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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평점 :

페브릭 소재의 깔끔한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걷는 독서"라는 제목을 그대로 표현한 듯한 표지 이미지.
이 책은 박노해 시인의 423개의 문장과 사진이 두툼한 책에 가지런히 담겨 있는 책이다.
주로 왼쪽 페이지에는 사진이, 오른쪽페이지에는 문장이 있다.
880페이지의 두께와 일반 책보다 조금은 작은 판형의 책이라서
마치 바이블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짧은 문장이지만 '쿵'하게 만드는 문장도 있었고,
다짐했었지만 어느새 잊고 있었다가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긴 문장도 있었고,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문장도 있었다.
또 하나의 백미는 글과 함께 실린 작은 사진들이다.
처음에는 사진이 좀 커도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마치 작은 창문처럼 페이지 중간에 자리잡은 사진들이 글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고,
그림만 하나하나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한번에 많이 읽기보다는
아주 잠깐 짬이 날 때 라던지, 밤에 자기 전에 조금씩 읽는 것을 권하고 싶다.
페이지에 실린 문장은 짧지만 그 무게나 마음에 남는 것은 크기에
곱씹고 곱씹으면서 읽을 수 있다.
한글 문장 아래, 영어 문장이 있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다.
실제로 나도 밤에 자기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하루종일 이것 저것 정신없이 지내다가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갖고,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듯했다.
시간이 유독 밤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하루 잘 보냈다고 위로를 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위로속에서 자연스럽게 힐링도 되고,
힐링이 되다보니 다음 날 또 하루를 열심히 화이팅할 수 있는 힘도 생겼던 것 같다.
가끔 이렇게 마음을 다잡아주는 책을 만날 때면,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이 들어 조금 더 여유로움이 생기는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냥 아무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좋을 책,
책상에 꽂아놓고 문득 편안한 마음을 갖고 싶거나 수고했다고 위로 받고 싶거나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이 필요할 떄 읽으면 좋을 책,
필사하기에도 좋고, 영어문장 공부하기에도 좋을 책이다.

첫 등장하는 사진과 문장부터 마음이 쿵!
회사에서 일하고, 야근하고 와서 이것 저것 정리하고, 독서하고, 공부하면 어느새 새벽시간.
요 근래 하루의 패턴이 이렇게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회사에서도 바쁘게 돌아가고, 집에와서도 할일이 있어서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
바쁘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잘 지내고 있었는데 이 문장을 딱 보는 순간,
내가 너무 종종거리며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달리지 않아도, 소소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달리지 않고 천천히 가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문장 하나가 주는 많은 생각거리, 잠시 멈춤의 시간이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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