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스트 2010.1.2 - 통권 29
에세이스트사 편집부 엮음 / 에세이스트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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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새해를 시작하는 일상의 글 모음집.

에세이스트 29호, 2010년 1.2월호가 나왔다.

 

이번 호는 연말연시를 맞아 풍부한 감성을 표현한 글들이 많이 게재되어 있다.

 

나에게 쓰는 편지코너에서 소개되는 토설중독(황귀자)부터,

초대수필로 지헌 김기철 님의 한심한 광화문 광장이 흥미롭다.

이외에도 다채로운 중편수필과 신인상 당선작가들의 일상속 다반사가 책속 가득 펼쳐진다.

 

황귀자 선생님의 토설중독.

왜 우리는 글을 써 내려가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또 다른 대답을 잔잔한 수필에 녹여냈다.

 

"수필은 자기 정체를 찾는 작업입니다(p25)"

 

이미 하늘의 이치를 깨닫고 순리대로 살아갈 즈음,

자신의 또 다른 자아찾기를 위한 작업에 몰두하는 일.

 

나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발견하고는,

그저 내 주변에 이 기쁨을 알리는 데 열중했지만,

자신의 바람과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이들에 대한 조금의 실망감.

 

"토설 욕구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고 애정이고 관심이야. 노력하지 않고 소통하긴 어렵다네.(p27) "

 

잠시 글 쓰기가 부끄럽고 민망해지는 순간,

황 선생님은 자신의 토설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게 던졌다.

 

나를 표현하고 나를 찾는 일.

글.쓰.기

얼마나 나는 다른 이들에게 나를 알리고 나를 표현했는지.

다른 이들과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반성한다.

 

"끝없이 어긋나고 미끄러지고 부딪칟라도 또 다시 말을 걸어보는 것. 또 다시 글로 적어보는 것. 그것이 이 시대의 사랑법 이라네(p28)"

 

그래, 맞다.

이 시대의 사랑법은 또 다른 도전의 연속이다.

 

비록, 토설의 방식이 아날로그적 편지에서 디지털인 문자와 전화, 이메일로 바뀌었지만.

토설. 나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신속하고 간단하게 바뀌었다.

 

나. 나를 찾는 토설.

바로 이런 글 하나가 그 시작이리라.

 

에세이스트 1.2월호는 유난히 한심한 광화문광장(김기철), 영화속 리얼리티와 민주주의(이수태) 등 다소 시사적인 글도 포함되어 있다.

수필가 우보싸의 일일에서는 내가 훔친 영혼들이라며, 소중한 글귀를 소개한다.

나에게도 읽는 이에게도 또 다른 삶의 물음을 그저 던지듯.

 

"남을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p50)"

 

함께 비를 맞는 사람들(견일영)에 첫 문장이다.

연말과 추운날이면 생각나는 그들이라 생각하는 일반인의 시각속에 그는 다분히 존경스럽다.

삶을 통달한 듯한 글 속에 숙연함을 느끼는 건 나 혼자뿐일까?

 

책에서는 3일간의 원초적인 삶(김인숙), 차 한잔의 행복(김종목), 똬리(이귀복) 등 수 많은 작가들의 수필들이 소개된다.

이들에게서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일상사가 펼쳐진다.

마치 한 편의 장편 다큐를 일순간에 모아 놓은 듯 하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기에는 더할나이 없이 좋은 책이다.

내 삶을 관조하고, 왜 살아가는지 다른 이들의 고민과 행복, 기쁨, 슬픔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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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세 종목의 비밀 - SBS스페셜 "쩐의전쟁"에 소개된 재야 고수
이종형.장진영 지음 / 이레미디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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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시세]를 분출할 저평가 우량주 발굴법 : 내실을 갖춘 기업이 아직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할 때 발굴해, 그 가치가 시장에 인정되어 빛을 발할 때 수익을 거둬들인다는 개념.
 
아무리 들여다봐도 해답이 없을 때, 우린 항상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사실 주식투자의 해법은 없다. 이 말은 로또복권이나 벼락맞을 확률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 주식시장의 흐름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변화무쌍하기에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수많은 애널리스트와 침팬지(또는 유치원생)들과 주식투자 대결을 벌이겠는가?
 
하지만,
여기 또 다른 관점의 이야기가 있다.
 
대시세 종목의 비밀
이종형과 장진영 공저로 이레미디어에서 출간됐다.
 
부제로는 ‘고수 가르치는 고수’ 증권사관학교 소장이 최초로 공개하는 대시세를 분출할 저평가 우량주 발굴법-이라고 붙여졌다.
 
말 그래도 이 책은 대시세 종목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이종형 씨는 현재 실시간 전문가 방송을 진행하는 (주)유베스트원 대표를 맡고 있으며, 네이버 주식정보 카페(ustock)를 운영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진영 씨는 한국경제TV 증권사관학교 소장으로 수년간 강의를 진행했으며, 윌클럽과 증권정보채널(다음카페 highest)를 운영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의 실전 투자 경험들이 그대로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사실 파트1에서는 대시세의 기본기를 설명한다.
대시세 종목들의 특징과 이를 파악하기 위한 분석법들을 소개한다.
시세의 재료와 끼가 있는 종목, 종목의 주인이 있어야 하고, 덩치가 너무 크거나 작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기본적 조건과 기술적 조건이 부합해야 한다.
 
파트 2에서는 시세 분출이 임박한 대시세 종목을 발굴하는 법에 대하여 설명한다.
어떤 종목의 공시를 살펴보고, 어떻게 실마리를 잡아야 하는지 상세한 예시와 함께 말하고 있다.
 
파트 3에서는 대시세 종목의 실전 매매기법을 소개한다.
주도주를 파악하고, 외국인 흐름을 살펴보며, 테마주를 찾아 중기적 대응을 요구한다.
 
결코 간단치 않을 대시세 종목.
하지만 저자들은 다년간에 걸친 주식종목의 분석을 상세한 종목 그래프와 함께 설명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대시세 종목의 발굴은 8가지 조건을 살펴봐야 한다.
기본적인 조건(per, pbr, 유보율)을 확인하고, 덩치확인, 전자공시의 특이사항, 시세의 재료확인, 미디어와 애널리스트 반응, 끼가 있는 종목인가, 주인은 있는가, 기술적 조건을 파악해야 한다.
 
사실 주식의 흐름을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게다가 과거의 추세로 미래를 그대로 답습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런데도, 저자들은 말한다.
대시세의 발화점이 될 종목의 재료를 발굴하라고.
자신들만의 기준들에 부합되는 요건의 종목을 찾으면 된다고.
 
이게 바로 핵심이다.
 
대시세를 찾는 일은 기본에 충실한 분석과 공부밖에 없다.
그들은 다년간에 습득된 동물적인 감각을 갖춘이들이다.
이들이 말하는 노하우가 책에 가득 담겨져 있다.
 
실전에서 바로 확인하고 분석해 볼 수 있는 예시가 가득한 책.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개미를 위한 핵심매매기법의 원칙을 세워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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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미의 반란 - 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이솝.정진호 지음, 오금택 그림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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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인원의 명예퇴직을 실시했던 국내 굴지의 통신기업이 신입사원을 뽑는다.
그것도 대규모 공채로 말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게 사회다.


사회는 끝없는 먹이사슬의 정글처럼 결국 자신의 재능이 효용을 다하면 결국 버려진다.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 더 이상 조직에서 활용될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직장생활, 어느덧 7년차.


나름 멋진 슈트를 갖춰입고, 직장생활에 필요한 어학과 컴퓨터,
어떤 직무를 맡겨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금의 모습은 어떠냐고?


그 동안 직장을 두 세 번 옮기고,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다.
이제는 신선함보다는 흔하디 흔해빠진, 닳고 닳아버린 전형적인 직장인이다.

적당한 업무추진에 성과는 부풀리고, 실수는 얼른 덮는다.


잔소리하는 상사는 술안주에 항상 등장하고, 때론 시기어린 후배까지 등장한다.
매번 마주치면 입바른 소리 한번 못 하고, 기분 맞춰주기에 급급해 한다.

직장의 모든 불만은 남 탓이고, 나는 희생양인척 지내는 일상이다.


과연 난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 직장인의 처세를 이해하기 쉽게 이솝이야기에서 가져온 책이 있다.

 

‘일개미의 반란’-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부제처럼 적혀있는 글.
‘2천6백년 동안 내려온 생존의 지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최고의 반란이다.‘


뭔가 의미심장한 느낌을 준다.

 

어떤 영화대사에서 들어 본 적 있는 글귀다.
“잘 하는 놈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잘 하는 것이더라고”


실제로 치열한 직장생활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하던 일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
얼마나 직장내에서 상사와 후배, 때론 거래처 직원에 대한 처세술이 승패를 가른다.

 

이 책은 이솝, 정진호 공저에 오금택 그림으로 그려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됐다. 2천6백년 전 살았던 이솝이란 사람의 이야기를 따 왔으나, 지금 공저에 포함된 것 자체가 흥미롭다.

 

지은이 정진호 씨는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연구위원 겸 디지털교육컨설팅실장으로 근근무하고 있다. 인터넷과 각종매체에 칼럼을 정기적으로 기고하며, 퍼포먼스컨설턴트를 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가 각종 매체에 올려진 ‘직장인이 꼭 일어야 할 이솝 이야기’라는 연재물 가운데 일부(65편)를 삽화와 더불어 엮은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크게 나눠져 있다.

 

1장은 생존하기 위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말해준다.
시기와 질투, 자만심, 허영과 무모한 자신감, 복수, 무모한 성실함을 말한다.

 

2장은  먼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 읽는 기술
신입사원은 잘 해줘라, 직장생활이 편하려면, 일을 가르치지 않는 상사밑에서 일하면 C급 인재가 된다. 조직의 룰은 공평하지 않다.

 

3장은 생존하기 위한 공격의 기술, 방어의 기술
직장은 적응하는 곳이라 나를 보호하고 대응할 구원군을 만들고, 나쁜 소문을 차단하라.

 

4장은 꼭 기억해야 할 직장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 탓하지 말고, 자신의 실무능력을 키우며, 스스로를 개척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솝이야기에서 현대 직장인의 처세술을 발견하고 이를 연관지어 쉽게 전하고 있다.


이솝이 사악한 사람을 여우에, 비열한 사람은 늑대로, 한심한 사람을 당나귀에 비유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직장에서 여우같은 상사, 늑대같은 동료, 당나귀 같은 부하라는 직원으로 표현한다.

 

처음 시작은 당나귀로 시작하는 어리숙한 신입사원이지만,
어느새 상사눈치보고 후배 길들이는 늑대와 같은 대리에,
그리고 어느새 임원진 눈에 들도록 노력하는 여우가 된 자신을 보게된다.

 

직장에서 처세술이야 말도 없이 많다.
그 많은 많은 직종과 상황에 따른 각각의 대응법이 수 만가지일 터.
게다가 가장 중요한 사람관계는 오히려 예측할 수도 없다.

 

이런 어렵고 힘든 처세를 이솝이야기에서 차용해 설명하는 저자의 번뜩이는 재치가 좋다.
상황에 따른 이야기를 가져오는 것도 신기하고,
이를 직장과 연관지어 친절히 설명해 주는 방식의 변화가 책을 마지막장까지 인도한다.

 

당나귀는 힘든 일에 지쳐 신에게 말한다.
바꿔달라고, 결국 처음보다 더 힘든 벽돌공장으로, 가죽공장으로 옮겨 신세한탄을 한다.


직장을 옮길수록 더 힘든 현실이다.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스스로를 다가듬을 때를 모르는 직장인을 비유한 것이다. 메뚜기도 한 철이듯, 철새는 결국 철새로 낙인찍힌다.

 

포도밭에 보물을 숨겼다는 유언에 자녀들은 파헤치고 결국 포도농사가 풍년이 들어 돈을 버었다는 이야기.

유능한 상사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질책하며 나아갈 방향을 일러준다.
임파워먼트-권한위임으로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고 필요한 사항을 가르쳐준다.
그저 시키는 일에 편함에 빠져버리는 매너리즘은 우리 안 사자와 같다.
결국 도퇴되는 것이다.
일을 가르치지 않는 상사밑에서는 C급 인재다.

 

(p82)
안철수 교수는 “자기 마음을 기쁘게 해주세요.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자기를 기쁘게 해주는 겁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마세요.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이것이 자신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하루의 절반이상을 함께 보내는 직장.


이 곳에서 부딪히는 수 많은 인간군상들과의 관계들이 나의 미래상을 결정짓는다.

현명한 이는 이들과 함께 자신의 발전을 위한 일에 매진하고,


어리숙한 이는 그저 이들사이에서 항상 불평불만에 그저 신세한탄만 할 뿐이다.

직장은 그리 녹녹치 않은 곳이다.


어차피 부딪히며 살아가야 할 운명이라면,
성공하는 인생, 성공하는 삶을 꿈꿔야하지 하지 않을까?

 

고대의 이솝이야기를 차용했지만,
그 원리는 지금의 현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야기들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교훈을 전해주는 이 글들을 보니,
예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관계는 비슷한 듯 싶다.

 

직장의 불만과,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면 이렇게 순식간에 읽히는 책 한권

을 추천한다.

 

일단 손에 든 이상, 언제 어디서나 단숨에 펼쳐읽는 이야기들이 하루의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게 만들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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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이 -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
롬 브래프먼 외 지음, 강유리 옮김 / 리더스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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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국토균형발전을 세워 추진하던 세종시 문제로 나라가 떠들썩하다.


과연 본래 계획을 모두 부정하고, 수정안으로 추진하는게 나은 것인지,

아니면 수정안이 정말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다.

 

왜 이렇게 사람이 바뀌면 국책사업이 바뀌고, 여론이 바뀌는 현상이 벌어질까?
수많은 지식인, 정치인, 학자, 언론인,

 

모든 이들이 수많은 시간 토론과 협상으로 먼 미래를 위한 투자를 수십조를 들여 하던 사업.
이제 살펴보니 불투명한 사업에 낭비같아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현실.

 

이게 바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비이성적인 행동이 아닐까?

 

스웨이(sway)는 (의견이나 마음이)흔들리다, 동요하다란 뜻과 지배하다, 권력을 휘두르다란 뜻이 있다.

동요, 흔들림, 좌우함, 세력, 지배력, 영향(력)등을 뜻한다.

 

스웨이-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이란 책이 나왔다.
저자는 오리 브래프먼과 롬 브레이먼, 강유리 옮김으로 리더스 북에서 펴냈다.

 

오리 브래프먼은 경영컨설턴트, 조직전문가로 다양한 강연과 비영리단체의 자선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롬 브래프먼은 심리학 박사로 대인관계의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은 책에서는 무수히 많은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을 심리학적 분석을 곁들여 사례를 소개한다.


앞부분에 나오는 사례 가운데 베테랑 조종사 반 자텐은 이륙허가를 받지 않고 이륙하는 실수로 승객 584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를 저자들은 ‘손실기피’로 분석한다.


인간에게는 이익을 얻으려는 심리보다 손해를 피하려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손실기피에 집착까지 붙는다면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 세종시의 상황이 아닐까?


어차피 결과는 예측하지 못하는 일에 그대로 추진하기에는 손실이 많을 것 같단 생각에 서둘러 바꾸는 결과.

 

게다가 책에서는 비이성적 힘의 원인으로  ‘가치귀착’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머릿속에 미리 정해둔 가치엣 벗어나지 못하는 비이성적 속성,

고정관념이나 직관적 허점 때문에 그릇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처음부터 내 사업이 아닌 남의 사업을 이어받은 이상,

긍정적 검토보다는 비관적이고 부정적 시각에서 검토가 이뤄지는 가치취착의 세종시 문제.

 

여기에 진단편향이라는 사람, 생각,

사물에 대해 처음 품었던 의견을 바탕으로 그것을 규정지어 버리는 성향까지 더한다면 결과는 완벽하다.


더 이상 이성적 판단보다는 비이성적 판단에 맡겨 이젠 주변의 어떤 저지자(차단자, 반대자)들의 이성적인 균형적 말따위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p205)
조종실이나 회의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반대의 목소리는 성가시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차단자에 대한 대응이 짜증스러울지라도 그들의 의견은 그룹의 균형 유지에 필수불가결하다. 차단자의 부정적인 언사를 무시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는 비이성적 행동이라는 홍수를 지탱해주는 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는 이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지도 모른다. 불도적식 강력한 추진력이 가장 큰 장점일지 모르지만, 때론 반대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의견합치로 보통사람들의 평등과 행복추구를 이야기한다. 대다수가 건전한 토론과 논의로 합치한 의견을 때에 따라 주도자의 입장 하나로 뒤집는 일은 절대 이성적 판단이 아니다.

 

(p194)
주도자들은 신선한 아이디어가 넘치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성급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창의성이나 에너지, 추진력은 혁신에 필수적이다.
반대로 차단자들은 새로운 결정의 장점이 무엇이고, 그게 과연 현명한 판단인지 문제 삼는다.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나가는 대신, 거기에 따라올지도 모를 좋지 않은 결과를 상기 시키는 것이다.

 

물론 반대를 위한 반대란 어차피 시간낭비고, 사업의 추진도 안된다.

하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납득되지 못한 상황에서 신속한 추진만을 약속한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판단이다.
주도자들은 자신들의 판단이 옳다는 가정에서 다른 이들의 의견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반대론자들의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생각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사람들의 이런 비이성적 판단을 이렇게 조치하고 있다.

 

(p214-5)
심리학자 프란츠 엡팅은 이른바 ‘개인 구성개념 이론’을 통해 진단편향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략)선제적 판단은 인식의 폭을 좁혀서 성급한 진단에 휩쓸리기 쉬운 상대로 만들 수 있다. 개인 구성개념 이론이 주는 교훈은 유연한 자세를 유지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을 고찰하라는 것이다. 엡팅은 이러한 접근법을 ‘명제적 사고’라 부른다.

‘명제적 사고’는 평가를 확정짓지 않고 잠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면서 복잡하거나 때로는 상충적인 정보를 자유롭게 받아들이되,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기 전에 시간을 두고 다양한 각도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방법이다.

 

이처럼 자발적인 대기시간을 갖는 일.
비이성적 판단으로 사물을 그릇된 시각에서 판단하거나, 위험에 나서고,

국가의 정책적 과제를 잘못 판단하는 일들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흔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추스르고 다잡아 갈련지가 새해 벽두부터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이란 ‘스웨이’.
이 책에서 또 하나의 세종시 문제의 해법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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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쪽지 - 여섯 살 소녀 엘레나가 남기고 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키스 & 브룩 데저리크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전 김 할머니가 별세했다.
연세의료원에서 생명연장치료로 연명하시던 분이, 가족들의 존엄사신청으로 세간에 화제를 모으던 분이다.
그분은 생명공급장치를 떼 놓고도 2백여일을 더 살아계셨다.
세상에 어느덧 국내 최초이 존엄사 인정논란이 잊혀질 듯 싶은 시기에,
또 다시 뉴스의 한 면을 장식하셨다.

삶과 죽음이란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일생의 대부분을 살아온 사람과, 이제 막 세상을 보기시작한 생명의 귀중함을 같다.
그들의 인생이 짧던지, 길던지,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는 그들은 사람이다.

‘남겨진 쪽지’-여섯 살 소녀 엘레나가 남기고 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나왔다.
노블마인에서 펴냈고, 키스&브룩 데저리크 씨가 저자로, 나선숙 씨가 옮겼다.

저자는 미국 신시내티에서 딸 그레이시와 살고 있다. 2006년 늦가을 큰 딸 엘레나가 뇌종양으로 투병한 일기를 인터넷에 전하며 세간에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07년 늦여름 엘레나의 마지막 삶에 기록들은 모아지고, 2008년 출간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누군가를 떠나 보낸 이들의 경험들은 정말 숭고하고, 또 한없이 슬프고 감동적이다.
게다가 불치병으로 긴 투병생활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말이다.

우리 아버지는 지난 2002년 간암으로 추석을 보내고  이틀째 되던 날 별세하셨다.
가족들에게는 어떤 말 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간절하게 보내는 사랑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그 동안 6개월여 투병생활에 대한 가족들에게 미안함과 남겨둔 자식이 못 내 안쓰러운 듯 쳐다보시는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엘레나. 분홍색을 좋아하며 하트를 그리던 아이.
이제 겨우 여섯 살의 나이에 인생의 소중한 마무리를 준비해야 하는 벅찬 경험을 이야기한다. 근데, 그저 체념하고 울적이며, 비관하는 이야기라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가족들의 격려와 사랑으로 9개월간의 치료를 견디며, 또 사랑을 함께 나누고자 노력하며 소중한 경험과 기억을 남기며 떠났다.

살아나가고 싶다는 희망을 놓지않고, 매 순간순간 즐거움과 마주하는 방법을 말한다.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매번 말해도 부족한 말들.

분홍색 레이스달린 웨딩드레스에 너무 기뻐하고 좋아던 아이.
집안 곳곳에 자신만의 필체로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쪽지로 이곳저곳에 남겨놓았다.
가방, 서랍장, 책장, 앨범 등등....
자신의 받은 사랑을 이렇게나마 되돌려 주고 싶었던 어린 천사.

(p187)
오늘은 내 믿음과 하느님의 계획에 의문이 생긴다. 시들어가는 엘레나를 보면서, 이게 ‘하느님의 계획’일 거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들다. 가장 순수한 생명 하나를 읽어버릴 수 있는 이 일에서 무슨 목적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내 앞에 펼쳐지면 바로 이렇게 된다.
내가 가장 믿고 의지하며, 신념적으로 기준을 삼던 신앙적 희망에 배신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죄 많은 사람이라서, 불완전한 인간이라서 말이다.

평생을 고생만 하시던 아버지의 간암소식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게다가 어떤 치료가 가망없는 4기 말기 간암.
아직 결혼도, 취업도 제대로 못한 대학 4학년. 그저 자식 하나 잘 키우시겠다는 맘으로 온갖 고생을 마다 않으시던 아버지.

그를 위해 난 아무런 일도 도와드릴 수 없음이 너무나 힘들었다.
때론 신을 원망하고, 때론 술에 의지해 미친듯이 분노해 봐도 현실은 달라질게 없었다.
엘레나의 부모님 역시 마찬가지 기분이였을거라 생각했다.
그 어떤 주변의 위로도 그 순간은 듣고 싶지 않았다.

(p209)
하루만 보고 그날이 힘든 날이었닥 생각하지 말아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힘들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오늘 하루가 내게 주어진 것을 신에게 감사하세요.

긴 (투)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맞다.
몇 개월 간병으로 지친 몸과 정신.
밤샘 3일째.
비몽사몽간에 난 밤새 아버지와 함께 뒤척였다.
그 순간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에게 유일한 약인 진통제를 간호사에게 요청해야 한다. 결국 4일째, 난 다른 가족에게 SOS를 부를 수 밖에 없었다.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

긴 투병에 아픈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왜 이런 일이 내게 오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고, 이런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 내가 부끄러움에 스스로를 다그쳤다.

하루. 삶이 주어진 하루.
오늘 살아가는 하루가 바로 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하루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아버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가 있었다면 또 다른 선택을 하셨을지도 모른다.
그분의 살아본 성품상, 결코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귀찮게하지 않으시려는 성격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하루.
이 글을 쓰며 또 다시 나를 다그친다.
간병하는 아버지 곁을 떠나는 그 순간.
단 한 시간이라도 자유로운 하루를 원하던 그 원망의 순간.
결코 잊이 않으리라던 순간의 소중함을 그 동안 또 잊어버린 것이다.

(p300-301)
부모가 돼보지 않은 사람은, 부모가 되어 아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아이 잃은 부모심정을 10만분의 1이라도 짐작하기 힘들 것이다(중략).
참으로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천사라서 하늘이 더 일찍 데려간 게 아닐까. 하늘에서 어떤 명을 받고 잠시 내려왔을 뿐이리라. 누군가에게 사랑을 일깨워주라거나, 누군가에게 행복과 기쁨을 듬뿍 안겨주고 오라거나, 누군가에게 미처 알지 못했던 순수를 깨닫게 해주라는 그런 사명이 아니었을까.

신에 대한 또 하나의 경외감이다.
이는 저자의 글도 아니고 옮긴이의 말이다.
남겨진 쪽지라는 책을 읽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느낌을 적은 글.

짧은 생의 죽음은 곧 이렇게 책으로 인터넷으로 알려져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소아암재단으로 아이들에데 또 다른 희망을 선사하고, 가족간에 사랑과 아이들에 대한 꾸준한 보살핌으로 사랑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남겨진 쪽지는 어쩌면 책을 읽는 내내 내 가슴속에 담겨져 왔는지도 모른다.

어느날, 또 삶에 회의가 들고 힘들고 지치며, 사랑을 의심하고 부정할 때 슬그머니 기억의 저편에서 엘레나의 쪽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라고, 지금 삶에 감사하고, 내가 바로 살아가는 사명을 기억하라고.....

ps. 책 속의 책
내 아이에게 사랑을 전하는 50가지 방법.....
정말 내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또 왜 이 책이 어떤 감흥을 주는지,
지금 실천하는 마음이 왜 소중한지 정말 소중하고 감동이 깊이 남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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