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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이 -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
롬 브래프먼 외 지음, 강유리 옮김 / 리더스북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미래형 국토균형발전을 세워 추진하던 세종시 문제로 나라가 떠들썩하다.
과연 본래 계획을 모두 부정하고, 수정안으로 추진하는게 나은 것인지,
아니면 수정안이 정말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다.
왜 이렇게 사람이 바뀌면 국책사업이 바뀌고, 여론이 바뀌는 현상이 벌어질까?
수많은 지식인, 정치인, 학자, 언론인,
모든 이들이 수많은 시간 토론과 협상으로 먼 미래를 위한 투자를 수십조를 들여 하던 사업.
이제 살펴보니 불투명한 사업에 낭비같아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현실.
이게 바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비이성적인 행동이 아닐까?
스웨이(sway)는 (의견이나 마음이)흔들리다, 동요하다란 뜻과 지배하다, 권력을 휘두르다란 뜻이 있다.
동요, 흔들림, 좌우함, 세력, 지배력, 영향(력)등을 뜻한다.
스웨이-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이란 책이 나왔다.
저자는 오리 브래프먼과 롬 브레이먼, 강유리 옮김으로 리더스 북에서 펴냈다.
오리 브래프먼은 경영컨설턴트, 조직전문가로 다양한 강연과 비영리단체의 자선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롬 브래프먼은 심리학 박사로 대인관계의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은 책에서는 무수히 많은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을 심리학적 분석을 곁들여 사례를 소개한다.
앞부분에 나오는 사례 가운데 베테랑 조종사 반 자텐은 이륙허가를 받지 않고 이륙하는 실수로 승객 584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를 저자들은 ‘손실기피’로 분석한다.
인간에게는 이익을 얻으려는 심리보다 손해를 피하려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손실기피에 집착까지 붙는다면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 세종시의 상황이 아닐까?
어차피 결과는 예측하지 못하는 일에 그대로 추진하기에는 손실이 많을 것 같단 생각에 서둘러 바꾸는 결과.
게다가 책에서는 비이성적 힘의 원인으로 ‘가치귀착’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머릿속에 미리 정해둔 가치엣 벗어나지 못하는 비이성적 속성,
고정관념이나 직관적 허점 때문에 그릇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처음부터 내 사업이 아닌 남의 사업을 이어받은 이상,
긍정적 검토보다는 비관적이고 부정적 시각에서 검토가 이뤄지는 가치취착의 세종시 문제.
여기에 진단편향이라는 사람, 생각,
사물에 대해 처음 품었던 의견을 바탕으로 그것을 규정지어 버리는 성향까지 더한다면 결과는 완벽하다.
더 이상 이성적 판단보다는 비이성적 판단에 맡겨 이젠 주변의 어떤 저지자(차단자, 반대자)들의 이성적인 균형적 말따위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p205)
조종실이나 회의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반대의 목소리는 성가시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차단자에 대한 대응이 짜증스러울지라도 그들의 의견은 그룹의 균형 유지에 필수불가결하다. 차단자의 부정적인 언사를 무시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는 비이성적 행동이라는 홍수를 지탱해주는 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는 이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지도 모른다. 불도적식 강력한 추진력이 가장 큰 장점일지 모르지만, 때론 반대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의견합치로 보통사람들의 평등과 행복추구를 이야기한다. 대다수가 건전한 토론과 논의로 합치한 의견을 때에 따라 주도자의 입장 하나로 뒤집는 일은 절대 이성적 판단이 아니다.
(p194)
주도자들은 신선한 아이디어가 넘치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성급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창의성이나 에너지, 추진력은 혁신에 필수적이다.
반대로 차단자들은 새로운 결정의 장점이 무엇이고, 그게 과연 현명한 판단인지 문제 삼는다.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나가는 대신, 거기에 따라올지도 모를 좋지 않은 결과를 상기 시키는 것이다.
물론 반대를 위한 반대란 어차피 시간낭비고, 사업의 추진도 안된다.
하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납득되지 못한 상황에서 신속한 추진만을 약속한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판단이다.
주도자들은 자신들의 판단이 옳다는 가정에서 다른 이들의 의견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반대론자들의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생각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사람들의 이런 비이성적 판단을 이렇게 조치하고 있다.
(p214-5)
심리학자 프란츠 엡팅은 이른바 ‘개인 구성개념 이론’을 통해 진단편향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략)선제적 판단은 인식의 폭을 좁혀서 성급한 진단에 휩쓸리기 쉬운 상대로 만들 수 있다. 개인 구성개념 이론이 주는 교훈은 유연한 자세를 유지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을 고찰하라는 것이다. 엡팅은 이러한 접근법을 ‘명제적 사고’라 부른다.
‘명제적 사고’는 평가를 확정짓지 않고 잠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면서 복잡하거나 때로는 상충적인 정보를 자유롭게 받아들이되,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기 전에 시간을 두고 다양한 각도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방법이다.
이처럼 자발적인 대기시간을 갖는 일.
비이성적 판단으로 사물을 그릇된 시각에서 판단하거나, 위험에 나서고,
국가의 정책적 과제를 잘못 판단하는 일들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흔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추스르고 다잡아 갈련지가 새해 벽두부터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이란 ‘스웨이’.
이 책에서 또 하나의 세종시 문제의 해법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