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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그림으로 행복해지다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가끔씩 미술전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림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것도 아니고..
작가의 의도를 심도있게 파악하는 것도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 보고 느끼고 이해하는 걸 좋아한다.
여자, 행복, 그림..이라는 단어때문에 처음부터 끌렸던 책..
그렇지만 명화를 소개한다는 것에 어렵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어려운 전문 지식때문에 혹은 이해안되는 작가의 의도때문에 어려운 책이될까봐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던 책..
그렇지만 나의 기우는 첫 페이지부터 바로 사라졌다..
일단 그냥 보기에도 이쁘고 멋진 좋은 그림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고.
에세이 형식으로 그림과 어울려 풀어가는 글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또 그림들이 평상시에 많이 알던 그림들이 아니라서
새로운 그림에 대한 신선함이 더욱더 흥미로웠다.
그림에 담긴 이야기와 함께..
그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독특하면서도 좋았다..
이 책으로 하여금..그림에 대해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이 책 작가처럼 명화들을 이런 스타일로 느끼고..이해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그림이..미술전이 더 좋아질 것 같은 기대감도 든다.
그림을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첫 걸음으로 시작하는 책이 되어도 좋을 듯 싶다..
모호한 설렘 속에서 홀로 바라보는 삶의 풍경들은 누군가과 함께일 때는 결코 볼 수 없을 무언가를 보여주거든.
때로 사람에게는 만나게 될 대상보다 기다림 자체가 필요한 건가 봐. - 23p
혼자인 때가 없다면 가슴 벅차는 만남도 없어. 지독한 이 외로움을 설레는 기다림으로 생각한다면,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나타나줄 때까지 또 다른 행복을 누리면서 살 수 있을 거야 - 25p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정말로 누군가를 만날 가능성으로 외로움을 감미롭게 즐겼던 것도 같은 그때의 나처럼,
소유가 없는 빈손을 하루하루 설레어 하며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일상이든 특별해질 거야. - 150p
모처럼 감정적으로 집중하고 싶은 책이 손에 들어오면 나는 예쁜 구두를 신고 가방에 책을 넣어 카페로 가.
음악과 커피 향이 그득한 카페에서 풍경의 일부가 되어 책을 읽을 때면 그 작은 사치로 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지. 내게 주어지는 조건만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 만드는 행복, 거기엔
꼭 책이 필요하더라. - 169p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비가 주는 부드러운 단절감이 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한껏 즐길 수 있게도 해주지.
비 오는 날처럼 실내의 아늑함이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어딨겠어. 그래서 그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내 자신의 존재감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다가오잖아. 비 오는 날에는 고요히 차를
마시며 앉아 그것을 즐기는 거야. -19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