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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2010.1.2 - 통권 29
에세이스트사 편집부 엮음 / 에세이스트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는 일상의 글 모음집.
에세이스트 29호, 2010년 1.2월호가 나왔다.
이번 호는 연말연시를 맞아 풍부한 감성을 표현한 글들이 많이 게재되어 있다.
나에게 쓰는 편지코너에서 소개되는 토설중독(황귀자)부터,
초대수필로 지헌 김기철 님의 한심한 광화문 광장이 흥미롭다.
이외에도 다채로운 중편수필과 신인상 당선작가들의 일상속 다반사가 책속 가득 펼쳐진다.
황귀자 선생님의 토설중독.
왜 우리는 글을 써 내려가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또 다른 대답을 잔잔한 수필에 녹여냈다.
"수필은 자기 정체를 찾는 작업입니다(p25)"
이미 하늘의 이치를 깨닫고 순리대로 살아갈 즈음,
자신의 또 다른 자아찾기를 위한 작업에 몰두하는 일.
나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발견하고는,
그저 내 주변에 이 기쁨을 알리는 데 열중했지만,
자신의 바람과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이들에 대한 조금의 실망감.
"토설 욕구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고 애정이고 관심이야. 노력하지 않고 소통하긴 어렵다네.(p27) "
잠시 글 쓰기가 부끄럽고 민망해지는 순간,
황 선생님은 자신의 토설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게 던졌다.
나를 표현하고 나를 찾는 일.
글.쓰.기
얼마나 나는 다른 이들에게 나를 알리고 나를 표현했는지.
다른 이들과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반성한다.
"끝없이 어긋나고 미끄러지고 부딪칟라도 또 다시 말을 걸어보는 것. 또 다시 글로 적어보는 것. 그것이 이 시대의 사랑법 이라네(p28)"
그래, 맞다.
이 시대의 사랑법은 또 다른 도전의 연속이다.
비록, 토설의 방식이 아날로그적 편지에서 디지털인 문자와 전화, 이메일로 바뀌었지만.
토설. 나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신속하고 간단하게 바뀌었다.
나. 나를 찾는 토설.
바로 이런 글 하나가 그 시작이리라.
에세이스트 1.2월호는 유난히 한심한 광화문광장(김기철), 영화속 리얼리티와 민주주의(이수태) 등 다소 시사적인 글도 포함되어 있다.
수필가 우보싸의 일일에서는 내가 훔친 영혼들이라며, 소중한 글귀를 소개한다.
나에게도 읽는 이에게도 또 다른 삶의 물음을 그저 던지듯.
"남을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p50)"
함께 비를 맞는 사람들(견일영)에 첫 문장이다.
연말과 추운날이면 생각나는 그들이라 생각하는 일반인의 시각속에 그는 다분히 존경스럽다.
삶을 통달한 듯한 글 속에 숙연함을 느끼는 건 나 혼자뿐일까?
책에서는 3일간의 원초적인 삶(김인숙), 차 한잔의 행복(김종목), 똬리(이귀복) 등 수 많은 작가들의 수필들이 소개된다.
이들에게서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일상사가 펼쳐진다.
마치 한 편의 장편 다큐를 일순간에 모아 놓은 듯 하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기에는 더할나이 없이 좋은 책이다.
내 삶을 관조하고, 왜 살아가는지 다른 이들의 고민과 행복, 기쁨, 슬픔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