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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지 않는 바람처럼 - 12년차 집시 세라의 인생사용법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표지에 날개 달린 여자의 그림이 참 인상적이다.
그 날개로 길을 잃지 않는 바람과 함께 마구 날아다닐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끌렸다.
12년차 집시 세라의 인생사용법이 담긴 이야기.
정말 집시라는 건지 아니면 그만큼 자유롭게 떠돌아다닌다는 것인지 집시라는 말의 의미를 잠깐 생각해 보았다.
세상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경제적 이유, 주위의 시선, 환경적인 상황 등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냥 하는 말로 "인생, 뭐 있어?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한 번 살고, 한번 죽는건데 하고 싶은것 하자!" 라고 말할 수는 있다.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천으로 옮기기엔 정말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그녀가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또 부럽다.
그녀는 정말 바람부는 대로 가고 싶은 곳으로 가서 그 곳에서의 삶을 산다.
아니 즐긴다고 해야 더 맞을 것이다.
인도에 가서 요가를 가르치면서, 어느날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무작정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린다.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배운적도 없지만 그냥 그리고, 그 그림들로 길거리 전시회도 한다.
여름이 되면 일본의 작은 시골마을 같은 곳으로 옮겨가서 그곳에서 책도 읽고, 일러스트학원을 다니기도 한다.
또 다른 나라의 클럽메드에서 몇년간 일하기도 한다.
정말 누군가 그녀를 보살펴주고, 돌봐주기라도 하듯이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여기 저기에서 행복한 생활을,
매순간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살아간다.
부러운 마음에 질투도 해보지만 세상에는 아무 이유없이 그냥 되는 것은 없다.
욕심 안 부리고, 순간 순간 즐기면서 살고, 작은 것에도 느낄 줄 알고,
주변도 돌아볼 줄 아는 그녀 스스로 개척하는 운명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마음으로는 충분히 그녀의 삶이 공감되고 부럽기도 하지만 머리로는 그녀처럼 살지 못할 것 같다.
그러기엔 내가 너무 현실적이 되버렸고, 욕심 많은 이기적인 사람이 되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녀의 삶과 내 삶의 적정선을 찾았다.
지금 현재 나의 삶에서 즐겁게 생활하기.
순간 순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즐기기.
해야 되니까 하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까 하고, 그렇게 된다면 마지못해 하는 일이 되버리니 끌려가는 것이 되지만
즐기면서 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랑 다를게 뭐가 있겠는가.
그것이 직업이든, 놀이든, 취미든, 누군가와의 만남이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는 '이렇게 살 수도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하고, 자유로운 그녀가 부러웠지만
책을 덮으면서는 '나도 이제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에 더 이상 그녀가 부럽지 않았다.
물론 그녀처럼 집시가 되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그녀처럼, 길을 잃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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