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
에리 데 루카 지음, 이현경 옮김 / 바다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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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라는 제목에 이끌려 에리 데 루카라는 이탈리아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이 작가의 소설은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가 처음이었다. 이야기의 전개는 어린아이가 청소년기를 거쳐서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의 이야기들을 문득 문득 내비치면서 말이다. 그중에서도 아동기를 갓 지나온 소년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이성에 눈을 뜨고 동성 친구들과의 어깨겨룸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터득해 나가는 이야기다. 인간 뿐아니라 모든 동물들의 세계도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성인으로 가는 문턱에서 이성에게 끌리고 동성간에는 한 이성을 놓고 싸우고....

물론 여자들이 사춘기와 청소년기를 지나오는 모습은 다르다. 마음에 드는 이성친구를 놓고 싸우는 경우도 노골적으로 한판 뜨지는 않는다는 거다.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경우도 있긴하지만 대부분 가슴앓이를 하다가 끝내기 일쑤이다.

 나도 청소년기에는 그랬다. 같은 성당에서 셀을 같이하던 선배오빠들을 엄쳥 좋아했지만 한번도 속마음을 내비쳐보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짝사랑으로 끝나기 마련이었다. 그러다 대학에 가서는 많이 달라졌다.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마음을 솔직히 보여주었다. 그들중엔 당돌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알고 사귀기도 했다.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는 바다가 있는 도시에서 자란 나에게는 바다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되돌아 보게 해준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벼경처럼 바닷가에서 살지는 않았다. 여름내내 바다에서 보낸다거나 바다에서 수영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었지만 바다는 무서운 곳이었다. 어른들을 대동하지 않고는 가면 안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여름이 되면 다른 지방에서 피서오는 곳이라고 생각했었지 우리의 놀이터는 아니었다. 더 어린시절에 엄마따라 송도 바닷가에 가서 돌담치를 엄청나게 따 온 적이있다. 나에게 바다는 나와는 먼 다른 사람들이 미역을 따먹고 담치를 따먹고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재첩을 잡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이소설을 청소년들이 좋아할까 생각해 봤다. 물론 나는 잔잔한 감동을 받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어필하기는 힘들것 같다. 특별한 사건이 없다. 남자아이들간의 싸움이나 자신과 자주 만나던 소녀와 나눈 키스 정도는 너무 싱급다.

말그대로 한 작가의 추억을 잔잔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느낌이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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