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의 반란 - 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이솝.정진호 지음, 오금택 그림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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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인원의 명예퇴직을 실시했던 국내 굴지의 통신기업이 신입사원을 뽑는다.
그것도 대규모 공채로 말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게 사회다.


사회는 끝없는 먹이사슬의 정글처럼 결국 자신의 재능이 효용을 다하면 결국 버려진다.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 더 이상 조직에서 활용될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직장생활, 어느덧 7년차.


나름 멋진 슈트를 갖춰입고, 직장생활에 필요한 어학과 컴퓨터,
어떤 직무를 맡겨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금의 모습은 어떠냐고?


그 동안 직장을 두 세 번 옮기고,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다.
이제는 신선함보다는 흔하디 흔해빠진, 닳고 닳아버린 전형적인 직장인이다.

적당한 업무추진에 성과는 부풀리고, 실수는 얼른 덮는다.


잔소리하는 상사는 술안주에 항상 등장하고, 때론 시기어린 후배까지 등장한다.
매번 마주치면 입바른 소리 한번 못 하고, 기분 맞춰주기에 급급해 한다.

직장의 모든 불만은 남 탓이고, 나는 희생양인척 지내는 일상이다.


과연 난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 직장인의 처세를 이해하기 쉽게 이솝이야기에서 가져온 책이 있다.

 

‘일개미의 반란’-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부제처럼 적혀있는 글.
‘2천6백년 동안 내려온 생존의 지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 최고의 반란이다.‘


뭔가 의미심장한 느낌을 준다.

 

어떤 영화대사에서 들어 본 적 있는 글귀다.
“잘 하는 놈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잘 하는 것이더라고”


실제로 치열한 직장생활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하던 일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
얼마나 직장내에서 상사와 후배, 때론 거래처 직원에 대한 처세술이 승패를 가른다.

 

이 책은 이솝, 정진호 공저에 오금택 그림으로 그려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됐다. 2천6백년 전 살았던 이솝이란 사람의 이야기를 따 왔으나, 지금 공저에 포함된 것 자체가 흥미롭다.

 

지은이 정진호 씨는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연구위원 겸 디지털교육컨설팅실장으로 근근무하고 있다. 인터넷과 각종매체에 칼럼을 정기적으로 기고하며, 퍼포먼스컨설턴트를 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가 각종 매체에 올려진 ‘직장인이 꼭 일어야 할 이솝 이야기’라는 연재물 가운데 일부(65편)를 삽화와 더불어 엮은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크게 나눠져 있다.

 

1장은 생존하기 위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말해준다.
시기와 질투, 자만심, 허영과 무모한 자신감, 복수, 무모한 성실함을 말한다.

 

2장은  먼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 읽는 기술
신입사원은 잘 해줘라, 직장생활이 편하려면, 일을 가르치지 않는 상사밑에서 일하면 C급 인재가 된다. 조직의 룰은 공평하지 않다.

 

3장은 생존하기 위한 공격의 기술, 방어의 기술
직장은 적응하는 곳이라 나를 보호하고 대응할 구원군을 만들고, 나쁜 소문을 차단하라.

 

4장은 꼭 기억해야 할 직장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 탓하지 말고, 자신의 실무능력을 키우며, 스스로를 개척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솝이야기에서 현대 직장인의 처세술을 발견하고 이를 연관지어 쉽게 전하고 있다.


이솝이 사악한 사람을 여우에, 비열한 사람은 늑대로, 한심한 사람을 당나귀에 비유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직장에서 여우같은 상사, 늑대같은 동료, 당나귀 같은 부하라는 직원으로 표현한다.

 

처음 시작은 당나귀로 시작하는 어리숙한 신입사원이지만,
어느새 상사눈치보고 후배 길들이는 늑대와 같은 대리에,
그리고 어느새 임원진 눈에 들도록 노력하는 여우가 된 자신을 보게된다.

 

직장에서 처세술이야 말도 없이 많다.
그 많은 많은 직종과 상황에 따른 각각의 대응법이 수 만가지일 터.
게다가 가장 중요한 사람관계는 오히려 예측할 수도 없다.

 

이런 어렵고 힘든 처세를 이솝이야기에서 차용해 설명하는 저자의 번뜩이는 재치가 좋다.
상황에 따른 이야기를 가져오는 것도 신기하고,
이를 직장과 연관지어 친절히 설명해 주는 방식의 변화가 책을 마지막장까지 인도한다.

 

당나귀는 힘든 일에 지쳐 신에게 말한다.
바꿔달라고, 결국 처음보다 더 힘든 벽돌공장으로, 가죽공장으로 옮겨 신세한탄을 한다.


직장을 옮길수록 더 힘든 현실이다.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스스로를 다가듬을 때를 모르는 직장인을 비유한 것이다. 메뚜기도 한 철이듯, 철새는 결국 철새로 낙인찍힌다.

 

포도밭에 보물을 숨겼다는 유언에 자녀들은 파헤치고 결국 포도농사가 풍년이 들어 돈을 버었다는 이야기.

유능한 상사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질책하며 나아갈 방향을 일러준다.
임파워먼트-권한위임으로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고 필요한 사항을 가르쳐준다.
그저 시키는 일에 편함에 빠져버리는 매너리즘은 우리 안 사자와 같다.
결국 도퇴되는 것이다.
일을 가르치지 않는 상사밑에서는 C급 인재다.

 

(p82)
안철수 교수는 “자기 마음을 기쁘게 해주세요.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자기를 기쁘게 해주는 겁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마세요.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이것이 자신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하루의 절반이상을 함께 보내는 직장.


이 곳에서 부딪히는 수 많은 인간군상들과의 관계들이 나의 미래상을 결정짓는다.

현명한 이는 이들과 함께 자신의 발전을 위한 일에 매진하고,


어리숙한 이는 그저 이들사이에서 항상 불평불만에 그저 신세한탄만 할 뿐이다.

직장은 그리 녹녹치 않은 곳이다.


어차피 부딪히며 살아가야 할 운명이라면,
성공하는 인생, 성공하는 삶을 꿈꿔야하지 하지 않을까?

 

고대의 이솝이야기를 차용했지만,
그 원리는 지금의 현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야기들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교훈을 전해주는 이 글들을 보니,
예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관계는 비슷한 듯 싶다.

 

직장의 불만과,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면 이렇게 순식간에 읽히는 책 한권

을 추천한다.

 

일단 손에 든 이상, 언제 어디서나 단숨에 펼쳐읽는 이야기들이 하루의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게 만들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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