경기에 대한 중계(?)가 대부분이다.

 

정말 마치 올림픽 경기 중계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 ㅋㅋㅋ

 

쿠바와의 야구경기에선 1루 안타를 유격수가 잘 잡아서 멋진 송구로 아웃시켰다는등
구원투수가 나와서 멋지게 삼진아웃을 잡았다는등
유도 경기에선 어떤 기술을 써서 한판승으로 이겼는데 어쩌구 저쩌구..ㅋㅋㅋ
정말 말 그대로 중계를 해준다.

 

문체나 표현도 정말 평범하고 기존에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소설에서
보았던 넘치는 위트는 어디에도 볼 수 없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정말 같은 작가가 맞아? 내가 아는 오쿠다 히데오 맞아?' 라고 생각이 들 정도..^^;

 

소설과 에세이..
엄연히 장르가 다르니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만 읽어본 내가 공감이 안되서 그런건가?'라고 생각을 해봐도
좋아하는 작가라서 아무리 좋게 애를 써봐도 왠지 별로라는 느낌..

 

그리스 올림픽 관련 에세이니 당연히 경기 관람을 할테고
경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겠지만
중계라고 느껴질 정도의 너무 자세한 설명이 재미를 반감시켰다.
경기 뿐만 아니라 그 외적인 것도 함께 더 있었다면 반감된 재미가 다시 올라가서 만족했을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평생 한번쯤은 올림픽이 열리는 곳에 직접 가서
우리나라 선수들 경기도 보고 열혈 응원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들면서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다른 소설을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

공포!! 재미!! ^^

모던 팥쥐전
조선희 지음, 아이완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6월

팥쥐전인데 모던 팥쥐전?
우리가 알고 있는 팥쥐전에서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탄생된건지 호기심이 마구 생겼던 책이다.

 

이 책은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만 가져와서
현대적 배경의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책.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콩쥐팥쥐, 여우 누이, 우렁각시. 개나리꽃, 선녀와 나무꾼,
십 년간 지팡이를 휘두른 사람.이렇게 6개의 전래동화가 새로운 이야기로 담겨 있다

 

콩쥐팥쥐전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서리, 박지"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오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읽었다가
완전 오싹..오싹..ㅋㅋ

 

점점 공포스러운 분위기인데다가 한밤중에 읽었더니
마치 공포소설을 읽는 느낌..
원래 또 전래동화를 공포스럽게 만들면 굉장히 무섭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정말 으시시했다.

 

마지막 부분엔 헉!! 하는 반전까지~~ㅋㅋㅋ

 

다른 단편도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공포(?), 잔혹동화분위기이다.

 

중간 중간 그림도 나오는데
이 그림 또한 음산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밤에 읽다가 자꾸 뒤를 돌아보고 여기저기를 살펴보는 증상이 생기고..ㅋㅋ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완전 새롭게 다른 이야기로..
그러면서도 무언가 예전 이야기가 계속 바탕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쓸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역시 작가의 능력이겠지? ^^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도 참 신선해서 좋았고.
내용 자체도 흥미진진해서 재미있었던 책.
이 더운 여름에 딱 맞춤도서!! ㅋㅋ

 

난 이 책의 장르를 공포소설, 잔혹동화라고 감히 칭하고 싶다.^^
무더운 한 여름밤 공포영화를 보고싶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권한다.ㅋㅋ


세상의 모든 이야기와 모든 사람들에게는 못다한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못다 한 이야기의 자초지종을 알고 싶어한다. - 들어가는 말
 

여행의 로망~

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 -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 남녀의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배재문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6월

가족끼리도 아닌 친구들끼리도 아닌 처음 만난 사람들과 그것도 해외여행이라니..ㅋㅋㅋ
제목부터가 엄청난 궁금증 유발 책이다.
더군다나 캠핑카 여행~~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꼭 여행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캠핑카 여행은 누구나
한번쯤 꼭 해보고 싶은 로망일것이다.

 

저자가 인터넷상에서 신청을 받아
남자 3명 여자 3명이 북유럽 여행그룹으로 결성!!
모집단계부터 이것 저것 예약하는것까지
정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무사히 출발했으니 초반의 어려움도 다 추억이 되겠지? ^^

 

덴마크,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를 다니면서 펼쳐지는 그들의 이야기.
함께 자고, 먹고, 보고, 느끼고, 즐기고..시작은 처음 만난 사람들로 시작했지만
그들은 점점 가까워져서 최고의 여행 파트너들이 되어 가고 있었다.

 

캠핑카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인 가다가 멋진곳..머물고 싶은곳이 보이면 바로 멈출수 있다는것..
정말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최고의 여행이 아닐까 싶다.

 

서유럽쪽은 가본적이 있지만 북유럽쪽은 한곳도 가본적이 없어서
멋진 사진들을 볼때마다 감탄..또 감탄..ㅋㅋ

 

캠핑카 여행을 하기 위한 알찬 정보도 함께 담겨 있고
여러가지 여행에 대한 많은 팁들이 여기 저기에 담겨 있어 지식적으로도 참 유용한 책이다.

 

여행자들의 얼굴이 담긴 사진은 물론
특징을 살린 귀여운 캐릭터로 대화부분을 나타낸것도
읽으면서 재미난 요소들이였다.

 

한장 한장 쏙 빠져서 읽다보니 점점 끝부분이 다가오고
마치 여행이 끝나면 각자 제자리로 돌아갈 여섯명의 마음처럼
어찌나 아쉽고 서운하던지..

 

여행에세이를 보면 현실에서 빡빡하게 살고 있는 나와 비교가되서
부러운 마음이야 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 이 책은 정말 최고의 부러움인거 같다~ㅋㅋㅋ
북유럽, 캠핑카, 6명.오랜 기간..등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즉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킴과 동시에
여행에 대한 갈망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책!! ^^

 

당장 해외여행까지는 안되더라도 국내여행을 위해 지도를 펼쳐야겠다!!

 

 

틀에 박혀있던 자신을 뒤로 하고 내가 몰랐던 나의 다른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여행의 모든 것을 즐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 256p
 

 

 

 

 

도쿄 기다려~~^^

도쿄, 단골 가게 - 마치 도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행하기
REA 나은정 + SORA 이하늘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1월

원래 여행에세이나 해외여행관련 서적은
관광지나 가게들 소개하는 것보다 여행자의 느낌을 적은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껏 그런 책 관련류를 골라서 읽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이 도쿄, 단골가게..
도쿄의 가게를 소개하는 뜻이 분명한 제목..

 

그러나 책 겉에 있는
"마치 도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행하기"라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고
도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행한다는 느낌은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일반 책보다 크고 엄청 두꺼운 책이라 조금 과장해서
처음에 봤을때는 '백과사전(?)이야?' 하면서 혼자 웃기도..ㅋㅋㅋ

 

SORA와 REA의 도쿄 스토리.
도쿄의 카페, 찻집, 레스토랑, 인테리어 잡화점, 디자인 잡화점, 디저트 전문점,
베이커리 전문점,옷가게, 선물 가게, 선술집, 서점, 문구점, 신발가게, 화장품 가게,
쇼핑몰..등등 도쿄의 여러가게들을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가게들의 소개라면 아마 얼마 읽지 않고 지겹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의 단골 가게를 소개하는 만큼 아주 꼼꼼하게
전체적인 만족도, 서비스 점수, 주소, 전화번호, 영업시간, 홈페이지,예산까지...

 

정말 말 그대로 단골가게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아주 세세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또 여행관련 책에서 빠질 수 없는 멋진 사진까지..

 

여기까지만 봐서는 일반 여행정보책과 다를게 없잖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엔 또 다른 차이점이..

 

바로 간단한 지도도 포함하고 있고
또 단골 가게를 소개하는 만큼..단순히 가게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저자들의 추억과 느낌이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여행서적을 봤지만 이렇게 꼼꼼하게 소개하면서
느낌도 함께 담겨 있는 책은 처음인거 같아서 신선하기도 하고 너무 좋았다.

 

엄청 두꺼운 책에 됴코라는 한정된 도시에 대해 얼마나 많이 담길 내용이
있을까 싶었는데..한장 한장 읽으면서
'나도 여기 가서 꼭 먹어봐야지', '나도 여기가서 꼭 구경해봐야지'하며
포스트잇을 붙이기 바빴고 점점 더 도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예전에 일본 요코하마에 갔을때 짧은 일정이였지만
화려함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참 독특하고 좋은 느낌을 받아서 일본에 꼭 다시
가보곳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책을 읽고 나니
나의 다음 일본 여행지는 고민없이 도쿄로 결정!! ㅋㅋㅋ

 

이 책에 나온 정보를 가지고 제일 가보고 싶은 곳 몇곳만 골라가도 여행일정이 꽉 찰거 같다.

여러가지 좋은 느낌도 받으면서 여행할때 필요한 좋은 정보도 함께 담겨 있어
도쿄 여행을 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책..

 

읽기 전부터 눈에 들어왔던 "마치 도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행하기"라는 문구가
책을 다 덮은 후에 더욱더 절실히 눈에 들어온다..

 

도쿄 기다려~~~~~~~~~~~~~^_________^

 

 

너의 마음속의 톰 소여는 잘 지내니? - 28p

 

그리고 당신 역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형태화하는 작업을 부단히도 하고 있을 거예요. 그 형태가 완성이 될 날을
기다리면서 말이죠. 그러니까 그렇게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요 - 64p

 

우리는 어쩌면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자신'이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많은 것들을 판단하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 208p
 

 

 

쓸쓸한 교육 현실

화려한 수업
아니샤 라카니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6월

순정만화같은 표지에
낮에는 학교선생, 밤에는 과외선생이라는 문구가 확 눈에 끌렸다.

 

명문대 아이비리그 출신의 애나는 졸업후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학교 선생님이 되려고 한다.
수입이 적다며 선생님 되는것을 반대하는 부모님..
고작 선생 시키려고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고 뒷바라지 한게 아니라며 노발대발 하신다.
고작 선생이라니..ㅋㅋㅋ

 

드디어 졸업후 뉴욕에 있는 사립학교의 선생님이 된 애나..
그런데..이 학교 보통 학교가 아니다.
완전 명품 인생을 사는 학생들이 다니는 럭셔리 클래스이다.
학교의 모든 것은 아이들 위주라서 선생님이 수업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필요로하는 것을 하기 위한 자유시간을 주거나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내용이 되는 수업을 한다.
모든 학생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휘감고 모든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상황에 100% 올인해서
학교의 방침이나 선생님들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한다..

 

애나는 신념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쳐 보려 하지만
학생들의 무시와 학교측의 억압과..학부모들의 간섭으로 또 돈의 유혹으로
점점 학교 선생이 아닌 과외선생으로서의 생활을 즐기게 된다.

 

한번의 과외가 월급을 훌쩍 넘기는..ㅋㅋㅋ

 

과외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애나...점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도배를 하게 되는 애나.
학생들과 학부모님의 입맛에 따라 선생님의 신념같은건 없어진 애나..

 

단숨에 훅 읽어버린 이 책은 읽는내내 머리속에서 상상되어지는 이미지들이 마치 미국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읽으면서 점점 변해가는 애나의 모습에 안타까워지면서
비단 이렇게 소설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닐것같은 느낌에 답답해졌다..

 

지금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계속 화제가 되고 있는 학교문제들..
학교 수업보다 학원에 의지해서 정작 학교 수업시간에는 학원 숙제를 하거나..자거나..딴짓을 한다.
소위 치맛바람이라고 일컫는 부모들의 지나친 간섭과 과잉보호때문에
선생님들이 잘못한 학생에 대해 제대로 혼도 내지 못한다.

 

내가 생활했던 학창시절은 분명 이렇지 않았는데 갈수록 여러가지 학교문제가 심각하다..

 

어렸을때 학교 선생님에 대해 한때 꿈이였던 나는 지금의 학교 현실이라면
과연 그래도 선생님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의문이다.

 

읽으면서는 쉽게 술술 넘어가는 미국드라마같은 느낌에 단숨에 읽었지만
뭔가 학교라는 것에 대해..우리 교육 현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기회가 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