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봇과 함께 살기
폴 뒤무셸.루이자 다미아노 지음, 박찬규 옮김, 원종우 감수 / 희담 / 2019년 2월
평점 :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4월 29일은 미국 공상과학영화인 마블스튜디오에서 만든 '어벤져스-엔드 게임 (Avengers: Endgame)' 이 개봉하고 5백만 관객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정말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많은 상상력의 세계를 현실적 감각으로 보여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화려한 그래픽 기술들의 발달로 남녀노소 누구나 초인적 힘을 지닌 히어로물에 열정을 보내고, 나와는 다른 세계를 꿈꾸며 대리만족과 희열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 가운데 기존 영웅들과는 다른 차원을 보여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속칭 금수저다. 뛰어난 머리와 자본,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스로가 생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남들 앞에서 당당한 활동을 펼쳤다.
이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것은 토니 스타크의 가슴에 있는 아크 원자로를 이용한 아이언맨 슈트. 사실 이 슈트는 로봇에 가깝다. 동력을 별도에서 얻는 것 빼고는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거의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도 역시 슈트의 힘이 아닐까 싶다.
아이언맨 슈트는 외골격 로봇에 가깝다. 일본에서도 개발되고 있는 외골격 로봇은 인간의 신체적 운동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쉽게 탈착용으로 제작되어 거부감이 적고, 직접 노동력을 증가시키는 힘을 적용해 이미 미국 군대에서 보병 이동장비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언맨 슈트는 초창기 탑승형 로봇형태에서 시작해, 점점 슈트는 변화를 거듭해 왔다. 외골격 근육강화에서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거나, 각종 무기를 장착해 나쁜 이들을 혼내주고, 이제는 나노분자 수준으로 진화해 우주까지 날아다닌다.
현실로 돌아와서 이렇게 진화된 로봇과 관련된 흥미로운 책이 세상과 마주하게 되었다.
'로봇과 함께 살기'라는 제목으로 도서출판 희담에서 펴냈다.
저자는 로봇철학, 로봇윤리 철학자인 폴 뒤무셸(Paul Dumouchel) 교수와 루이자 다미아노(Luisa Damiano) 교수가 공동 저술에 참여했다.
책의 중심 내용은 앞으로 개발되는 인공지능이 갖춰진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다양한 시점에서 분석하고 예견하는 책이다. 좀 사회적 관점차원에서 바라보는 로봇이야기는 좀 난해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폴 뒤무셸 교수는 캐나다 퀘벡 대학 철학과 교수로, 현재 일본 교토의 리쓰메이칸 대학교의 ‘첨단과학과 지도자 윤리’ 과정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홉스 철학과 인류학적 측면에서의 인간 감정 연구가 주 전공이라고 한다.
루이자 다미아노 교수는 이탈리아 베르가모 대학에서 로봇 철학과 윤리를 연구하고 있다. 영국 소셜 로봇 연구소, 일본 로봇공학 연구소에서 인공감정이입 분야의 연구를 했다.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로봇, 어쩌면 사람만의 상상력의 산물인 공상과학적 산물이 현실화되면 어떻게 될까를 수 년간 연구한 이들의 연구적 저술서답게 일반인들의 생각을 넘어서는 통찰의 날카로운 분석들이 담겨져 있다.
사실, 기술적 진보의 발자국은 성큼성큼 이뤄지는 까닭에 벌써 인공태양을 논의하고, 이를 에너지로 하는 인공행성까지 구상하는 과학적 발전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로봇분야 역시 만화영화에서 보듯 단순한 깡통로봇으로 여겨지던 단순 로봇에서 발전해서 지구를 지키는 아톰, 철인28호, 마징가, 태권V, 건담을 거쳐 우주적 힘을 빌린 변신로봇 트랜스포머, 스타워즈 속 다양한 로봇군단, 터미네이터와 같은 영화들을 소재로 삼아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이후 실제 현실로 나타난 아시모, 아이보, 휴보를 비롯한 다양한 현실로봇들은 이제 인간의 감정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인공지능으로까지 발전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자율수행로봇들이 바로 그런 앞날을 현실로 다가오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인간의 감정과 유사한 로봇들은 인간인가 로봇인가?
사실, 난 로봇에 관심은 있지만 감정이란 부분이 꽤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책에서 역시 로봇공학 가운데서도 인간과 교감하는 정서와 감정, 공감능력을 지닌 소셜 로봇(social robots)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터미네이터와 같은 인간파괴 로봇과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블레이드 러너처럼 완벽한 인간화를 갖춘 로봇을 우린 휴머로이드로 구분할 것인가? 사람과 로봇의 차이를 외면하게 만드는 외적인 공감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미 아키라와 같은 만화영화속 로봇형사들은 인조인간과의 사투를 담고 있었다. 그 이외에도 수 많은 영화속 로봇들은 자신이 로봇인지 인간인지를 두고 스스로 고뇌하기도 한다. 먼 미래같지만 어느새 다가온 현실이 아닐까?
인간의‘마음’을 로봇이 어디까지 따라할 수 있을까?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사이보그, 안드로이드 로봇이 나왔지만. 생각해보니 난 지금까지 사람과 동일한 로봇에 관한 문제를 철학적으로 고찰해 본 적이 없다.
과학자들은 이미 마음과 생각, 상상력 등 사람의 감각에 관한 부분을 과학적으로 로봇이 따라할 수 있을까를 증명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 책은 전체 5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물론 시작에 앞서 들어가는 말처럼 로봇이란 무엇인지, 왜 로봇인지, 어떤 로봇인지, 자율성과 사람, 로봇의 구분과, 소셜 로봇 또는 로봇과 함께 살기에 관한 설명을 곁들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소셜로봇은 사람과 대화를 하고 감성적 교류가 가능한 감성 중심의 로봇이다.
기존 로봇들이 사람들이 하는 단순 반복적 육체작업을 돕는 수준이라면, 앞으로의 로봇은 인간의 감정과 호흡하며 함께 생활하는 동반자적인 로봇을 의미한다. 점점 기술을 발달하고 이제는 사람의 감정과 의도를 파악하는 수준에 이르러,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제1장 대리로봇편에서는 대리로봇의 본질적 특징을 설명한다. 상황인지, 사회적 실재감, 능동적 활동, 사회적 자율성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 '불쾌한 골짜기' 효과부분이 인상적이다. 불쾌한 골짜기는 인간과의 유사성과 인간이 느끼는 호감도 그래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uncanny valley라고 불리며 이는 '거의 인간에 가까운' 로봇에 대해 호감도가 떨어지는 영역을 나타낸다고 한다. 왜 호감도가 떨어질까?
어떤 이는 '인간과 흡사한' 로봇과 '인간과 거의 똑같은' 로봇 사이에 존재하는 로봇의 모습과 행동에 의해 느껴지는 거부감이 존재하는 영역이라고도 말한다.
따라서 불쾌한 골짜기 내에 존재하는 로봇들은 더 이상 인간과 흡사하게 행동하는 로봇으로 판단되지 않고 정상적인 사람과 닮은 사람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종의 사람과 똑같이 생긴 로봇들을 보게되면 시체나 좀비, 의수와 같은 느낌의 불쾌감들이 로봇들에게 보이는 일종의 불쾌감을 말한다고 한다.
제2장은 인지시스템의 다양성과 인간의 마음에 따른 사회성에 관한 이야기다. 인공 동물행동학, 동물 심리에 관한 경험철학 , 인지 다원론 또는 마음의 다양성에 관한 이야기 등등 좀 심리적 측면이 강한 파트다.
제3장은 인간의 마음과 사회성, 인지과학과 심리철학은 인간만의 특성인가? 앞으로의 로봇들은 인간처럼 생각하고 활동하며, 스스로 가치를 판단하는 정서회로를 지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4장에서는 소셜 로봇공학으로 만들어진 감정과 정서공조라는 현상을 설명하고, 해설한다. 감정의 고리와 인간-로봇 공조 메커니즘, 본질적 체화와 감정을 지닌 소셜 로봇의 미래 등에 관한 저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마지막인 제5장에서는 윤리적 살상무기에서 인공적 윤리까지를 짚어본다. 사실 이미 가장 많은 자본이 투입되어 연구활동과 실전배치가 이뤄지는 곳이 바로 군대, 무기체제시스템이다.
사실, 드론개발이 늦어진 이유중에 하나도 로봇 윤리에 관한 부분이다. 자살드론이라고, 소수의 피해를 위한 드론체계는 또 다른 테러공격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군사용 로봇들이 자율적 무기사용과 스스로를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공행위를 감행한다면? 터미네이터에서 처럼 인간은 없어져야할 암적인 존재로, 인간과 로봇의 대결을 다룬 암울한 미래가 현실이 될 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읽어 가면서도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상당한 이해력을 필요로 한다. 철학이 그러하듯, 사람의 마음에 관한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심리철학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신경과학 등의 인지과학분야의 연구라니, 참 어렵다.
이 책에서 논의되던 소셜 로봇들의 역할과 감정(?), 사회적 역할과 작동원리, 구성들에 관해서는 정말 다양한 논의가 필요할 듯 싶다. 좀 무식한 생각으로는 왜 이리 복잡하고 어렵게 해야만 하는지 싶은 의구심이 된다. 그냥 기계는 기계로만 한정하면 안될까?
굳이 기계를 인간의 영역으로 불러들어와서 윤리적 문제를 만들어야 하나 싶다. 저자가 서두에 말했듯, 로봇으로 불리지는 않지만 믹서기 역시 로봇처럼 버튼을 누르면 동작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이렇듯 인간의 영역이 필요한 반자동화가 좋은게 아닐까? 차라리 사람을 만들어 내는 기계라면 정말 윤리적으로 다뤄야하겠지만 말이다. 군대로봇들에게 왜 인공지능적인 가치판단을 구현하려하는가? 명령만 따르면 되는게 아닐까? 드론으로 공격하는 것은 원격조정하는 사람이 맡으면 되는데, 자율적으로 판단하게 되면서 문제가 시작되는건 아닐까?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어쩌면 조정시기를 거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평생 죽지 않는 로봇의 의미는 또 다른 인류의 탄생을 예고하는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학습하는 로봇들이 단연코, 감정을 포함한 가치판단에서 인간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낸다면 지구상에 인류는 왜 필요할까? 타노스의 건틀렛처럼 절반이 사라져야 균형점을 갖춰나가는 행성시스템이 아닐까?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속에서 한 번 쯤 의문을 갖게 만드는 책이다.
과학기술과 심리철학, 로봇과 소셜네트워크에 관한 흥미로운 책들을 찾는 다면 이 책이 그 정답이 아닐까 싶다. 사실 단순한 생각에서, 편한 시스템에서 생겨난 로봇들은 이제 인간의 영역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좀 더 윤리적으로 논의하고 생각할 문제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